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타르 월드컵 '선전 기원' 응원전 준비

1981년 축구부 창단…'41년 역사' 명성
현재 양종후 감독 비롯 선수 34명 구슬땀

박, 축구부 창단 첫 체전 고등부 우승 기여
김, 2014년 고등리그 왕중왕전 정상 견인
▲ '2022 FIFA 카타르 월드컵' 조별리그 H조에 속한 대한민국과 우루과이 경기를 하루 앞둔 23일 수원공고 인조잔디구장에서 축구부원들과 안교관(앞줄 왼쪽 첫 번째) 교장, 이상용(앞줄 왼쪽 아홉 번째) 총동문회장, 이종길(앞줄 왼쪽 열 번째) 축구후원회장 등이 대한민국 대표팀의 선전을 기원하고자 준비한 '수공가족 응원전' 현수막 앞에서 파이팅을 외치며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 '2022 FIFA 카타르 월드컵' 조별리그 H조에 속한 대한민국과 우루과이 경기를 하루 앞둔 23일 수원공고 인조잔디구장에서 축구부원들과 안교관(앞줄 왼쪽 첫 번째) 교장, 이상용(앞줄 왼쪽 아홉 번째) 총동문회장, 이종길(앞줄 왼쪽 열 번째) 축구후원회장 등이 대한민국 대표팀의 선전을 기원하고자 준비한 '수공가족 응원전' 현수막 앞에서 파이팅을 외치며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24일 '2022 FIFA 카타르 월드컵' 조별리그 H조에 속한 대한민국과 우루과이 경기를 앞두고 공무원사관학교이자, 축구명문고인 수원공업고등학교가 술렁이고 있다. 학교 출신인 박지성(41·전북 현대 테크니컬 디렉터)이 월드컵 해설위원으로, 그 후배인 김민재(26·SSC 나폴리)가 생애 첫 월드컵 무대에 각각 나서기 때문이다.

특히 지난 7월 터키리그 페네르바체에서 이탈리아 세리에A의 강호 나폴리로 이적한 김민재로 인해 발생한 연대기여금(계약 기간이 6개월 이상 남은 프로 선수가 이적할 경우 선수를 영입하는 구단이 해당 선수의 출신 학교와 팀에 지급하는 비용)을 받은 수원공고의 김민재에 대한 애정은 더 클 수밖에 없다.

수원공고는 이번 월드컵을 계기로 대한민국 축구가 2002년 한일월드컵의 영광을 재현하고, 학교 입장에선 축구명문고로서의 입지를 재조명하는 기회로 삼을 계획이다.

1981년 창단한 수원공고 축구부는 지금까지 9차례의 전국대회 우승을 차지하는 등 41년의 역사를 자랑하며 학원 축구의 명성을 이어가고 있다.

▲ 박지성이 고교 시절 몸담았던 수원공고 축구부원들 모습. 선수들 맨 뒷줄 왼쪽 여덟 번째가 박지성.
▲ 박지성이 고교 시절 몸담았던 수원공고 축구부원들 모습. 선수들 두번째줄 왼쪽 4번째가 박지성.

축구부는 1995년 9월 부임한 이학종 감독(당시 코치)이 사령탑을 맡은 후 더 비약적으로 성장했다.

대한민국 대표팀이나 프로구단 등에서 활약했거나 활약 중인 수원공고 출신 축구 선수는 많지만, 대한민국 최초의 프리미어 리거 박지성과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수비수 김민재가 대표적이라 할 수 있다.

박지성은 고교 3학년 시절인 1998년, 제주에서 열렸던 제79회 전국체육대회에서 창단 이래 처음으로 고등부가 우승하는 데 크게 기여했다. 이후 1999년 명지대 진학 후 1학년이던 5월 국가대표에 발탁됐고, 2002년 한일월드컵에서 큰 활약을 펼치는 등 전 국민이 자랑스러워하는 축구 선수로 성장했다.

▲ 2014년 10월13일 전국고등축구리그 왕중왕전에서 사상 첫 우승을 달성한 수원공고 축구부 선수와 지도자들이 파이팅을 외치고 있다. 우승컵 뒤가 고교 시절 김민재 선수.
▲ 2014년 10월13일 전국고등축구리그 왕중왕전에서 사상 첫 우승을 달성한 수원공고 축구부 선수와 지도자들이 파이팅을 외치고 있다. 우승컵 뒤가 고교 시절 김민재 선수.

김민재도 고교 3학년인 2014년 전국고등리그 왕중왕전에서 수원공고의 우승을 이끌며 축구명문고로서 확실한 입지를 굳히는 데 기여했다. 이후 전북 현대에서 베이징궈안과 페네르바체를 거쳐 SSC 나폴리에서 뛰고 있는 그는 뛰어난 신체 능력과 예측력, 패스 차단, 슬라이딩 태클, 헤딩 등 수비수라면 갖춰야 하는 필수적인 능력을 모두 갖췄으며 190㎝의 육중한 체격에 비해 순발력도 좋아 전 세계 수비수 중 최고로 평가받고 있다.

수원공고 축구부는 현재 2019년 부임한 양종후 감독과 2020년 부임한 송원재 코치, 2022년 이용민·정찬길 코치 지도 아래 주장 김우진을 비롯해 3학년 9명, 2학년 10명, 1학년 15명 등 34명의 선수로 구성돼 있다. 이들은 2022년 주말리그인 경기남부리그 우승, 제59회 청룡기 8강, 수원시장배 우승 등을 통해 과거의 영광을 되찾고자 오늘도 구슬땀을 흘리고 있다.

