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시민·전당포 특집, 문제 잘 짚어내
시·시교육청 예산 분배 제대로 감시
지역기업 활성화 쓰이도록 고민해야
사회안전망·노인친화 지원책 강구를
인천 2호선 과밀 등 안전 문제 잘 지적
부모급여 따른 보육기관 상생안 필요
지난 한 달간 인천일보가 보도한 기사와 편집 방향에 대해 논의하는 시민편집위원회 11월 회의가 지난 21일 오후 4시30분 인천일보 대회의실에서 열렸다.
서울 용산구에서 벌어진 ‘10_29 참사’ 이후 인천 내 안전 문제를 다루는 기사가 돋보였다는 평가와 함께, 앞으로도 간과하기 쉬운 지점들을 지역 언론으로서 조명해달라는 당부가 쏟아졌다.
다음은 시민편집위원들의 의견. 성명 가나다순.
▲김광석 인천대 동북아물류대학원 초빙교수
발빠르게 시민 관심 사안을 보도하고 있다. 10월25일자 ‘크루즈 여행객, 국내 입국_하선 관광허용’ 기사는 코로나19 확산 이후 사실상 허용되지 않았던 크루즈 관광 재시작을 알린 희소식이었고, 11월10일자 ‘항만규제 83개 허문다…주춤한 인천항 골든하버 속도’를 통해선 답보 상태인 골든하버 사업이 돌파구를 찾겠구나 기대하게 됐다.
한국지엠에 대한 지속 보도를 강조하고 싶다. 지난 2018년 철수하지 않는다는 조건으로 공적자금 8007억원이 투입됐으나 이후 보여주는 행태가 애매모호하다. 지역경제에 영향이 큰 만큼 부평공장에 대한 상황을 계속 파악하며 대안을 찾도록 해야 한다.
▲김성아 인천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기획국장
10·29 참사 이후 인천일보에서도 관련 보도가 이어졌다. 11월2일자 ‘인천 시민안전보험, 이태원 참사 희생자엔 유명무실’ 기사가 대표적이다. 인천시 시민안전보험 보장 항목에 압사 사고가 포함되지 않는다는 점을 지적했고 후속 정책 보완 과정까지 다뤘다.
이전에 민선8기가 내놓은 시정혁신 과제를 기사로 다뤘으면 한다. 수도권매립지, 인천이음 등 쟁점 현안 정리된 기사는 그동안 못 본 것 같다.
▲김성복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 종교분과위원장·사회문화분과 위원
내년이면 6_25전쟁 휴전 70년을 맞는다. 이제는 회복을 고민할 때다. 언제까지 휴전체제를 가져갈 것인가. 평화체제로 바꾸기 위한 고민을 인천일보에서 해줬으면 한다. 인천 앞바다를 비롯해 한반도에 미사일 떨어지는 일이 없도록, 남북은 물론 북한과 미국 사이에도 평화 기반이 조성될 수 있었으면 한다. 인천일보가 내년부터 평화를 위한 역할을 해달라.
▲손장원 인천재능대 실내건축과 교수
인천일보가 다루는 기획에 주목하게 된다. 성실한 삶을 사는 소시민의 이야기를 다룬 ‘인천 삶, 소상인을 만나다’ 인터뷰 기획은 감동적이다. 탐사보도부에서 내놓은 ‘전당포에서 삶을 보다’ 기획 기사도 시대적 맥락 속에서 사라지는 서민 금융을 다뤘다는 점에서 의미 있게 봤다.
아트센터 인천이 만들어진 이후 문화적으로 얼마나 기여하는지 다뤘으면 한다. 문화 콘텐츠 향상을 위해 다른 지자체와 협력하는 방안도 필요하다. 또 인천에 계속 늘고 있는 도시형생활주택 등에 대해 깊이감 있게 다뤄 선제 예방할 수 있도록 해달라.
▲윤승혜 인천여성포럼 공동대표
10·29 참사 이후 대한민국 공공 안전과 위기 대응 시스템에 대한 회의를 느끼게 됐다. 언론의 묵직하고도 날카로운 감시_감독이 어느 때보다 요구된다. 11월8일자 ‘인천 지역 청소년성문화센터 확충해야’와 11월15일자 ‘코로나 재유행하는데…인천 일부 지자체 역학조사관 없다’ 기사 등이 그렇다. 공공에서 적절히 대처 못 하는 부분을 인천일보가 조명하고 있다는 느낌이다. 지역 언론의 꾸준한 문제 제기가 변화와 움직임을 끌어낼 수 있다.
▲이동희 ㈜피닉스테크놀로지스 대표이사
내년도 시 예산안 기사를 보면서 어려움을 겪는 지역기업에 더 많은 혜택과 지원을 해줬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 인천은 중소 제조업이 많이 있는 지역으로, 열악한 환경에서 기업을 일구는 분들도 많다. 정부와 지자체 예산을 기업과 소상공인 위주로 편성할 필요가 있다.
여러 매체에서 10·29 참사 뉴스를 다루고 있다. 일부에선 세월호 참사와 같이 국가가 보상을 해줘야 한다고 이야기하는데, 이 문제에 대해 많은 고민이 필요하다.
