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술·경험 물려주고파”…스마트 공장 구축에 진력

박장원 대표, 기계 가공 분야
49년째 한우물…2003년 창업
“첨단 기술 제품 성능 좋아져도
금형 기술로 만든 실체 있어야”

인력 고령화·청년층 미유입
“뿌리 산업 무너지게 될까 우려
데이터 구축해 남겨놓고 갈 것”
▲ 박장원 아이프리마 대표가 인터뷰 후 기념사진을 촬영하고 있다./김보연 기자 boyeon@incheonilbo.com

“뿌리 산업이 무너지면 아무것도 아니거든요, 아무리 첨단 산업이 발전해서 TV나 로봇 성능이 좋아져도 실체가 있어야 하잖아요. 그것이 금형 기술입니다.”

49년째 같은 정밀 금형 부품의 뿌리 기술을 지키고 있는 박장원 '아이프리마' 대표는 기업 운영 철학에 대해 이같이 말했다.

중소벤처기업부와 소상공인진흥공단이 선정한 백년소공인에 이름을 올린 박 대표는 “뿌리 산업이지만 금형 부품 가공업은 3D 업종으로 인식돼 젊은 사람들이 잘 안 하려고 한다”며 “우리 같은 사람들이 나이가 들어서 퇴직하게 되면 반도체, 로봇 등 첨단산업의 최종 제품에 들어가는 뿌리 기술이 무너지게 된다”고 우려했다.

박 대표는 “정부에서 백년소공인으로 지정해줬으니까 거창한 일은 아니지만 내가 힘닿는 데까지 노력해서 쌓아온 작업기술력으로 데이터를 구축해 대한민국에 남겨놓고 가야(은퇴) 향후에 다른 사람들이 활용해 더 좋은 제품을 만드는데 밑거름이라도 되지 않겠냐”며 소감을 밝혔다.

화성시에 소재한 아이프리마는 2003년 창립한 '고객 만족을 최우선으로 하는 기업가 정신과 장인 정신을 기반으로 창의성을 결합해 창조적 디지털 신제조 기업으로 발돋움하겠다'는 비전을 갖고 자동차 렌즈, 진단키트, 쉴드 마스크 등 정밀 금형 부품 제품을 가공하는 업체다.

박장원 아이프리마 대표는 지난 1974년부터 포항제철 기계 가공 분야에서 근무하는 등 49년째 한우물만 판 덕에 현재는 기계 가공 시 칩 색깔, 발생하는 소리만 듣고도 가공 상태가 예측이 가능하다고 한다.

“첨단 산업이 발전하기 위해선 공정 기술로 이용되는 뿌리 기술이 튼튼하게 뒷받침해줘야 해요. 그렇지만 기술 인력은 고령화되고 청년 세대들은 유입되지 않으니 뿌리 산업이 무너지게 될까 봐 우려됩니다. 뿌리 산업이 무너지면 아무것도 아니거든요.”

▲ 아이프리마 스마트 공장에서 박 대표가 근무하고 있는 모습.
▲ 아이프리마 스마트 공장에서 박 대표가 근무하고 있는 모습./김보연 기자 boyeon@incheonilbo.com

그가 스마트 공장 구축에 사명감을 갖고 각고의 노력을 다하는 이유다.

“국내에서 뿌리 기술이 사라지면 큰일이거든요. 그동안 쌓아온 기술과 경험을 대한민국에 물려주고 가야 우리나라 성장에 밑거름이라도 되지 않겠어요?”

그는 8년간의 열혈 노력 끝에 그동안 쌓아온 작업 기술과 경험을 바탕으로 사람이 수동으로 조작했던 것을 '어디서부터 어떻게 가공해라', '어떤 공구를 사용해서 얼마만큼 작업을 해라'라는 체계적인 설계도와 명령 값 등 데이터를 구축해 안정된 고품질 정밀 가공 생산 체계를 만들었다.

정밀 부품 가공 요소 기술 자료 등 아이프리마가 가진 고유의 가공 지식을 정보화해 통합제조정보시스템에 데이터베이스를 구축해 수작업 가공 공정 계획을 제품 유형별·특성별 템플릿 표준화한 것이다.

“일반적인 시스템 운영을 매크로화해 NC DATA 생성 및 작업지시서, 코맨드 프로그램을 자동 생성해 고능율 가공을 실행하고 정밀 가공 후 기계에서 바로 측정 오차를 평가합니다. 통합제조정보시스템의 RPA로 수집된 가공 실적, 공구 마모량, 측정값에서 측정 오차 발생 시 오차 발생 원인에 따른 지능 보완 대책을 수립해 보상하게 하는 것이죠. 현재까지 수작업에 의존해왔던 것을 오차 보상에 대한 데이터베이스를 구축하고 오차 분석 솔루션을 통해 품질 결정 요소를 보상하고 업데이트해 미숙련 작업자도 단기간 내에 고품질 가공 금형 부품을 생산할 수 있게 됐습니다.”

암 수술 후 좋지 않은 몸으로도 박 대표는 지난해 스마트공방 기술 보급 사업을 완료하고 올해는 ▲가공공정계획 표준화 NC DATA 생성 자동화 시스템 ▲기상측정오차분석평가보상지능화시스템 ▲통합가공정보자동화시스템 등 3건의 지적 재산권 출원도 한 열혈 소공인이다.

“딸이 회사 일을 도와주고 있긴 하지만 육아에 정신없죠, 뭐. 가업승계도 중요하지만 평생 해오던 일을 후대에 필요한 사람이 활용해 더 좋은 일을 하는데 쓸 수 있도록 흔적을 남겨놓고 은퇴해야죠.”

/김보연 기자 boyeon@incheon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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