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23년 수능 필적확인 문구./사진=연합뉴스.

17일 치러진 2023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 응시생 필적 확인 문구는 시인이자 독립운동가 한용운의 시 '나의 꿈' 중 '나의 꿈은 맑은 바람이 되어서'였다.

지난 2005학년 수능에서 대규모 부정행위가 적발된 후 수능 출제기관인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은 이듬해 2006학년도 수능부터 필적 확인 문구를 매 교시 답안지에 적도록 하고 있다.

수능 필적 확인 문구는 부정행위 방지 효과 외에도 매해 따뜻한 문구로 수험생 마음을 다독여줘 주목을 받았다.

2006학년도 6월 모의평가 때 도입된 첫 필적 확인 문구는 윤동주의 시인 '서시' 중 '하늘을 우러러 한 점 부끄럼 없기를'이었다.

지난해 2022학년도 수능에선 수녀인 이해인 시인의 시 '작은 노래2' 중 '넓은 하늘로의 비상을 꿈꾸며'가 제시됐다.

올해 수능 필적 확인 문구는 한용운의 '나의 꿈' 중 '당신이 여름날에 더위를 못 이기어 낮잠을 자거든 나의 꿈은 맑은 바람이 되어서 당신의 주위에 떠돌겠습니다' 부분을 활용했다.

역대 대학수학능력시험 필적확인 문구

 

▶2006학년도: ‘흙에서 자란 내 마음 파란 하늘빛’ (정지용의 ‘향수’)

▶2007학년도: ‘넓은 벌 동쪽 끝으로’ (정지용의 ‘향수’)

▶2008학년도: ‘손금에 맑은 강물이 흐르고’ (윤동주의 ‘소년’)

▶2009학년도: ‘이 많은 별빛이 내린 언덕 위에’ (윤동주의 ‘별 헤는 밤’)

▶2010학년도: ‘맑은 강물처럼 조용하고 은근하며’ (유안진의 ‘지란지교를 꿈꾸며’)

▶2011학년도: ‘날마다 새로우며 깊어지며 넓어진다’ (정채봉의 ‘첫 마음’)

▶2012학년도: ‘진실로 내가 그대를 사랑하는 까닭은’ (황동규의 ‘즐거운 편지’)

▶2013학년도: ‘맑은 햇빛으로 반짝반짝 물들이며’ (정한모의 ‘가을에’)

▶2014학년도: ‘꽃초롱 불 밝히듯 눈을 밝힐까’ (박정만의 ‘작은 연가’)

▶2015학년도: ‘햇살도 둥글둥글하게 뭉치는 맑은 날’ (문태주의 ‘돌의 배’)

▶2016학년도: ‘넓음과 깊음을 가슴에 채우며’ (주요한의 ‘청년이여 노래하라’)

▶2017학년도: ‘흙에서 자란 내 마음 파란 하늘빛’ (정지용의 ‘향수’)

▶2018학년도: ‘큰 바다 넓은 하늘을 우리는 가졌노라’ (김영랑의 ‘바다로 가자’)

▶2019학년도: ‘그대만큼 사랑스러운 사람을 본 일이 없다’ (김남조의 ‘편지’)

▶2020학년도: ‘너무 맑고 초롱한 그중 하나 별이여’ (박두진의 ‘별밭에 누워’)

▶2021학년도: ‘많고 많은 사람 중에 그대 한 사람’ (나태주의 ‘들길을 걸으며’)

▶2022학년도: ‘넓은 하늘로의 비상을 꿈꾸며’ (이해인의 ‘작은 노래’)

▶2023학년도: ‘나의 꿈은 맑은 바람이 되어서’ (한용운의 ‘나의 꿈’)

/노유진 기자 yes_ujin@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