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일 오후 2시쯤 방문한 인천 미추홀구 학익동 일원.
학산나눔재단의 주관으로 인천연탄은행과 인천교통공사가 함께한 연탄봉사를 위해 30여명의 사람이 모였다. 배달 거리가 꽤 있는 탓에 봉사자들은 등에 4㎏짜리 연탄을 4개씩 짊어지고 창고로 향했다. 연탄이 떨어지지 않도록 상체를 살짝 앞으로 숙이다 보니 16㎏의 연탄 무게가 꽤나 묵직해 앓는 소리도 나왔다. 하지만 봉사원들은 곧 봉사를 즐기기로 한 듯 구슬땀을 흘리면서도 노래를 흥얼거렸다. 군데군데 웃음이 터져 나왔고, 연탄이 쌓이는 연탄 창고를 보는 어르신들의 얼굴에도 웃음꽃이 퍼졌다.
11월부터 시작된 올겨울 연탄봉사.
인천연탄은행은 지난해와 달리 올해 봉사 문의가 2~3배가량 늘었다고 설명했다. 지난해는 사적모임 인원 제한 등 사회적 거리두기 지침 탓에 봉사가 뚝 끊기면서 어르신들에게 연탄을 배달할 수가 없었다. 통상 4회 정도 연탄이 배달돼야 어르신들이 겨울을 날 수 있는데 4회 배달은 불가능했고, 최소 2번은 배달해야 한다는 생각에 인천연탄은행 직원들이 직접 연탄을 배달했단다.
올해도 상황이 비슷하면 어쩌나 걱정했으나 연이어 들어오는 봉사 문의에 정성훈 인천연탄은행 대표의 얼굴에도 옅은 웃음이 보였다. 정 대표는 “코로나 시기에도 마스크를 쓰고 소독제를 뿌리며 함께 해 준 감사한 봉사원들이 있었다”며 “바쁜 일상에 치이면서도 댓가없이 땀 흘려 봉사해주는 이들 덕에 어르신들이 건강하게 겨울을 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감염병 장기화 속에 경제 상황도 좋지 않다.
매서운 칼바람이 부는 겨울이지만 선뜻 마음을 나눠주는 이들 덕에 지역 곳곳에서 따뜻함이 느껴진다. 올 겨울 역시 매서운 한파가 예고됐지만, 우리 공동체가 함께 이겨내길 바란다.
/전민영 사회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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