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동구도시관리공단 경력직
채용 절차에 '필기시험 생략'
민선 8기 특정인 인사 의혹
내부 반발로 이틀만에 철회

노조 “필기 면제는 낙하산”
올 9월 입사 정당 출신 A씨
“난 공단 이사장이 임명” 해명
남동구도시관리공단

인천 남동구도시관리공단이 간부급 경력 직원 채용을 '필기시험'도 없이 진행하려다 내부 반발에 부딪혀 이틀 만에 철회한 것으로 드러났다.

공단 인사위원장이 민선 8기 남동구청장 취임 후 부임한 상황이라 특정인을 채용하려던 것 아니냐는 의혹이 일고 있다.

22일 인천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공단은 이달 14일 '행정 5급'과 '기술 7급' 각 1명을 뽑는다는 내용의 경력직 직원 채용 공고를 냈다가 16일 갑작스레 공고를 철회했다.

행정 5급은 공단에 현재 6명밖에 없는 간부급 자리로 신입(8급) 입사 후 보통 20여년간 근무해야 오를 수 있는 자리다.

문제는 이번 채용 절차에 '필기시험'이 생략됐다는 점이다. 공단 인사규정 시행내규에 따르면 신규 채용은 1차 서류 심사와 2차 필기시험(인성·직무기초능력), 3차 면접이 원칙이다.

단 인사위원회 의결이 있는 경우 필기시험을 생략할 수 있는데 당연직 인사위원장은 공단 기획경영본부장 A씨가 맡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국민의힘 인천시당 주요 당직자였던 A씨는 같은 당 박종효 남동구청장 취임 후인 올 9월 공단에 채용됐다.

공공운수노조 남동구도시관리공단지부 관계자는 “필기시험 없는 채용은 이례적이다. 핵심 부서 직원 채용에 필기 면제는 누가 봐도 낙하산 인사”라며 “구청장에게 책임을 묻겠다며 문제를 제기하자 이틀 뒤 채용 공고가 급하게 철회됐다”고 꼬집었다.

A씨는 인천일보와 통화에서 “(특정인 내정 의혹과 같은) 그런 건 전혀 없다. 나는 구청장이 아닌 공단 이사장이 임명한 사람”이라며 “입사한 지 얼마 안 됐고 (채용 계획은) 원래 준비돼 있던 게 올라온 거라 내용을 잘 모른다”고 해명했다.

이 문제는 이날 열린 남동구의회 행정사무감사에서도 언급됐다. 김재남(민주당, 구월3·간석1·4동) 구의원은 “고액 연봉을 받는 경력직 채용을 필기 없이 인성만 보려 했다는 건 누가 봐도 말이 안 된다”고 지적했다.

공성일 공단 이사장은 “부족한 인원을 급하게 채우려고 경력 직원 채용을 진행하게 됐다”며 “내부 의견을 들어보니 직원들 사기 저하, 상대적 박탈감 얘기가 나와 취소했다. 공단에 예산이 없고 필기시험 생략도 인사위가 결정할 수 있어 경력만 보고 채용할 생각이었다”고 답했다.

/이창욱 기자 chuk@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