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18 러시아 월드컵에 출전한 대한민국과 스웨덴의 첫 경기 당시 인천 남구 제물포역 북광장에 모인 붉은악마와 인천시민들이 거리응원을 펼치는 모습. 인천일보DB

이태원 참사 이후 카타르 월드컵 거리응원을 하지 않기로 내부 방침을 세웠던 대한민국 축구대표팀 응원단 붉은악마가 이를 추진한다고 공식 발표했다.

붉은악마 서울지부는 19일 대한축구협회를 통해 “월드컵 거리 응원을 서울 광화문 광장에서 추진하기로 했다. 이번 결정까지 내부적으로 숱한 고민이 있었다. 이태원 참사로 인한 큰 슬픔이 가시기도 전에 수많은 사람이 모이는 행사를 개최하는 게 적절하지 않다고 처음에 판단했다. 이후 여러 차례 회의를 진행하며 우리만의 방식으로 진정한 위로와 추모를 건네는 것이 더 옳은 길이라 생각을 바꾸게 됐다. 기존 결정을 번복하는 데 따른 부담도 있었다. 국민 여러분, 축구 팬들께 혼선을 드려 죄송하다”고 전했다.

지난 17일 서울시에 광화문광장 사용 허가를 신청했고 현재 승인을 기다리고 있는 붉은악마는 “아픔과 슬픔을 기억하면서 모두에게 작은 위로가 되도록 더 안전하고, 더 진심으로, 더 큰 목소리로 '대∼한민국!'을 외치고자 한다”고 덧붙였다.

이어 “우리의 상징과도 같은 광장에서 어제의 슬픔을 오늘의 함성과 환희로 치유하는 순간을 만들고자 한다. 카타르에 가있는 우리 선수단을 향한 응원 이상으로, 너와 나 그리고 우리 모두를 응원하는 시간을 만들고자 한다. 국민 여러분 다시 거리로, 광장으로 나와 주십시오”라고 호소했다.

한편, 붉은악마는 광장 사용 허가가 나면 대표팀의 월드컵 조별리그 경기가 예정된 24일과 28일, 12월 2일에 광화문광장에서 거리 응원을 펼칠 계획이다.

서울시는 다음 주 중 광화문광장자문단 심의를 거쳐 승인 여부를 결정할 계획이다.

시 내부 규정에 따르면 ▲ 광장 면적 557㎡ 이상 점유 ▲ 사흘 이상 동일한 성격의 행사 ▲ 소음이 144데시벨(㏈) 이상이면 자문단 심의를 거쳐야 한다.

앞서 대한축구협회가 추진하던 월드컵 거리 응원은 최근 이태원 참사 여파로 취소된 바 있다.

/이종만 기자 malema@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