썰물밀물

도시개발로 인해 인천지역 근대 건축물들이 시나브로 사라져 간다. 개항·식민·분단 시기 애환을 간직한 문화유산들이 점차 가치를 잃고 역사 너머로 잊혀진다. 1883년 개항 이후 세계인들이 몰려들어 상점·은행·주택·학교 등의 서양 문물 태동지로 잘 알려진 곳이지만, 지금은 그 빛을 바래고 있다. 그래도 구체적·체계적인 관리로 문화유산 자격을 인정받은 건물들을 잘 보존해야 함은 누구나 아는 사실이다.

일별해도 아직도 인천에 멸실되지 않은 문화재급 근대 건축물은 수두룩하다. 인천부청사(현재의 중구청)·인천우체국·인천세관 창고·송현배수지·홍예문·답동성당·강화성당·창영초교·영화초교·일본 제1은행 인천지점·공화춘·제물포구락부 등 수십 군데에 달한다.

이 중 실제로 1896년 세워졌다고 알려진 인천 최초의 공립소학교인 창영초교(동구 우각로)를 살펴보자. 조선 민중의 교육열과 자립 열망이 집약된 곳으로 이름을 떨쳤다. 당시부터 이 학교 출신 유명 인사가 즐비할 정도다. 인천공립소학교는 1906년 공포된 '보통학교령'에 따라 이듬해 인천공립보통학교로 바꿔 다시 개교했다. 유일한 조선인만을 위한 학교였다. 창영초교는 보통학교로 바뀐 1907년을 개교연도로 삼는다.

창영초교는 인천지역 3.1운동의 발상지로도 유명하다. 3월1일 격문을 뿌리고 만세를 외치며 시내로 진출한 학생들은 파업·동맹철시·일제 통신선 파괴와 통치시설 습격 등으로 3.1독립운동을 이끌었다. 그러자 일본인 교장과 교사들은 강제 휴교를 단행하고 학생들을 처벌했지만, 오히려 대다수 학생은 비정기 간행물을 발행해 유포하는 등 더 가열차게 항일운동에 나섰다. 일제는 3.1운동의 온상이라는 책임을 물어 당장 인천공립보통학교 인원을 줄였음에도 그 규모는 계속 커져만 갔다고 한다.

그런데 창영초교가 다른 데로 이전할 수 있다는 소식이다. 인천시교육청은 창영초를 오는 2026년 아파트 입주를 시작하는 송림동 금송 재개발 정비사업 구역 내 초등학교 부지로 옮기고, 창영초를 리모델링해 여자중학교로 만들겠다는 계획을 세웠다. 동구에 여중이 없어 학생들이 중구나 미추홀구 등으로 먼거리 통학의 불편을 겪고 있기 때문이라고 한다.

창영초엔 인천시 문화재로 지정된 옛 교사(校舍)가 보존 중이어서, 학교 건물을 고치려면 시 문화재심의위원회를 통과해야 한다. 그렇다곤 해도 역사성과 장소성 등을 무시한 채 이전을 강행하려는 시교육청의 처사엔 무리가 따른다는 지적이다. 남녀 공학인 화도진중을 여중으로 전환하거나 옛 동부경찰서 용지를 따로 매입해 여중을 설립하는 방안을 적극 검토해 역사의 산실인 창영초교를 그대로 존치하면 어떨까.

▲ 이문일 논설위원.

/이문일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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