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최고 수준 취업·진학률로 '여상 신화' 이어 가다

1945년 개교 이후 3만여 동문 배출
회계금융과 등 4개 학과 교과 운영
고교학점제 통해 학생 선택권 확대

개인별 맞춤형 진로 프로그램 갖춰
최근 5년간 608명 취업·708명 진학
'그린스마트스쿨' 사업으로 환경 개선
▲ 인천여자상업고등학교 전경./사진제공=인천여상
▲ 인천여자상업고등학교 전경./사진제공=인천여상
▲ 직업 탐구 활동 일환으로 네일 아트를 배우는 학생들./사진제공=인천여상
▲ 직업 탐구 활동 일환으로 네일 아트를 배우는 학생들./사진제공=인천여상

인천 중구 신생동 야트막한 언덕 위에서 인천항을 굽어보고 있는 인천여자상업고등학교는 인천 여성 상업 교육 역사를 고스란히 품고 있는 학교다. 관련 역사 기록에 따르면 학교가 있는 중구 신생동은 1900년대 초 인근 사동 등과 함께 일본인들이 주변 바다를 매립해 거류지로 삼았던 곳이다. 실제 해방 직전인 1945년 4월 개교한 학교는 첫 입학생으로 한국인 학생 25명과 일본인 학생 25명을 받았다고 한다. 지금도 교정 한편에 남아 있는 신사(神社) 유적은 학교를 둘러싼 주변 지역의 오랜 역사를 짐작하게 한다. 1955년 현재의 인천여자상업고등학교로 설립 인가를 받은 학교는 지금까지 졸업생 3만3000여명을 배출했다. 올해로 77년의 역사와 전통을 자랑하는 인천여상은 인천지역 최고 상업계 특성화고라는 위상을 굳건히 지키며 '인천여상 신화'를 계속해서 써 내려가고 있다.

 


 

▲ 학교 홍보 동아리인 '함성반' 학생들이 이미지 메이킹 스피치 지도자 자격증 수업을 받고 있는 모습./사진제공=인천여상
▲ 학교 홍보 동아리인 '함성반' 학생들이 이미지 메이킹 스피치 지도자 자격증 수업을 받고 있는 모습./사진제공=인천여상

▲각 분야 인재 키우고 진로 선택권 넓히고

인천여상은 시대 변화에 맞는 학과별 특화 교육 과정과 학생 개개인 특성을 고려한 맞춤형 진로 프로그램으로 전국 최고 수준의 취업과 대학 진학 성과를 내고 있다.

현재 학교에는 회계금융과, 무역외국어과, 경영사무과, IT크리에이터과 등 총 4개 학과가 있다.

회계금융과는 회계·금융·세무 분야 전문인력 양성을 목표로 주식·증권 분야 특화 교육 과정을, 무역외국어과는 외국어 기반 국제 통상 전문인력 양성을 목표로 국제 무역 분야 특화 교육 과정을 운영하고 있다.

경영사무과는 경영·사무 행정 분야 전문인력을 키우기 위한 ERP(기업자원 통합관리) 관련 교육 과정을, IT크리에이터과는 미래 정보기술(IT) 스마트 시대를 이끌어 갈 인재를 길러내기 위한 IT 콘텐츠 분야 교육 과정을 운영 중이다.

아울러 학생들의 과목 및 진로 선택권을 확대하기 위해 개방형 고교학점제를 도입했다.

학생들은 또 학교에서 다른 학과 과목을 선택해 이수할 수 있는 교육 시스템을 통해 외부 교육기관에서 제공하는 서양 조리, 네일 미용, 귀금속·보석 디자인 등 과목을 정규 시간에 수강할 수 있다.

 

▲ 동아리 활동으로 바리스타 교육을 받고 있는 학생들./사진제공=인천여상
▲ 동아리 활동으로 바리스타 교육을 받고 있는 학생들./사진제공=인천여상

▲맞춤형 진로 교육으로 취업·진학 돕는다

인천여상은 개인별 맞춤형 진로 프로그램이 잘 갖춰진 교육기관으로도 유명하다.

학교에는 공무원반과 공채반, 산학맞춤반, 부사관반, 진학반 등이 있으며 학생들은 각자 꿈꾸는 진로 계획에 맞는 교육 프로그램을 선택해 학업에 집중할 수 있다.

공무원반은 국가직 지역 인재 9급 공무원을 준비하고 공채반은 공기업·금융권·대기업 취업에 도전한다.

산학맞춤반은 중견기업이나 우수 중소기업 취업을 목표로, 부사관반은 육·해·공군 등 부사관 임관을 목표로, 진학반은 4년제 또는 전문대 진학을 목표로 운영되고 있다.

이 밖에 성공적 취업과 진학을 지원하기 위해 정기적으로 현직에 있는 선배와 대화하는 시간을 마련하고 있으며 심층 면접 훈련을 체계적으로 진행하기 위해 최근 인공지능(AI) 면접 훈련 시스템을 구축하기도 했다.

