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원 옮긴 뒤 지상 자연공원
지하 대형 주차공간 조성 핵심
실무협의 결과 이전 계획 없어
비용 2000억도 감당 힘든 규모

인천 남동구에 있는 건설기술교육원을 이전하고 그 일대를 자연공원으로 만들겠다던 남동구청장 공약이 폐기됐다.

구는 최근 민선 8기 공약이행평가단 회의를 통해 '만수동 건설기술교육원 이전 협의 추진' 공약을 폐지했다고 27일 밝혔다.

국토교통부 산하 기관인 건설기술교육원은 건설업 관련 법정 교육과 각종 특별 직무 교육 등을 담당하는 전문인력 양성 기관이다.

박종효 구청장은 올 6월 지방선거 후보 시절부터 이 공약을 내세웠다. 교육원을 이전하고 지상에는 휴게형 자연공원을, 지하엔 대규모 주차 공간을 만들겠다는 게 핵심이다.

약 6만4000여㎡ 부지에 들어선 교육원은 1978년 지어져 노후화가 심한 상태다. 그러다 보니 지역사회에선 건물 재건축이나 이전 등 교육원 향방을 두고 다양한 가능성들이 제기돼왔다.

하지만 민선 8기 구는 공약 실현 여부 검토를 위해 건설기술교육원과 실무 협의를 진행한 결과, 공약 추진이 불가하다는 결론을 내렸다. 교육원 측에 이전 계획 자체가 없기 때문이다.

구 관계자는 “실무 협의를 한 번 했는데 교육원이 지금도 운영 중이고 수익이 악화되거나 그런 상황도 아니라는 얘기와 함께 이전 계획도 특별히 없다고 답변을 줘서 더 이상 추진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밝혔다.

만약 교육원이 다른 곳으로 옮겨가도 예산 문제가 남게 된다. 교육원 부지 매입비를 포함해 공원·지하주차장 조성비 등을 합하면 약 2000억원이 소요될 것으로 추정된다. 일선 기초단체가 감당하기 힘든 예산 규모다.

공약이행평가단은 “현재로서는 건설기술교육원 입장에 따라 사업 추진 불가로 공약 사업을 폐지하지만 장기적으로는 구에서 별도로 관심을 갖고 사업을 추진해 달라”며 “관련 부서의 지속적 관심과 노력으로 시간이 걸리더라도 일부 시설들을 개방해 주민이 이용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 달라”는 의견을 냈다.

/이창욱 기자 chuk@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