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건용 작곡가 겸 예술감독
말·음악으로 명상 깊이 더해
원일, 국악관현악곡 '묵' 지휘

2일 오후 8시 경기아트센터
3일 오후 4시 남양성모성지
▲ 경기시나위오케스트라 공연 모습. /사진제공=경기아트센터

경기시나위오케스트라(이하 경기시나위)는 오는 12월2일 오후 8시 경기아트센터 대극장과 3일 오후 4시 남양성모성지 대성당에서 2022년 마지막 레퍼토리 시즌 공연 '반향 2022: 묵(默)'을 선보인다.

경기시나위는 송년음악회라는 화려한 콘서트 이미지에서 벗어나 자신의 내면을 돌아보고 반추하는 '명상음악회(Concert Meditation)'라는 콘셉트를 도입해 2019년 '반향', 2020년 '반향: Elevation', 2021년 '반향: Voice'까지 차별화된 음악회로 많은 사랑을 받았다.

특히 관객들이 음악을 감상할 때 편안함을 느낄 수 있도록 좌식연주로 무대를 바꾸면서 듣는 음악회에서 보는 음악회로, 더 나아가 명상에 직접 참여할 수 있는 여러 요소를 배치했다.

▲ 작곡가 이건용./사진제공=경기아트센터
▲ 작곡가 이건용./사진제공=경기아트센터

올해는 작곡가 이건용의 음악을 중심으로 '침묵'이라는 주제를 선택했다.

작곡가 이건용은 기악곡과 성악곡 분야, 양악과 국악을 넘나드는 폭넓은 음악 세계를 구축해오면서 한국예술종합학교 총장, 서울시오페라단 단장 등을 역임하며 다양한 연출경력을 가지고 있다.

2018년부터 현재까지 대한민국의 창작음악을 발전시키고자 한국문화예술위원회에서 주최하는 'ARKO 한국창작음악제' 추진위원장을 맡으며 한국음악 발전에 힘써온 그는 지난 9월에 대한민국예술원이 수여하는 '대한민국예술원상 음악부문'을 받기도 했다.

작곡가이자 예술감독으로 참여하는 이건용은 “생각과 마음을 다스리는 행위가 '침묵'이라고 볼 수 있고, 반면에 음악은 소리로 하는 것이기 때문에 침묵과는 정반대의 표현으로 볼 수 있다. 그 사이에서 어떻게 풀어낼 것인지 고민했는데, 그동안 걸어온 발길을 되돌아보는 것, 되돌아보는 것의 흔적을 남기고 가다듬어서 음악을 만드는 것이라고 결론을 내렸다”고 말했다.

이번 공연에서는 말과 음악을 통해 명상음악에 깊이를 더할 신작 '천둥의 말'과 국악관현악곡 '묵(默)' 외에도 과거 이건용이 작곡했던 '저녁노래' 시리즈 중 첼로 독주를 위한 '저녁노래 2'와 가야금 4중주를 위한 '저녁노래4'를 감상할 수 있다.

신작 '천둥의 말'은 작곡가 이건용이 T.S 엘리엇의 시 '황무지'에서 영감을 얻은 곡이며, 시의 가사내용을 토대로 경기시나위 성악앙상블 소리봄(6명)과 타악기의 앙상블로 선보이는 무대다.

공연의 하이라이트 '묵(默)'은 국악관현악 편성으로 구성된 대작으로, 침묵으로 가기 위한 과정을 보여주고 관객들이 함께 공감할 수 있도록 작곡됐다.

약 20여분간 연주될 이 곡은 경기시나위 예술감독을 맡고 있는 원일이 직접 지휘에 나선다. 연주는 74인조 대편성으로 경기시나위의 깊이 있는 사운드로 경험할 수 있다.

이번 공연은 장소에 따라 각기 다른 음악적 매력을 경험할 수 있다. 12월2일 경기아트센터 대극장은 경기시나위만의 좌식무대와 조명, 스크린을 통해 이건용의 작품세계로 관객들이 몰입할 수 있는 곳이다.

12월3일 남양성모성지 대성당은 우리나라 최초의 성모마리아 순례지로 유명한 곳이다. 특히 영혼의 건축가로 불리는 마리오 보타(Mario Botta)가 설계하며 2021년 경기관광공사가 선정한 경기도 유니크 베뉴에 선정되기도 했다.

공연 관계자는 “자연과 빛이 어우러진 공간, 별도의 음향장비 없이도 울림이 아름다운 공연장인 남양성모성지와 오랜 시간 협의했으며, 명상과 성찰을 도와줄 수 있는 아름다운 공간에서 관객들이 음악과 어우러진 새로운 경험을 하길 바란다”고 했다.

이번 공연은 경기아트센터 홈페이지와 인터파크(ticket.interpark.com, 1544-2344)를 통해 예매할 수 있으며, 남양성모성지 공연은 사전예매자만 관람이 가능하다.

/김장선 기자 kjs@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