 

▲ 인천여상 경영사무과 전공 동아리인 '스마트경영' 동아리 활동 모습./사진제공=인천여상
▲ 인천여상 경영사무과 전공 동아리인 '스마트경영' 동아리 활동 모습./사진제공=인천여상

▲취업 사관학교에 그린스마트스쿨 입힌다

실제 인천여상은 전국 특성화고 중 최고 수준의 취업과 대학 진학 성과를 내고 있다.

이 학교에서 집계한 통계에 따르면 최근 5년간 인천여상 졸업생 608명은 국가직 공무원과 공기업, 금융권, 대기업, 중견기업, 우수 중소기업, 부사관 등으로 취업했다.

공무원은 2012년 국가직 지역 인재 9급 채용 제도 시행 이후 모두 32명의 합격자를 배출했다. 올해에도 7명이 응시해 전원이 1차에 합격하는 쾌거를 이뤘으며 현재 2차를 준비하고 있다.

또한 최근 5년간 대학 진학 졸업생은 708명으로 졸업생 수 대비 진학률이 매우 높다.

정시와 수시를 통해 대학에 간 인원은 388명이며 '선취업·후학습' 전형으로 대학생이 된 졸업생도 320명에 달한다.

선취업·후학습 제도는 특성화고를 졸업한 학생이 3년 이상 중소기업이나 중견기업에 취업하면 면접으로 대학에 진학할 수 있는 제도다.

지난해 인천여상은 교육부와 인천시교육청의 '그린스마트스쿨' 사업에 선정되면서 새로운 교육 환경을 조성하는 전환점을 맞이했다.

총 220억원이 투입되는 그린스마트스쿨 사업은 노후된 본관 건물과 제2실습동인 백조관을 개축해 학생 중심의 유연한 학습 공간과 개방형 소통 공간으로 탈바꿈하기 위해 추진됐다.

학교가 오랜 역사를 품고 있다는 것은 그만큼 사회 곳곳에서 많은 동문이 활약하고 있음을 의미한다.

인천여상 동문들도 전통 취업처인 금융계를 비롯해 공공기관, 교육계, 경제계 등 다양한 분야에 진출해 있다.

이들은 후배 사랑 동행 프로그램을 통해 매년 신입생들에게 입학 성적 우수 장학금을 지원하고 있으며 재학생 취업과 진학 지원에도 적극 나서고 있다.

김교운 인천여상 교장은 “학생 개개인 특성에 맞는 진로 프로그램으로 아이들의 꿈 실현을 뒷받침하고 있다”며 “그린스마트스쿨 사업을 통해 노후된 학교 시설을 개선하는 등 아이들이 삶과 교육이 공존하는 공간에서 마음껏 꿈을 펼칠 수 있도록 안전하고 쾌적한 교육 환경을 제공하겠다”고 말했다.

/유희근 기자 allways@incheonilbo.com

 


 

[인터뷰] 김교운 인천여상 교장

“특성화고 편견 안타까워…'능력' 중심 사회 전환 필요”

▲ 김교운 인천여자상업고등학교 교장./사진제공=인천여상
▲ 김교운 인천여자상업고등학교 교장./사진제공=인천여상

“'특성화고 바로 알기 운동'이라도 펼쳐서 특성화고가 가진 특장점을 널리 알리고 싶습니다.”

김교운 인천여자상업고등학교 교장은 최근 인천일보와 인터뷰에서 “우리 사회에서 특성화고에 대한 뿌리 깊은 부정적 인식을 마주할 때마다 안타까움을 금할 수 없다”고 털어놨다.

그러면서 “특성화고 또는 직업 교육에 대한 부정적 인식은 학생들보다 부모 세대에 오히려 더 강하게 남아 있는 것 같다”며 “결국 이를 개선하기 위해서는 '학벌'이 아닌 '능력' 중심 사회로 나가기 위한 범정부 차원의 거시 정책과 사회적 인식 전환이 뒤따라야 한다”고 요구했다.

특성화고가 포함된 직업계고 경쟁력은 시대 변화에 맞는 학과 개편과 더불어 학과별 특화된 교육 과정을 운영하는 것에 달려 있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김 교장은 “궁극적으로는 학생 개개인 특성과 꿈에 맞춰 맞춤형 진로 성장 경로 프로그램을 제시해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지난해 선정된 '그린스마트스쿨' 사업으로 개교 70여년 만에 탈바꿈할 새로운 학교 공간에 대한 기대감도 드러냈다.

그는 “노후된 학교 시설을 개선해 아이들이 삶과 교육이 공존하는 공간에서 마음껏 꿈을 펼칠 수 있도록 할 것”이라며 “올 초 리모델링에 들어가 지난 9월 개소한 종합 실습 공간인 '나래관'을 통해 공간이 인식을 바꾼다는 걸 다시 한 번 절감하게 됐다”고 말했다.

내년 3월 정년 퇴임을 앞둔 김 교장은 “그동안 장학사로 인천시교육청에서 오랜 기간 일했는데 다시 학교로 돌아와 교직 생활을 마무리할 수 있어 감사하다”며 “퇴임 전까지 우리 학교와 아이들 미래를 위한 것이라면 게을리하지 않고 최선을 다하다 떠나고 싶다”고 전했다.

/유희근 기자 allways@incheon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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