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가 내리고 찬 공기가 겨울을 재촉하는 분위기이다. 연말을 앞두고 이곳저곳에서 이웃돕기 손길이 분주하다. 지난 8일 학산나눔재단이 주관해 인천연탄은행과 인천교통공사가 연탄 배달봉사에 나섰다. 이날 미추홀구 학익동 일대 고령자 거주 10가구에 2000장의 연탄이 전달됐다. 연탄 한 장 한 장에 공사 직원 30여명의 자원봉사 온기도 함께 실었다. 원자재 값의 상승으로 연탄 도매가격이 지난해에 비해 10%이상 치솟아 한 장당 850원에 이른 상황에서 후원금 기탁도 확대돼야 할 상황에 놓였다. 다행히 올해 인천연탄은행에는 연탄을 기부하거나 자원봉사에 나서겠다는 문의가 대폭 늘었다고 한다.

인천 원도심 지역에는 아직 연탄을 난방연료로 사용하는 1000여 가구가 살고 있다. 대부분 경제적으로 어려운 취약계층으로 이들에게는 이웃의 온정이 생활의 위로가 될 것이다. 우리 사회는 보이지 않는 곳에서 봉사와 희생의 정신을 실천하는 평범한 시민들이 있어 희망을 나누지만 사회지도층의 '노블레스 오블리주'는 미흡해 보인다. 더욱이 당리당략에 움직이는 정치적 현장에서 시대의 화합과 질서를 기대할 수는 없다. 사회통합도 어렵다.

이미 우리 사회는 이념, 지역, 세대, 노사, 빈부 갈등 등으로 지역사회공동체마저 구심점을 잃었다. 그러나 노블레스 오블리주, 자원봉사는 사회 갈등을 완화하고 소외된 이웃을 포용하는 수단임에 틀림없다. 나눔경영이 기업의 사회적 책임으로 인식되는 ESG 경영활동도 기업 가치로 나타나는 시대이다. 경제 침체기이지만 기업의 나눔과 배려문화가 건강한 사회 구축의 자산으로 인식된다.

일년내내 봉사의 온정을 펼치는 곳도 많다. 부평종합시장의 1000원 점심 '기운차림식당'은 외부 기부를 받아 형편이 어려운 노점상, 어르신들에게 따뜻한 밥상을 내놓고 있다. 초겨울 문턱에서 지역 기관·단체, 기업의 자원봉사 활동이 기지개를 폈다. 정치 지도자들의 이해관계와 반대급부를 초월한 노블레스 오블리주를 기대한다. 보훈·다문화가정 지원, 쌀 기부, 제빵봉사, 배식봉사, 연탄배달, 김장봉사 등 취약계층을 돕는 손길이 더욱 분주하길 바란다. 배려와 나눔은 공존의 원동력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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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에서] 칼바람을 뚫고 퍼지는 따뜻한 손길 8일 오후 2시쯤 방문한 인천 미추홀구 학익동 일원.학산나눔재단의 주관으로 인천연탄은행과 인천교통공사가 함께한 연탄봉사를 위해 30여명의 사람이 모였다. 배달 거리가 꽤 있는 탓에 봉사자들은 등에 4㎏짜리 연탄을 4개씩 짊어지고 창고로 향했다. 연탄이 떨어지지 않도록 상체를 살짝 앞으로 숙이다 보니 16㎏의 연탄 무게가 꽤나 묵직해 앓는 소리도 나왔다. 하지만 봉사원들은 곧 봉사를 즐기기로 한 듯 구슬땀을 흘리면서도 노래를 흥얼거렸다. 군데군데 웃음이 터져 나왔고, 연탄이 쌓이는 연탄 창고를 보는 어르신들의 얼굴에도 웃음꽃이 퍼졌다 “연탄 무겁지만 뿌듯” 따뜻함 전하는 마음 늘었다 “연탄 한 장에 4㎏이 좀 안 된다고 하던데 4장을 한꺼번에 가져가니까 꽤 무겁네요. 그래도 웃는 어르신들을 보니 기분이 좋네요.”8일 오후 2시쯤 인천 미추홀구 학익동 일원.등에 연탄 4장을 짊어지고 연탄 창고로 향하는 김달신(51)씨 얼굴이 점점 빨갛게 달아올랐다.연탄 배달 봉사자들은 연탄이 떨어지지 않도록 상체를 앞으로 살짝 숙이면서 창고 쪽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꽤 묵직한 연탄 무게 탓인지 가쁜 숨을 내쉬는 이들도 눈에 띄었다.학산나눔재단 주관으로 인천연탄은행과 인천교통공사가 함께한 연탄 배달 봉사에는 공사 직원 30여명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