▲이성희 서운중학교 교감
인천일보 11월9일자엔 인천시교육청의 내년도 본예산안이 역대 최대라는 기사가 실렸고, 11월18일자 ‘시교육청 이월액 연평균 2800억…재정 운용 효율성 제고 지적’ 기사에선 재원이 합리적으로 사용되지 못한다는 지적이 나왔다. 시와 달리 자체 수입이 거의 없다고 봐도 무방한 시교육청의 경우 제대로 예산이 배분되는지 언론이 더 살필 의무가 있다.
또 시교육청은 경계선 지적지능을 가진 ‘느린 학습자’의 편의를 높이는 정책을 펼친다고 밝혔다. 지역 현황을 파악하고 예산을 제대로 반영하는지를 언론이 지켜볼 필요가 있다.
▲이완식 H&J산업경제연구소장
우리 사회 전반의 위기가 언론이 충분한 비판 기능을 다 하지 못했기 때문이라는 시각이 있다. 인천일보도 지방정부를 감시하는 본연의 역할을 다해야 한다. 예로 민선8기로 다시 돌아온 유정복 인천시장이 잘 수행하고 있는지, 1호 공약인 ‘제물포르네상스’ 사업이 정치적 구호는 아닌지 등을 따져봐야 한다. 앞서 3개 기관이 합쳐진 이후의 인천테크노파크(TP)의 시너지 효과 등을 살피고 이야기할 수 있는 건 인천일보밖에 없다. 내년 연중기획은 지역경제 활성화에 초점 맞출 것을 제안한다. 경제가 어려워질수록 지역 신문에서 제 역할을 해야 하지 않나.
▲이준한 인천대 정치외교학과 교수
한 달간 10_29 참사가 우리 사회를 관통했다. 11월4일자엔 ‘전동차 36칸에 4626명 몰려…인천2호선, 과밀 적색경보’ 기사가 실렸고, 11월1일자엔 ‘인천대교 비추는 야구장 조명, 운전자 위협’ 기사와 같이 안전을 다룬 보도가 있었다. 어디서든 대형사고가 벌어질 수 있는 만큼, 인천일보가 시민 안전을 위협하는 요소에 대해 집중적으로 짚어보고 대안도 마련하면 좋겠다. 유정복 시장 취임 7개월 차를 맞은 만큼 이제는 공약에 대해서 다뤄야 할 때가 됐다. 행정구역 개편과 같은 굵직한 정책적 행보에 조금 앞서 대응했으면 한다.
▲장정애 청운대 사회복지학과 교수
시민안전보험은 시가 지난 2019년 전국 최초로 재난_사고 등에서의 안전을 위해 도입한 보험이다. 인천일보 11월10일자 ‘이태원 참사에 무용지물? 시민안전보험 손질 나선다’ 기사에선 압사 사고 등 보험 보장 항목 확대를 위한 간담회 개최 소식이 다뤄졌다. 그러나 현행 제도상 보장 항목 대부분이 사망해야 받을 수 있는 데다, 대중교통을 이용하는 청소년층이 제외되는 경우가 많아 효용 가치가 있는지는 의문이다.
▲전성배 남동문화원 학예팀장
지난달에 이어 일본식 표현인 ‘입장’을 쓰지 말자고 제안하고 싶다. 인천일보를 비롯해 대부분 언론이 많이 쓰는 표현이다. 아예 쓰지 않는 게 좋지만 굳이 쓴다면 대체할만한 우리말도 22가지나 존재한다. 인천일보가 일제 용어 청산을 위해서 용어부터 정리해줬으면 한다.
▲전흥윤 인천시사회복지협의회 사무처장
10월21일자 ‘남성 장애인 가구는 왜 출산지원금 안 주나요’ 기사는 시행 1년 만에 폐지된 출산지원금 보도를 통해 장애인 양성평등 확대 필요성을 지적했다. 양성평등을 위한 좋은 정책들이 만들어져도 여전히 행정에서는 성 역할에 대한 고정관념이 큼을 드러냈다.
11월10일자 ‘부모급여 온다…인천 지역 어린이집 폐원 우려’ 기사에서는 영아수당 확대 정책으로 돌봄시설 미이용 가정이 늘 것으로 예상하는 현장의 우려를 전했다. 영유아 중심의 보육만족도를 높이면서도 적정한 전문 보육이 이뤄질 수 있는 상생 방안이 필요하다.
▲조강희 인천업사이클에코센터장
두 차례 다뤄진 ‘인천시 환경교육도시 지정’ 관련 기획이 돋보였다. 앞으로 예산_재정 문제는 물론 기초지자체 단위의 적극적인 환경교육이 필요하다는 지적은 유의미했다. 11월18일자 ‘한강하구 생태환경 보존 특별법 제정 제안’ 기사에서는 인천 앞바다로 흘러드는 수도권 쓰레기 문제 대응의 필요성이 제기됐다.
▲홍정호 중소기업중앙회 인천지역본부장
11월2일자 내년도 시 예산안을 다룬 시정특집을 잘 봤다. 지역 경제를 비롯해 사회안전망 구축에 어떻게 투입되는지 한 눈에 알 수 있어 좋았다. 11월10일자 인천 미래 가꿈 프로젝트 기획 기사로 노인 친화 인프라 구축 기사도 의미 있게 봤다. 앞으로 초고령사회에 어떻게 대응해야 하는지 진지하게 접근했다. 다만 어르신들이 피부에 와 닿는 지원책 강구가 더 필요하다고 봤다.
/정리=김은희 기자 haru@incheon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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