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8일 오후(현지시간) 카타르 알라이얀의 에듀케이션 시티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2 카타르 월드컵 조별리그 H조 2차전 대한민국과 가나의 경기. 이강인이 프리킥슛을 하고 있다./연합뉴스

 

이강인(21·마요르카)이 참패 위기에서 벤투호를 구했다.

이강인은 28일 카타르 알라이얀의 에듀케이션 시티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2 카타르 월드컵 조별리그 H조 2차전 가나와의 대결에서 0대 2로 뒤지던 후반 13분에 투입된 직후 '택배 크로스'로 추격골을 어시스트했다.

결과적으로 한국은 이날 2대 3으로 패했지만 이강인의 '황금 왼발'은 빛났다.

벤투 감독은 전반에반 두 골을 내주며 벼랑 끝에 몰리자 후반 13분 권창훈(김천 상무)을 빼고 이강인을 투입했다.

이강인은 투입되자 마자 경기의 흐름을 단번에 바꿨다.

이강인은 교체된 지 1분 만에 '택배 크로스'로 넘겨 조규성(전북)의 헤더 득점을 도왔다.

이후에도 이강인은 가나 진영을 휘저으며 공격의 활력소 역할을 톡톡히 했다.

이강인의 침투 패스는 상대가 예측하기 힘들었고, 로빙 패스는 질주하는 공격수의 머리나 발 위에 정확하게 얹혔다.

결국 흐름을 탄 벤투호는 후반 16분 김진수의 크로스에 이은 조규성의 추가 골이 터지면서 극적으로 2대 2 균형을 맞췄다.

경기 막판까지 추격의 고삐를 늦추지 않던 이강인은 끝까지 짧게 파고드는 날카로운 코너킥으로도 상대를 괴롭혔다.

이날 수비 집중력 부족으로 후반 23분 상대 쿠두스에게 결승골을 내줘 결국 패했지만 이강인의 '황금 왼발'만큼은 충분히 돋보였다.

이강인은 경기 후 “투입될 때 파울루 벤투 감독님께서 항상 공격적인 플레이, 골에 가까운 플레이를 요구하신다. 제가 들어가서 반전이 있었지만 결과가 매우 아쉽고, 다음 경기 좋은 결과를 위해 노력하겠다”고 다짐했다.

이어 그는 “개인적인 것보다 팀이 중요하기 때문에 다시 기회가 온다면 팀에 도움이 돼서 승리하도록 많이 노력할 것"이라며 "저뿐 아니라 다른 선수, 코칭스태프 모두 다 똑같이 최선을 다해 준비하겠다”고 팬들의 응원을 당부했다.

이제 벤투가 마지막 포르투갈전에서 과연 이강인을 어떻게 활용할 지, 팬들의 관심이 쏠릴 전망이다.

앞서 이강인은 2019년 U-20(20세 이하) 월드컵에서 한국의 준우승에 앞장서며 한국 축구 사상 최고의 유망주로 떠올랐지만 벤투 감독으로부터는 철저히 외면받았다.

같은 해 5월 조지아와 친선전(2대 2)으로 A대표팀 데뷔전을 치렀으나 이후 한동안 부름을 받지 못했다.

이강인이 스페인 프리메라리가에서 올 시즌 2골 3도움을 올리며 활약하자 여론에 밀려 벤투 감독은 월드컵 직전인 지난 9월 A매치 때 그를 다시 뽑아놓고도 단 1분도 뛸 기회를 주지 않아 크게 비판받은 바 있다.

그러다 결국 이번 카타르 대회 최종 명단 26명 안에 극적으로 포함되면서 생애 첫 월드컵 무대에서 활약할 기회를 얻은 이강인은 조금씩 한국 축구의 기둥으로 성장하고 있다.

/이종만 기자 malema@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