▲ 6일(한국시간) 카타르 도하 974스타디움에서 열린 2022 카타르 월드컵 16강전 대한민국과 브라질의 경기. 대표팀 손흥민이 경기를 마친 뒤 관중석을 향해 인사하고 있다./연합뉴스

위로 올라갈수록 역시 세계의 벽은 높았다. 하지만 태극전사들은 모든 것을 걸고 끝까지 뛰었다.

파울루 벤투 감독이 이끈 한국 축구 대표팀은 6일(한국시간) 카타르 도하의 974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2 카타르 월드컵 16강전에서 '세계 최강' 브라질에 1대 4로 완패했다.

이날 내내 최강 브라질의 공세에 휘둘리던 한국은 후반 31분 백승호(전북)의 만회 골로 겨우 영패를 면한 채 이번 월드컵을 마무리하게 됐다.

안와골절상을 당해 수술까지 받은 뒤 안면 보호대를 쓰고 그라운드를 누빈 주장 손흥민(토트넘) 등 태극전사들은 이번 대회에서 투혼을 펼치며 강호들과 대등하게 맞서왔지만, 브라질을 넘기에는 역부족이었다.

경기 종료 휘슬과 함께 그라운드에 주저 앉은 우리 선수들의 모습에선 진한 아쉬움이 보였다.

경기 뒤 믹스트존(공동취재구역)에 가장 먼저 들어선 김진수(전북)는 “아쉽게 생각하고 있다. 솔직히 더 뛰고 싶었고, 어떻게든 잘 막아보려고 머리로는 생각하는데 몸이 안 움직였다. 내가 부족했다고 생각한다”는 소감을 전했다.

김민재(나폴리)는 경기를 마친 뒤 “개인 능력 차이가 솔직히 많이 났다. 상대가 세계 1위에 너무 잘하는 팀이어서 패배를 인정해야 하고, 실력이 모자라서 진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이번 카타르 월드컵에서 분명 한국은 성장한 모습을 보여줬다.

황인범(올림피아코스)은 “6월 브라질과 평가전(1-5 패)과는 다를 거라는 기대감으로 준비했는데, 전반에 실점을 계속하며 경기를 어렵게 끌고 간 게 아쉽다. 전반을 무실점으로 버텼다면 결과가 달라질 가능성이 조금이라도 커졌을 것 같다”고 아쉬워했다.

이어 “결과가 당연히 아쉬울 수밖에 없지만, 후회는 남지 않는다. 팀이 흔들리는 일도 많았는데, 우리가 내부적으로 뭉치고 서로 믿으며 해온 것들을 지난 세 경기를 통해 보상받았다는 느낌이 든다”고 했다.

하지만 젊은 선수들은 희망도 꿈꿨다.

대표팀의 새로운 공격수로 떠오른 조규성(전북)은 “왜 다 세계적인 무대,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UCL)에 나서는 강팀에 있는지 알 것 같다. 브라질 선수들이 여유나 패스 모두 다 완벽했다”고 돌아봤다.

이어 “유럽, 남미 선수들과 부딪혀 보니 가서 더 성장하고 싶고 한 번 더 맞붙어보고 싶은 마음이 더 커진 것 같다. 나는 큰 벽이 있을 거로 생각했지만 그렇지 않았다. 이제는 어디든 가면 내가 더 성장할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상대의 터치나 플레이가 간결하고 빠르다. 동작 하나가 다르다. 나도 유럽에 나가서 뛰면 속도나 반응 등이 더 좋아지지 않을까 생각했다”고 덧붙였다.

벤투호에서 맹활약한 이강인도 “내 모든 점이 다 부족했다. 모든 부분을 향상해야 한다”면서도 “형들과 정말 좋은 추억을 만들며 많은 것을 배우고 느꼈다. 선수로서 발전했음을 느낀다. 앞으로도 더 발전해 언젠가는 좋은 결과를 내도록 노력하겠다”고 다짐했다.

브라질은 일본을 승부차기 끝에 누른 크로아티아와 10일 오전 0시 에듀케이션 시티 스타디움에서 4강 진출을 다툰다.

한편, 이날 자신의 100번째 A매치를 치른 한국 축구 대표팀의 베테랑 수비수 김영권(울산)은 선수로는 15번째로 FIFA ‘센추리클럽’에 가입했다.

2010년 8월 나이지리아와의 친선경기에서 A매치에 데뷔한 김영권은 100경기에서 7골을 기록했다. 데뷔 골은 2011년 6월 세르비아와의 친선경기에서 넣었다.

/이종만 기자 malema@incheon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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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최선 다한 대표팀, 4년 후를 기대한다 대한민국 대표팀이 6일 새벽 브라질 대표팀에 4-1로 패했다. 기적 같은 일이 또 한 번 일어나기를 바라며 영하의 거리에서 응원전을 펼쳤던 팬들이나, 새벽잠을 떨치고 일어나 TV를 시청했던 국민 대부분이 그럼에도 불구하고 박수를 보냈다. 세계 최정상 국가를 맞아 이 정도 선전을 편 선수들은 박수를 받아 마땅하다. 부상에도 불구하고 마스크 투혼을 보여준 손흥민 선수나 종아리 부상을 딛고 출전한 김민재 선수는 물론이고 모든 선수들이 최선을 다했다고 본다.한국의 목표는 16강이었다. 그러므로 포르투갈 전에서 후반 추가시간에 환상적인 플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