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별비행 마친 중부해경청 회전익항공대 권중철 경위]

37년9개월 '무사고 비행' 연말 은퇴
작년 전복사고 이틀 만에 선원 찾은
경주 거룡호사건 가장 기억에 남아
“해경 떠난 뒤에도 기여할 일 찾겠다”
▲ 고별비행 마친 중부해경청 회전익항공대 권중철 경위./사진제공=중부해양경찰청

“하늘에서 청춘을 바쳐 지키던 아름다운 우리 바다가 많이 그리울 것 같습니다.”

중부지방해양경찰청 인천회전익항공대 헬기 기장 권중철(60·사진) 경위가 지난 23일 마지막 고별 비행을 마쳤다. 장장 37년9개월, 5200시간에 달하는 기간이었다. 그 세월 동안 권 경위는 무사고 비행을 기록했고, 올 12월 말 젊음과 열정을 바친 해양경찰을 명예롭게 퇴직하게 된다.

▲ 고별비행 마친 중부해경청 회전익항공대 권중철 경위./사진제공=중부해양경찰청
▲ 고별비행 마친 중부해경청 회전익항공대 권중철 경위./사진제공=중부해양경찰청

“해군 항공대에서 소령으로 전역한 뒤 2005년 해양경찰에 투신했어요. 해경 헬기 조종사로 17년 동안 서해와 동해, 남해, 제주 등을 거치며 하늘에서 조국의 바다를 지켰습니다.”

1981년 해군사관학교에 입교해 1985년에 졸업한 뒤 헬기 조종사가 된 그는 해군에서 대함 및 대잠 작전 헬기, 고정익 항공기 등을 조종했다. 이 과정에서 해군 헬기 조종사를 양성하는 조종 교관으로 근무하기도 했다. 해군을 전역한 뒤에는 해양경찰 신분으로 AW-139, 팬더, 카모프, 흰수리 등 다양한 헬기 조종대를 잡았다. 바쁜 비행 일정 속에서도 대학원에서 경영학 석사 학위를 취득하는 등 배움에 대한 열정도 보여줬다. 권 경위는 해양경찰 재직 기간 가장 기억에 남는 순간으로 지난해 2월 경북 경주 앞 해상에서 전복된 거룡호 전복 사고를 꼽았다.

“당시 헬기를 타고 사고 해상 부근을 수색했는데 어선이 전복된 후 이틀 만에 실종된 선원을 발견했을 때가 가장 기뻤습니다.”

▲ 권중철(가운데) 경위가 이달 23일 마지막 고별 비행을 마치고 대원들과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사진제공=중부해양경찰청
▲ 권중철(가운데) 경위가 이달 23일 마지막 고별 비행을 마치고 대원들과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사진제공=중부해양경찰청

권 경위는 기장이 동료들과 사소한 의견도 언제든지 말할 수 있는 분위기를 만들어야 항공 안전사고를 막을 수 있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기상상황이 수시로 바뀌는 변덕스러운 바다를 오랜시간 비행할 수 있었던 이유는 함께 비행하는 동료들과 항상 솔직하게 대화를 나눴기 때문입니다. 각자 자리에서 제 역할을 묵묵히 수행해준 동료와 선후배가 있어 비행임무를 완수할 수 있었습니다.”

공직에서 은퇴한 이후에도 해양경찰과 항공 발전을 위한 일을 하고 싶다는 포부도 전했다.

“하나의 문이 닫히면 또 다른 문이 열린다는 말을 좌우명으로 삼고 있어요. 해양경찰을 떠난 후에도 기여할 수 있는 일을 찾겠습니다.”

/박해윤 기자 yun@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