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광역버스 입석 승차 중단, 어떻게 보십니까?

 

▲ KD운송그룹의 경기지역 14개 버스업체가 광역버스 입석 승차를 중단한 18일 경기도 성남시의 한 버스정류장에 관련 안내문이 붙어 있다./사진=연합뉴스.

지난 18일부터 경기 지역 광역버스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 KD운송그룹 소속 버스의 입석 탑승이 금지됐습니다.

광역버스 입석 승차는 원칙상 금지돼 있으나 그간 출퇴근 시간에 수요가 집중되는 현실을 고려해 입석 탑승을 용인해왔죠.

그러나 일부 버스회사 노조가 운수종사자 처우 개선 등을 요구하며 입석 금지 투쟁에 나섰고, 이태원 참사 이후 인파 관리에 대한 경각심이 높아지면서 입석 승차가 전면 중단된 것입니다.

입석 승차 중단에 동참한 KD 그룹은 129개 노선에서 1,318대 버스를 운영 중으로, 출퇴근 시간대에만 69개 노선에서 2,393명의 입석 승객이 발생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집니다.

이에 국토교통부 대도시권광역교통위원회는 수도권 출퇴근 불편을 줄이기 위해 서울시·경기도와 긴급 대책을 내놓았습니다.

입석 대책 계획

출퇴근 시간대 좌석 예상 공급량

경기도 측은 이번 입석 중단 조치로 '단기적'으로 입석률 3%에 해당하는 약 3,000여 명이 탑승에 어려움을 겪을 것으로 보고 있다고 밝혔는데요.

전세버스와 예비 차를 투입해도 당장은 입석 중단의 절반 수준만 채울 수 있는 만큼 “각시군과 버스업체를 통해 입석 승차 중단을 알려 대체 교통수단을 이용하도록 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입석 중단 첫날인 18일 출퇴근 모습은 어땠을까요.

M 버스들은 오전 6시를 넘기자 대부분 만차 상태였고, 7시가 지나면서 상대적으로 좌석 여유가 있는 이층 버스마저도 잔여석이 없어 역에 정차하지 않고 통과하기도 했습니다.

▲ 빈자리 없이 꽉 찬 이층 버스./사진=연합뉴스.

길어진 대기 시간에 줄 서 있던 일부 승객은 입석 승차가 허용되는 서울시 인가 광역버스가 도착하자 달려가 그 버스에 오르는 모습도 보였고, 입석 승차를 하지 못해 직장에 지각하게 됐다며 발을 구르는 시민도 있었습니다.

비슷한 노선을 운행하는 다른 버스들이 정차하는 정류장에서는 다행히 오래 기다리는 승객은 없는 듯 보였고, 대체로 버스들은 잔여석 1개, 0개로 아슬아슬하게 승객을 모두 태우는 듯했습니다.

입석 중단 조치가 미리 많이 알려져 있었던 덕분인지 대체 교통수단이 있는 곳들은 상대적으로 혼잡이 덜한 모습을 보이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퇴근길엔 더 길어진 대기 시간에 곳곳에 승강이를 벌이고 탄식을 내뱉는 직장인들이 많았습니다.

▲ 퇴근길 버스 탑승을 위해 줄 선 시민들의 모습./사진=연합뉴스.

이미 만석 상태인 버스 여러 대가 정차하지 않고 정류장을 통과하자 허탈해했고, 기다리다 지친 직장인들이 우르르 멈춰 선 버스를 향해 뛰어갔지만, 만석인 탓에 기사가 문을 열어주지 않거나 "오늘부터 입석 금지"라고 큰 소리로 안내해 한숨을 내뱉었습니다.

일부는 "서서 가면 안 되느냐"고 기사와 승강이를 벌이기도 했지만 소용없었습니다.

▲ 입석 금지가 적힌 경기 버스./사진=연합뉴스.

안전을 생각하면 준법 운행은 당연하지만, 대책 없이 무작정 시행돼버린 조치가 황당하기 그지없습니다.

대중교통을 이용해 장거리 출퇴근하는 직장인들뿐 아니라 자차로 출퇴근하는 이들도 교통체증으로 가뜩이나 고생인데, 무조건적인 증차가 최선의 답인지도 의문입니다.

버스 안 ‘콩나물시루’의 아슬아슬함이 도로 위 광범위한 아찔함으로 번지진 않을까요.

적어도 실제 승객들의 불편과 혼란을 줄이고자 했다면 이들의 일상을 헤치지 않기 위해 좀 더 세심했어야 하지 않나 싶습니다.

‘운이 좋아 두 대만 보내고 탔네’ ‘30분씩 기다리는 게 일상 아닙니까’

▲ KD운송그룹의 경기지역 14개 버스업체가 광역버스 입석 승차를 중단한 18일 경기도 성남시의 한 버스정류장에서 운행 중인 버스에 이 표시되어 있다./사진=연합뉴스.

우리는 먹고살아야 해서, 기어이 출퇴근이라는 아쉬운 일을 해야 하니까 어쩔 수 없이 또 적응하면 됩니까.

안전과 일상의 질을 이런 식으로 깎아서야 하겠습니까.

다가오는 월요일 출퇴근길, 모두 무탈하시길 바랍니다.

/노유진 기자 yes_ujin@incheon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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