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북성포구 파시, 2011년.

북성포구는 한때 싱싱한 꽃게와 새우 등을 사러 오는 사람들로 인산인해를 이뤘던 곳이다. 바다에서 갓 잡아 올린 해산물을 고깃배 선상에서 흥정하고 거래하는 광경이 늘 펼쳐졌다. 이른바 '선상 파시(波市)'는 도심 속에서 보기 드문 재미난 구경거리가 되었다. 생선을 사지 않더라도 일부러 구경삼아 포구에 오는 사람들이 많았다. 싱싱한 횟감과 생선을 값싸게 살 수 있고 비릿한 바닷바람도 쐬니 발걸음이 늘 이어졌다.

제철을 만난 싱싱한 해산물이 미처 육지로 올라오기 전, 선박이 엔진을 끄자마자 사람들은 배 위로 서둘러 올라갔다. 선상 위에서 사고파는 바다 위 파시는 북성포구를 더욱 유명하게 만들었다. 전국적으로도 그 전통이 남아있는 곳이 드물기 때문이다. 하지만 인천에서 유일하게 열리던 북성포구 파시가 최근에 그 힘을 점차 잃어가고 있다.

근래의 어족자원이 줄어들면서 파시도 시들하다. 싱싱한 생선과 활기찬 파시를 기대하고 이곳을 찾던 사람들의 발걸음도 예전만 못하다. 올해 1월 인천해수청은 찬반의 논란이 있었음에도 북성포구 일대 공유수면 약 7만6000여㎡를 매립하는 '북성포구 준설토 투기장 호안 축조공사'를 준공했다. 여기에 도로와 공원, 주차장 등 방문객들의 편의시설을 조성해 포구를 활성화할 방침이었다.

하지만 매립 1년이 다 되어 가는 지금, 동구와 중구가 서로 어항구 지정 비율을 놓고 입장 차이를 보이면서 방문객들을 위한 편의시설 공사가 장기간 지연되고 있다. 그 사이 북성포구로 들어오는 배는 그 수가 현저하게 줄었다. 배가 줄어들자 파시도 그 힘을 잃어가고 있다. 인천이 소중하게 가꾸고 보전해야 할 특별한 전통이 곧 사라질 위기에 처한 것이다. 행정당국은 조속히 갈등을 해소하고 당사자들의 합의를 이끌어 내도록 힘써야 한다. 그것이 파시와 북성포구를 살리는 방법이자 인천의 전통가치를 보전하는 유일한 길이기 때문이다.

▲ 김성환 포토저널리스트.
▲ 김성환 포토저널리스트.

/김성환 포토저널리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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