수원공고는 이번 월드컵 기간 대한민국 대표팀의 경기가 있는 24일(우루과이)과 28일(가나), 12월3일(포르투갈)에 대표팀과 학교 출신 김민재의 선전을 기원하는 응원전을 기획 중이다.

▲ 박지성 JS파운데이션 이사장이 장학금을 받은 학생들과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JS파운데이션은 매년 12월 행사를 통해 축구 꿈나무들에게 장학금을 지급하고 있다.
▲ 박지성 JS파운데이션 이사장이 장학금을 받은 학생들과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JS파운데이션은 매년 12월 행사를 통해 축구 꿈나무들에게 장학금을 지급하고 있다.

안교관 수원공고 교장은 “수원공고 강당에서 학생과 교직원은 물론 동문 지역주민 등 300여명이 함께 하는 수원공고 가족 응원전을 열어 대한민국 축구가 2002년 월드컵의 영광을 재현하기를 기대하고 있다”고 힘줘 말했다.

안 교장은 수원공고의 또 다른 자랑거리로 “21일 발표된 올해 경기도지방공무원 및 경기도교육청 9급 경력경쟁 필기시험에서 경기도 32명, 도교육청 7명 등 39명의 합격생이 배출됐다. 2012년부터 10년간 공무원 287명을 배출한 전국에서 가장 많은 공무원이 나오는 학교이기도 하다”고 했다.

/김장선 기자 kjs@incheonilbo.com

/사진제공=수원공고·연합뉴스

 


 

이학종 전 축구부 감독 “2002년처럼 올해도 선전해 줬으면”

“박·김, 둘의 공통점은 노력형”
1995년 수원공고서 지도자 첫 발
박지성이 첫 제자…김민재도 양성

▲ 이학종 전 수원공고 축구부 감독
▲ 이학종 전 수원공고 축구부 감독

“2002년 한일월드컵에서 박지성이 큰 역할을 했던 것처럼, 2022년 카타르월드컵에서도 김민재가 선전해 국민에게 큰 힘을 줬으면 합니다.”

22년간 수원공업고등학교 축구부를 이끌었던 이학종(사진) 전 감독은 이번 월드컵에 출전하는 김민재 선수에게 바라는 점에 관해 묻자, 이같이 밝혔다.

박지성(2000년 교토 퍼플상가)과 김민재(2017년 전북 현대)가 프로에 데뷔한 시점은 17년 차이가 있지만, 이들은 수원공고 출신으로 같은 감독 아래에서 축구를 배웠다. 당시 이들과 함께했던 사람이 이학종 전 수원공고 축구부 감독이다.

▲ 박지성.
▲ 박지성.

1990년 이탈리아월드컵 대표팀과 J리그(코스모 석유)를 경험한 이 전 감독은 1995년 수원공고에서 지도자 생활을 시작했다. 1996년 수원공고 축구부 16기로 입학한 박지성은 그가 지도자 생활을 시작한 후 첫 제자인 셈이다.

“체격은 크지 않았지만, 체력은 에이스였습니다. 박지성의 가장 큰 장점이라고 할 수 있어요. 이를 계속해 발전시키고 노력했기에 지금의 박지성이 있지 않았나 합니다.”

박지성이 3학년이 되던 1998년, 수원공고는 경기도 대표로 출전한 전국체육대회에서 처음으로 고등부 우승을 차지했다. 이후 2012년 수원공고 축구부 32기로 김민재가 들어왔다. 경남 통영 출신인 그가 먼 거리의 수원공고에 들어온 이유는 박지성이 나온 학교라는 점이 컸다.

▲ 2022 카타르 월드컵 대한민국 축구대표팀 김민재가 17일(현지시간) 카타르 도하 알에글라 훈련장에서 실시된 훈련에서 패스 훈련을 하고 있다./사진제공=연합뉴스
▲ 2022 카타르 월드컵 대한민국 축구대표팀 김민재가 17일(현지시간) 카타르 도하 알에글라 훈련장에서 실시된 훈련에서 패스 훈련을 하고 있다./사진제공=연합뉴스

“민재는 지성이와는 또 달랐어요. 민재도 당시 크진 않았지만, 운동선수 출신인 부모의 영향을 받아 체격은 더 좋아질 것으로 예상했지요. 다만, 초·중학교 공격수였던 민재가 다른 선수와 비교했을 때 월등히 앞서지 않았고, 그의 미래를 봤을 때 수비수로 전향하는 것이 좋다고 판단했어요.”

판단은 적중했다. 김민재는 2014년 K리그 유스팀들과 함께 경쟁하는 고등 축구리그 왕중왕전에서 수원공고가 우승을 차지하는 데 힘을 보탰다. 그리고 현재 그는 유럽 리그(SSC 나폴리)에서 뛰어난 수비수로 활약 중이다.

그는 두 사람의 공통점을 '노력형'으로 꼽았다.

“고교 입학 당시 두 명 모두 뛰어난 선수는 아니었어요. 자신이 가진 장점은 더 키우고 부족한 점을 보완하는 노력으로 지금의 모습으로 발전한 겁니다. 지도자는 그런 면을 발견하고 키워주는 역할을 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이학종 전 감독은 “앞으로 박지성, 김민재처럼 뛰어난 선수가 또 탄생하길 바란다”며 수원공고에 대한 남다른 애정을 나타냈다.

/글·사진 김장선 기자 kjs@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