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공항 이전 5년째 반발서
서부권, 찬성 여론 급등세로

道 비용대비편익 2.36 도출
경제성 4배 이상 높은 수치
2030년 항공수요 등 타당성

응답자 73.7%가 잘 몰라
정보공개·홍보 등 선행 과제

인천일보 여론조사 결과를 통해 '경기국제공항'을 바라보는 화성지역 민심의 변화가 확인됐다. 국제공항 건설을 공감하는 전체 비율은 물론, 화성 서부권 여론이 역대 여론조사 가운데 최고치를 기록했다. 정치권 공약에 대한 기대감, 지역 불균형에 대한 불만 등이 시민들의 선택에 영향을 준 것으로 분석된다. 하지만 국제공항 추진 상황을 판단하는 인식률이 현저히 떨어지는 문제나, 소음피해 등 극명한 반대 원인은 향후 관계 지방자치단체 등이 풀어야 할 최대 과제가 될 전망이다.

 

▲과반 '찬성'…서부권도 절반 가까워

인천일보의 '화성시 지역 현안' 여론조사는 화성시민 1002명, 4개 권역을 대상으로 했다. 그 결과 '지역 내 경기국제공항 건설을 지지한다'에 54.2%가 응답했다. 절반 넘는 시민은 국제공항을 원한다는 것이다. 특히 '서부권' 여론이 주목된다.

1권역, 2권역, 3권역의 경우 화성시 '동부권'으로 구분된다. 이 권역에 있는 지역 중 일부는 현 군공항 소음피해 반경에 들어가고, 택지개발 인구 유입 등으로 국제공항 건설에 우호적인 성향이라고 알려졌다. 그러나 4권역에 해당하는 서부권은 이야기가 완전히 다른 곳이었다.

2017년 2월 국방부가 군공항 이전 사업 예비이전후보지로 우정읍 일대 간척지 화옹지구를 선정한 이후 시민들의 반발이 5년여째 이어지는 상태다. 국제공항 역시 서부권 시민들 사이에서는 곱지 않은 시각이 팽배했다. 실제 각 언론의 여론조사 추이를 참고하면, 동부권과 달리 서부권은 찬성 여론이 30%대를 맴돌거나 40% 초반대에 형성돼있었다.

하지만 이번 여론조사에선 서부권 국제공항 건설 지지 응답이 49.6%로 나타났다. 지지하지 않는 응답 비율은 50.4%로, 국제공항 찬성·반대 여론이 비등한 수준으로 형성됐다고 볼 수 있다. 4권역은 선거구가 '화성시갑' 등으로 구분돼있는데, 이쪽 정치인들도 군공항 및 국제공항을 전면 반대해왔다. 인천일보는 객관성을 높이기 위해 모든 권역을 조사 대상에 포함했으며, 4권역 응답자가 가장 많았다.

경기 남부에 국제공항을 건설하자는 제안은 2020년 들어 관심도가 급증했다. 당시 수원·화성을 비롯한 경기 남부 8개 지역에 있는 일부 시민단체와 상공회의소가 정부에 공식 건의했고, 정치권도 가세했다. 엄청난 인구와 기업이 밀집했음에도 공항이 하나도 없다는 이유다. 국제공항 건설은 군공항 이전과 함께 '시너지(상승효과)'를 낸다는 게 기정사실화돼있다.

2018년 경기도 산하 경기주택도시공사(사명변경)가 화옹지구에 국제공항 건설을 가정, 실시한 연구에서 비용대비편익(B/C)이 2.36으로 도출됐다. 이 수치는 공항건설 경제성을 가늠하는 기준치인 0.5보다 4배 이상 높다. 항공수요가 충분한 데다, 군공항 활주로 병행 등을 통한 건설비용 절감 등 기대 요소가 적용됐다. 지난해 수원시 의뢰로 아주대학교 산학협력단이 실시한 용역에서도 B/C값이 2.043으로 높게 분석됐으며, 2030년 874만 항공수요 예측 등 각종 타당성이 드러났다.

 

▲지역 불균형 '설움' 여전해

그동안 화성 동·서부권에서 경기국제공항 건설을 요구한 시민들은 '지역 발전'을 강력한 배경으로 꼽았다. 화성시는 완성도가 높은 동탄 신도시를 제외하곤 지역마다 시민 생활 편의를 위한 개발이 되지 않고 있다거나, 기반시설이 부족하다는 등의 불만이 끊이지 않았다. 인천일보 여론조사는 시민들의 이런 고충을 그대로 보여주는 데이터였다. 실제 화성시 동·서부 간의 균형발전에 대한 질문에 대해 60.1% 응답자가 '불균형'이라고 답했다. '별로 균형발전이 되지 않고 있다' 43.6%, '전혀 균형발전이 되지 않고 있다' 16.5% 등이다.

'매우 균형발전 하고 있다'는 고작 6.1%였고, '조금 균형발전 하고 있다' 23.7%를 합쳐 '균형발전'으로 판단한 응답 비율은 29.8%에 그쳤다. '모름·무응답'은 10.1%다. 권역별로 부정적으로 응답한 비율을 보면, 군공항 개발규제가 존재하는 3권역(73.5%)과 중심에서 벗어난 서부권(67.3%)에 몰려있다.

'국제공항이 미치는 지역경제 발전'에 대한 생각에서 긍정적으로 답한 응답자는 55.5%로, 국제공항 건설을 지지한 찬성 여론보다 1.3%p 높다. 일부 시민은 찬·반과 별개로 발전에 대한 기대를 내포하고 있다고 평가할 수 있다.

 

▲10명 중 7명 정부 계획 '몰라'

국토교통부는 지난해 9월 '제6차 공항종합개발계획(2021~2025)'에 '경기 남부 민간공항 건설'을 명시했다. 공항분야 최상위 법정계획에 경기도를 거점으로 한 공항이 반영된 건 처음 있는 일이다. 그러나 이런 사실을 아는지를 묻자, 응답자 73.7%는 '모르고 있다'고 했다. '알고 있다'는 26.3%에 불과했다. 정부 계획에 대해 인지하지도 못한 채 국제공항을 지지한 여론이 과반이 나온 셈이다.

현재 경기도는 김동연 지사의 공약과 정책 의지에 따라 국제공항 건설을 가시화할 방침이다. 아직 구상 단계라 가늠하기 어렵지만, 지금 군공항 문제 해결을 '공론화'로 풀어가고 있는 방향과 유사하게 진행할 가능성이 크다. 이보다 앞서 시민들이 국제공항을 제대로 이해하도록 정보공개와 홍보 등 방안이 선행돼야 할 것으로 보인다.

국제공항 지지를 꺼리는 원인에 무려 52.6% 비율이 '비행기 소음'과 '환경 파괴'를 지목했다는 부분도 각종 우려를 사전에 해소해야 할 필요성을 뒷받침한다. 응답자 11.4%는 정부와 지자체의 계획을 믿을 수 없다는 반응을 내비쳤다.

이번 여론조사는 인천일보가 한길리서치에 의뢰, 지난달 25~26일 이틀간 화성시에 거주하는 만 18세 이상 남·녀를 대상으로 실시했다. 성·연령·지역별 할당과 인구 비율(2022년 9월 말 행정안전부 주민등록인구 기준)로 무작위 추출했으며, 무선 ARS(휴대전화 가상번호 100%)를 활용했다. 표본수는 1002명, 응답률은 7.7%다.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오차범위 ±3.1%p다.

/김현우 기자 kimhw@incheon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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