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전 훈련 통보 북부로 규정
남부 등 타지역 미적용 해석

주체 미2사단 평택 옮기자
후속 참여 미8군 소극 자세

현재 상황 맞춰 개편 목소리
도, 내년 훈련피해 상정 계획

20년 전 '효순이·미선이' 참사를 계기로 만들어진 주한미군 훈련 안전대책이 현재 시점에서 사실상 무력화된 것으로 확인됐다.

상황에 맞춰 전면 개편해야 할 필요성이 제기된다.

4일 인천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한·미 양국이 참여한 소파(주한미군지위협정·SOFA·Statue of Forces Agreemen) 합동위원회는 2002년 12월부터 2003년 5월까지 5개월간 주한미군 훈련과 관련한 대책을 집중 논의했다.

그 뒤 약 8가지 방안이 담긴 'SOFA 운영개선 합의사항'이 수립됐다.위원회가 합의 자료에 명시한 문장 중에는 '미군 훈련 및 차량 이동계획 사전 통보절차 실시'가 있다.

미군이 훈련 사항을 실시 2주 전까지 한국군에 통보하도록 규정, 지역 주민이 미리 알게끔 한다는 취지다.

그렇지만 자세히 보면 '미2사단 예하 부대의 경기북부 지역'으로 적어놨다. 경기남부를 비롯해 다른 지역은 소파 합의가 애초 적용되지 않는다고 해석할 수 있다.

안전 조치에 있어 '미2사단'이 주체가 된 부분도 논란의 여지가 크다. 북부권인 의정부시·동두천시에 주둔했던 미2사단은 '한미연합토지관리계획(LPP·Land Partnership Plan)' 협정에 따라 2018년 10월 이후 평택기지로 이전했다. 사단과 함께 여러 캠프도 줄줄이 평택으로 옮겼다.

하지만 평택은 경기남부에 있는 지역으로, 미2사단이 북부 쪽 지방자치단체와 협력할 명분이 애매해졌다. 또 경기도와 주한미군이 2002년 11월 구성한 '한·미 협력협의회'도 실무회의 등을 개최할 주관 측이 미2사단으로 돼 있었다. 미2사단이 평택으로 떠나고 1년여 지난 2019년 12월, 경기도와 미군은 업무협약(MOU)을 통해 협력협의회 참여 대상을 미8군으로 격상하기도 했다.

이에 경기도와 미2사단과의 직접 교류는 중단이 됐다. 미8군은 과거 효순이·미선이 대책과 무관한 군 조직이었기 때문에 훈련 문제에 소극적으로 나와도 경기도가 대처할 방도가 없다.

경기도는 도민의 주거 생활을 보호하는 차원에서 개선에 나서고 있다. 미2사단과 접촉을 시도하고, 내년에 개최 예정인 협력협의회 회의에도 미군 훈련피해 안건을 상정할 방침이다.

도 관계자는 “최근 소음에 대해 문제를 제기했을 때도 미8군에서 다루기를 거부하거나 소파에 얽혀 체계적인 논의가 이뤄지지 못했다”며 “국방부가 적극 지원을 해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시민사회는 정부가 효력이 확실한 합의 등을 이끌어야 한다는 의견이다.

불평등한 소파 협정 개정에 목소리 내는 김종귀 '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 소속 변호사는 “소파 운영개선 합의사항도 시행규칙으로서 효력이 있는 것인데, 현실과 맞지 않는 부분이 있다. 새롭게 체결할 필요가 있다”며 “안전을 최우선으로 해 어느 주체나 지역으로 한정하지 않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미2사단 평택 이전 등으로 경기북부 미군기지 29개소(면적 145㎢) 가운데 24개소가 한국에 반환됐거나 절차를 밟고 있다. 의정부 캠프 스탠리, 동두천 캠프 케이시·캠프 호비 등은 미군이 아직 사용하고 있다.

