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인 반도체 클러스터의 성공적 조성 및 상생협력 협약식'이 아쉽게도 반쪽짜리로 전락했다. 행사를 기획한 산업통산자원부가 21일 국회에서 열린 협약식에 용인 지역구 야당 의원들을 아예 부르지도 않았기 때문이다. 김동연 경기도지사도 이창양 산업부 장관, 정진석 여당 비상대책위원장과 성일종 정책위의장, 국민의힘 의원들, 국민의힘 소속인 용인시장과 여주시장만 초청된 행사라는 사실을 알고 불참 결정을 내렸다고 한다. 결국 기업관계자와 정부 여당 관계자들만 모여 '성공 조성'을 다짐한 셈이다.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는 처인구 원삼면 독성·고당·죽능리 일원 415만㎡에 SK하이닉스가 120조원을 투입해 차세대 메모리 생산기지를 구축하는 초대형 프로젝트다. 국가 차원에서나 지역 차원에서나 자치단체와 여야 정치권 모두가 힘을 모아 성공시켜야 할 일이다. 그런데 정부부처인 산업부가 초장부터 정치적 반대파를 배제하는 식으로 행사를 추진한 이유를 도무지 이해할 수 없다. 산업부는 납득할 수 있는 해명을 내놓아야 한다.

그동안 경기도는 용인 반도체 클로스터의 성공을 위해 발 벗고 나섰다. 공급할 용수를 남한강에서 끌어오는 문제를 놓고 용인시와 여주시 간에 갈등이 발생하자 도는 지난 8월부터 중재안을 내고 양측을 설득해 협력을 이끌어냈다. '성공적 조성 및 상생협력 협약식'에 당연히 참석해야 한다. 하지만 정치적 계산에 따라 판이 깔린데 항의하는 뜻에서 불참키로 한 것으로 알려졌다. 주최 측이 용인 지역구 의원 4명 가운데 민주당 소속인 3명은 아예 부르지도 않았으니, 경기도의 판단이 지나치다고 할 수 없다.

지난 몇 달 동안 갈등을 빚던 용인시와 여주시는 상생 협력하기로 했고, 여주시가 지난 17일 용수시설 구축공사를 인허가 함으로써 이제 클로스터 조성에 가속도가 붙이는 일만 남았다. 그러나 클로스터가 완성되기까지 넘어야 할 고비도 많다. 정치적 편 가르기로 인해 지체되거나 좌절되는 일은 모두의 손해다. 미래가 달린 경제부문에까지 정치적 적대의식이 영향을 미치는 어리석음이 되풀이 되지 않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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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당행사 된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 협약식'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의 성공적 조성 및 상생협력' 협약식이 지역 현안 행사가 아닌 정당 행사로 전락해 논란이다. 상생을 위해 노력한 지방정부와 지역 정치권이 참여하지 못하고 국민의힘 인사 측만 참석해서다. 이에 반발해 상생협력의 한 축인 경기도가 불참했다.<인천일보 8월10·11일자 1면 꽉 막힌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경기도 '용수 분쟁' 해소법 찾기 한창 등>21일 경기도 등에 따르면 김동연 경기도지사는 이날 국회에서 이창양 산업통상장원부 장관, 국민의힘 정진석 비상대책위원장·성일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