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시립극단 '백년의 비밀' 내달 4일까지
日 극작가 케라리노 산드로비치 원작 작품
▲ 인천시립극단 '백년의비밀' 무대 사진./사진제공=인천문화예술회관

유복한 베이커 가의 딸 틸다와 4차원 전학생 코나. 십 대 시절 만난 두 친구의 80년간 4대에 걸친 역사를 한 편의 연극으로 관통했다.

인천시립극단이 올해 가을 정기공연으로 일본의 극작가이자 연출가 케라리노 산드로비치 원작의 연극 '백년의 비밀'을 선보인다.

이 작품은 어릴 때 친구가 된 두 여성이 집안의 성쇠와 인생의 굴절을 겪으며 서로 다른 곳에서 숨을 거두기까지 일대기를 그린다. 그녀들과 주변인들의 사연이 수백 년 된 느릅나무 곁을 스쳐 지나간다.

연극은 주인공들의 연대기를 시간순으로 서술하는 대신 삶 속에서 발췌한 단 5일을 변주해 관객의 시선을 집중시킨다. 열두 살이 서른여덟이 되고,

이른 여덟으로, 다시 마흔여덟으로 마구 뒤섞으며 감각적으로 감정과 사건이 고조에 다다른다. 두 여성의 일생과 우정보다 더 깊은 해석마저 가능하게 할 감정, 그 관계와 삶의 무상함이 마음 속 깊이 간직한 각자 삶의 비밀과 연결되며 관객을 압도한다.

이번 작품은 캐나다 워털루 대학(University of Waterloo)에서 연극연출을 전공한 극단 사개탐사의 박혜선 대표가 객원 연출을 맡았다. 그는 “수 십 년을 함께한 두 여인의 우정 속에서 포착한 5일의 기억은 몇백 년 된 느릅나무의 울림보다 더 크게 우리의 인생을 반추한다. 역량 높은 인천시립극단 배우들이 펼치는 삶의 비극적 아이러니가 씁쓸한 웃음과 함께 큰 공감을 자아낼 것”이라고 말했다.

인천시립극단은 '백년의 비밀'을 지난 4월, 2022년 첫 공연으로 준비했으나 코로나19 확산으로 결국 무대에 올리지 못했었다.

12월 4일까지 인천문화예술회관 소공연장에서 볼 수 있으며 평일 오후 7시30분, 주말 오후 3시 진행된다. 전석 2만원.

/장지혜 기자 jjh@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