/김현우·이경훈·최인규 기자 kimhw@incheonilbo.com



관련기사
[못다 핀 꽃, 그리고 잊힌 약속] (상) ‘故 효순·미선’ 앞에 내놓은 안전 대책이 사라졌다 2002년 6월13일, 안타까운 비극이 발생했다. 중학교 2학년 15세 신효순·심미선 양이 훈련 중이던 주한미군 장갑차에 치여 숨을 거뒀다. 친구 생일잔치를 가던 길이었다. 꽃다운 청춘의 희생은 우리 사회가 미군 훈련의 안전성을 대대적으로 점검하는 계기가 됐고, 그 결과 '소파'로 불리는 주한미군지위협정(SOFA·Statue of Forces Agreement) 일부가 고쳐졌다.▶관련기사: [못다 핀 꽃, 그리고 잊힌 약속]-(상) 미2사단 이전에 꼬인 SOFA…사실상 무력화20년이 지났다. 그런데 당시 한·미 양국이 [잇츠브리핑] 끊이지 않는 ‘미군 훈련피해’…소파(SOFA)에선 ‘과정 비공개’ AI 휴먼 아나운서 오로라와 함께하는 잇츠브리핑✨ ▲ 끊이지 않는 ‘미군 훈련피해’…소파(SOFA)에선 ‘과정 비공개’정부는 2002년 ‘효순이·미선이 참사’ 이후 미군과 협력해 유사한 피해를 예방하겠다고 발표했지만, 현재 피해 주민들은 아무런 도움을 못 받고 있습니다. 소파를 통한 해결 성과조차 공개하지 않고 있어 논란을 키우고 있습니다. ▲ 아동급식카드 가맹점 부족, 인천이음 연계 해결책 모색아동급식카드 가맹점 부족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인천시가 급식카드를 ‘인천이음’으로 바꾸는 방안을 추진합니다. 인천시는 이르면 내년 중순부터 [못다 핀 꽃, 그리고 잊힌 약속] (하) 김종귀 변호사 “20년 된 규정…현실에 맞게 보완·개정해야” “소파(주한미군지위협정·Statue of Forces Agreement)를 통해 만든 한·미 간 훈련 안전조치 합의가 거의 20년 전에 서명된 것이잖아요. 그럼 당연히 여건 등이 변화한 현재에 맞게 다시 보완하고 개정해야 합니다.”김종귀 '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 소속 변호사는 6일 효순이·미선이 사건 이후 주한미군이 훈련 사항을 사전에 통보하도록 규정한 훈련 안전조치 합의서에 대해 “사건에 초점을 맞춘 합의였다. 사실 그걸 계기로 시민들의 안전은 물론이고 생활권이 보장될 수 있도록 바뀌었어야 했다”며 이같이 밝혔다. [못다 핀 꽃, 그리고 잊힌 약속] (하) 끊이지 않는 ‘미군 훈련피해’…SOFA에선 ‘과정 비공개’ 피해자가 끊임없이 나오고 있다. 언제인지, 어디인지 예고도 없이 갑작스레 찾아오는 주한미군의 헬기 훈련 때문이다. 단순 피해라 치부하기엔 지역 주민 일상이 '공포' 그 자체다.정부는 2002년 '효순이·미선이 참사' 이후 미군과 협력해 유사한 피해를 예방하겠다고 발표했지만, 현재 피해 주민들은 아무런 도움을 못 받고 있다. 소파(주한미군지위협정·Statue of Forces Agreement)를 통한 해결 성과조차 공개하지 않고 있어 논란을 키우고 있다.▶관련기사 3면<[못다 핀 꽃, 그리고 잊힌 약속] [사설] 한미동맹에서 한국 국민은 '을'인가 공식적인 자리에서 이 글의 제목과 같은 질문을 던진다면 미군은 펄쩍 뛸 것이다. 한국 정부 관계자와 일부 언론은 “굳건한 동맹을 흔들려는 불순한 의도”라고 지적하고 나설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미군 헬기 훈련으로 시달리는 곳곳의 주민들은 이 같은 질문을 거듭 던지고 있다. 훈련 일정을 통보하도록 되어 있는 규정이 엄연하건만 통보 사실이 거의 없고, 헬기 훈련에 따른 소음·진동 피해를 아무리 호소해도 논의 테이블에 의제로 올라갔는지조차 확인이 안 된다면, 한국인이 동맹의 '을' 아니냐는 주민의 주장에 훨씬 더 설득력이 실 [단독] 미동도 없던 미군, 훈련 민원 해결로 선회 주한미군이 최근 벌어진 경기지역 훈련 피해에 대해 유감을 표명하고 재발 방지를 약속한 것으로 확인됐다. 미군 측은 훈련을 전면 금지하는 조치도 했는데, 매우 이례적이다. 경기도는 인천일보가 보도한 과거 한·미 양국의 제도적 허점 등을 개선할 계기가 마련됐다고 봤다.<인천일보 10월24일자 6면, 11월 28·29일, 12월 5·7일자 1면 미군 훈련 피해 연속 보도> ▲미8군, ‘예고 없는 훈련’ 중단12일 여주시에 따르면 최근 시는 주한 미8군 사령부로부터 점동면·강천면 등 남한강 일대 비행구역에서 헬기 훈련을 중단하고, 피해 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