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재석 경기본사 사회2부장<br>
▲ 정재석 경기본사 사회2부장

이태원 참사로 경기도를 비롯한 전국 지방의원 나리들이 계획했던 해외연수를 줄줄이 취소했다. 지난주 각 지방의회가 앞다퉈 연수를 취소한다는 뉴스가 이어졌다. '자진신고'가 있기 전까지 이렇게 많은 의원 나리가 해외연수를 가는 줄 가늠조차 못 했다. 한마디로 요약하면 모두 '추모동참'을 취소 이유로 댔다. '외유성 해외연수 논란'이라는 시민의 따가운 눈총도 아랑곳하지 않고 세웠던 계획이었다.

속내는 취소라기보다는 연기가 아닐까 싶다. 먼저 다녀온 다른 지방의원이나 동료의원을 부러워하면서 말이다. 국민적 관심이 조금 소원해지면 눈치 보면서 다시 해외로 나가겠다는 심산이겠지만, 간만에 기분 전환하려다 발목이 잡힌 모양새다.

지방의원들이 계획했던 연수 장소는 국내 제주도는 물론 가까운 일본부터 아시아, 북유럽 등 세계 각국이 망라돼 있다. 독일과 체코, 스위스, 이탈리아, 튀르기예 등 평소 내 돈으로 가보기 힘든 국가가 즐비하다.

코로나19 팬데믹으로 3년 동안 해외에 나가지 못하다가 최근 빗장이 풀리면서 지방의원들의 해외연수 러시가 시작됐다. 지방의원들은 환율·고유가·물가 등 심상찮은 경제 상황과 서민 생활의 어려움 등은 남의 일인가 보다. 작게는 몇천만 원에서 억대가 넘어가는 비용을 제 돈처럼 펑펑 써대니 말이다.

이 돈은 사회 초년생이 된 청년부터 폐지를 줍는 어르신까지 국민이 국가와 지방정부에 낸 소중한 혈세다. 물론 일부 지방의회는 경제 사정 등을 고려해 자진 반납하기도 했다.

지방의원들은 내실 있는 준비를 통해 해외연수의 취지를 제대로 이행하는 것이 지역 발전에 도움이 될 것이라는 반론을 편다. 하지만 지방선거가 부활한 30년 넘게 '세금 관광', '외유성 연수' 등 예산 낭비라는 비판이 늘 따라다녔다. 그 때문에 지방의회에 대한 시민의 불신은 팽배하다. 심지어 지방의회 무용론까지 나온다. 이번에 의정활동을 시작한 지 4개월밖에 안 된 초선 의원들도 벌써 해외연수를 의정활동의 당연한 보상처럼 여기는 등 세금으로 관광 가는 일이 되풀이하고 있다.

해외연수에 공무는 찾기 어렵고 여행에 공무를 끼워 넣는 식의 폐해가 반복되는 것이다. 긍정적인 면을 굳이 찾자면 지방의원의 역량 강화를 위한 진정한 교육은 긍정적인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해외연수도 마찬가지다.

문제는 매년 해외연수를 다녀오더라도 지방의원이 어떤 의정활동을 했는지, 또 어떤 성과를 냈는지 등 긍정적인 이야기를 거의 찾을 수 없다는 데에 있다. 또한 해외에 나가 술판을 벌여 추태 부리고 폭행 범죄를 저지르는 등 눈살을 찌푸리게 하는 자질 문제도 이야기하지 않을 수 없다.

이제는 이런 폐단을 근본적으로 차단하는 데 모두 동참하고 노력해야 한다. 지방의원의 국내외 연수가 지방의회와 의원에 대한 부정적 인식을 확산시키고 지방의회 존폐 논란까지 초래하는 것은 그 계획과 집행 과정이 투명하지 않기 때문이다. 많은 지방의회는 국내외 연수 복귀 후 보고서를 작성하지 않는다. 관련 조례가 없다는 이유에서다.

한마디로 현재의 국내외 연수 체계는 너무 쉽게 갈 수 있도록 설계돼 있다. 국내외 연수의 계획단계부터 인원과 비용, 목적, 프로그램 내용 등을 투명하게 공개하고 연수를 다녀온 지방의원은 반드시 보고서를 작성해 시민으로부터 평가받도록 해야 한다. 동시에 시민의 지방의회 참여가 확대돼야 한다.

/정재석 경기본사 사회2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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