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공청사복합개발사업 부지
중구 신흥동 일대 25호 방치

주민들 “우범지대 가능성 커”
철저한 범죄 예방장치 요청

구 “이달 철거 진행 우려 해소”
▲ 지난 2일 밤 찾은 인천 중구 신흥동 일대. 빈집들이 즐비한 가운데 주민들 사이에서 우범지대화 우려가 나온다.
▲ 지난 2일 밤 찾은 인천 중구 신흥동 일대. 빈집들이 즐비한 가운데 주민들 사이에서 우범지대화 우려가 나온다.

지난 2일 오후 9시 인천 중구 신흥동1가 79번지 일대.

철거가 예정된 빈집 25곳이 모여 있는 이곳은 유동인구가 있었던 낮과 다르게 고요한 적막이 흐른다.

가로등이 길목마다 설치돼 있지만 인근 주민들은 되도록 밤에는 이 부근을 지나지 않는다고 입을 모은다.

40대 주민 A씨는 “밤에는 굳이 이 길을 다니지 않고 큰길로 가려고 한다”라며 “아무래도 재건축 예정인 빈집들이 많으니 우범지대 가능성도 높고 왠지 으스스한 기분이 든다”고 털어놨다.

중구 신흥동 주민들이 우범지대화가 진행 중인 지역 내 빈집촌에 우려의 시선을 보내고 있다.

7일 구에 따르면 해당 지역은 신흥동 공공청사 복합개발사업 대상 부지로 이달 중 철거가 계획돼 있다.

구와 한국토지주택공사(LH)는 총사업비 547억원을 투입해 이 부지에 신흥·답동 행정복지센터와 행복주택 190세대 등을 조성할 예정이다.

하지만 개발 사업 특성상 철거에서 착공까지 오랜 시간이 소요된다는 점을 고려해 우범지대화를 막기 위한 철저한 안전 조치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상황이 이렇자 지난달 21일 한 주민이 “딸을 가진 부모로서 밤길이 무섭다”며 신속한 조치를 요구하는 시민청원을 제기하기도 했다.

이에 대해 구 관계자는 “매입이 완료된 빈집에 시건장치를 다는 등 관리하고 있다”라며 “이달 철거가 진행되면 주민 우려가 일부 해소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빈집촌 우범지대화는 이 지역만의 문제가 아니다.

2020년 기준 인천지역 빈집은 모두 3665호에 달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특히 미추홀구(857호)와 중구(696호), 부평구(652호), 동구(554호) 등 원도심에 전체 빈집의 75.2%가 쏠려 있는 상황이다.

인천시 관계자는 “빈집 정비 지원 사업을 통해 철거와 개량비 지원뿐 아니라 안전 조치비 명목으로 최대 500만원까지 지원이 가능하다”라며 “지자체별로 시건장치와 지붕 그물망 설치 등으로 안전 관리를 하고 있다”고 밝혔다.

/박해윤 기자 yun@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