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월까지 762억규모 적발 '中 60%'
봉쇄·해제 반복 틈타 컨단위 밀수
세관 “끝까지 추적해 가중 처벌”
▲ 컨테이너가 들어찬 인천신항의 모습./사진제공=인천항만공사
▲ 컨테이너가 들어찬 인천신항의 모습./사진제공=인천항만공사

'일반기계'라고 세관에 신고한 컨테이너가 지난 8월 인천항에 도착해 열어보니 기계 대신, 온갖 명품 브랜드 로고가 박힌 가방, 의류, 선글라스, 신발 등이 쏟아져 나왔다. 모두 중국에서 넘어온 가품들로 그 수가 2만5000점에 달했다.

지난달에는 캠핑용품이라고 신고한 컨테이너에 역시 위조 명품 가방과 신발 그리고 전기제품들이 16t이나 들어 있었다.

중국의 코로나19 봉쇄 조치로 억눌려 있던 위조 명품과 담배 등 밀수 손길이 최근 들어 인천공항만에서 대형으로 적발되고 있다.

중국 내 물류 이동 제한으로 활동할 수 없었던 밀수업자들이 주요 도시 봉쇄와 해제가 반복되는 틈을 이용해 그동안의 손해를 만회하겠다며 밀수품들을 대형 컨테이너에 실어 인천으로 보내는 대담한 수법을 벌이는 것이다.

인천본부세관은 14일부터 내년 2월21일까지 100일 동안 '백일짝전(100일간 짝퉁과의 전쟁)'을 벌이기로 했다.

중국발 가품 등의 밀반입이 FCL(컨테이너 1개를 단위로 해서 수송되는 대량화물) 단위로 대형화되는 등 인천공항만을 통한 불법 수입 정도가 일정 수준을 넘어섰다고 인천세관은 판단하고 있다.

실제로 '인천공항만 불법 부정무역 단속 현황' 자료를 살펴보면 의류, 운동용품, 시계 등 품목별로 올해 들어 9월까지 단속 건수는 모두 72건, 금액으로 따지면 762억원에 이르는데 이는 전년 같은 기간과 비교해 건수로는 47건, 금액으로는 3억원 가량 높은 수준이다. 올해 밀수 품목 중 60%가 중국에서 넘어온 것들이다.

이번 '백일짝전' 주요 단속 대상은 ▲상표권, 저작권 등 지식재산권을 침해한 의류, 가방, 신발, 완구, 캐릭터 용품 ▲국민건강과 안전에 직결된 위조담배, 불법의약품, 자동차부품, 베어링 등 산업용품 ▲고세율의 고춧가루, 팥, 양파, 버섯, 어패류 등 농수산물 등이다.

인천세관 관계자는 “밀수입 총책, 자금책, 통관책, 유통책 등을 끝까지 추적해 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상 '밀수 단체 또는 집단구성' 혐의를 적용하는 등 처벌을 강화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김원진 기자 kwj7991@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