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장례식장, 친구 조문객 발길
“아직도 믿기지가 않습니다” 눈물

시청 2층에 희생자 합동 분향소
접근성 낮아 시민 방문 어려워
▲ 31일 서울 용산구 이태원 참사현장에서 국립과학수사연구원 및 경찰 관계자들이 합동감식을 하고 있다. /이재민 기자 leejm@incheonilbo.com
▲ 31일 서울 용산구 이태원 참사현장에서 국립과학수사연구원 및 경찰 관계자들이 합동감식을 하고 있다. /이재민 기자 leejm@incheonilbo.com

31일 오후 4시30분쯤 인천 부평세림병원 장례식장. 작은 골목에 위치한 장례식장 주변에선 흐느끼는 울음소리가 들렸다.

이 장례식장에는 지난 29일 밤 서울 이태원에서 발생한 핼러윈 참사로 숨진 인천시민 A(26·여)씨 시신이 안치된 상태다.

장례식장 안쪽에 마련된 A씨 빈소엔 10여개 근조 화환이 놓여 있었고 A씨 친구로 보이는 앳된 얼굴의 조문객들이 연이어 장례식장을 찾았다.

고인에게 마지막 인사를 건네고 나온 조문객들은 울먹이는 듯한 표정을 지으며 쉽사리 발길을 떼지 못했다.

한 조문객은 “아직도 믿기지 않아 안내판에 뜬 영정 사진을 핸드폰에 담았다. 환하게 웃던 그 모습이 그리워서 이제 어떡하느냐”며 눈시울을 붉혔다.

한참 동안 장례식장 주변을 서성이다 어렵사리 발걸음을 돌리는 조문객들도 눈에 띄었다.

앞서 오후 3시쯤 차준택 부평구청장이 빈소를 방문해 유족을 위로했으며 홍순옥 부평구의회 의장 등 구의원들도 잇따라 빈소를 찾았다.

인천시와 부평구는 이날 원활한 장례를 돕기 위해 공무원들을 장례식장에 파견했다.

이들은 11월1일 오전 발인이 끝날 때까지 상주하며 유족들을 보살피고 필요한 것들을 지원할 예정이다.

한편 사상자 303명이 확인된 이태원 참사 이후 인천에도 희생자들을 추모하기 위한 합동분향소가 차려졌으나 서울과 달리 청사 내 꾸려지면서 시민들 발길이 닿지 못하는 상황이다.

시는 이날부터 남동구 구월동 시청 2층 대회의실에서 이태원 참사 희생자 합동분향소를 마련하고 조문을 받기 시작했다.

▲ 31일 인천시청 대회의실에 마련된 '이태원 사고 사망자 합동분향소'를 찾은 인천시의회의원들이 합동 조문 하고 있다. 인천시청 2층 대회의실에 설치된 합동분향소는 오전 9시부터 오후 8시까지 조문객을 맞을 계획이다. 이번 사고로 희생된 사망자를 추모하려는 사람은 누구든지 조문할 수 있다. /양진수 기자 photosmith@incheonilbo.com
▲ 31일 인천시청 대회의실에 마련된 '이태원 사고 사망자 합동분향소'를 찾은 인천시의회의원들이 합동 조문 하고 있다. 인천시청 2층 대회의실에 설치된 합동분향소는 오전 9시부터 오후 8시까지 조문객을 맞을 계획이다. 이번 사고로 희생된 사망자를 추모하려는 사람은 누구든지 조문할 수 있다. /양진수 기자 photosmith@incheonilbo.com

분향소는 11월5일까지 국가 애도 기간으로 지정됨에 따라 추모객을 위해 전국 17개 시·도별로 설치된 것으로, 운영 기간은 상황 종료 때까지다.

첫날 분향소엔 유정복 인천시장과 도성훈 인천시교육감, 허식 인천시의회 의장 등을 비롯한 공무원들 발길이 주를 이뤘다.

이날 오전 11시쯤 방문한 유 시장은 “안전한 인천과 대한민국을 만드는 데 모든 노력을 다하겠다”는 약속을 내놨다.

이후 점심 시간인 오후 1시까지 분향소를 찾아 조문록을 남긴 시민 수는 6명에 그쳤다.

청사 앞 광장에 분향소를 설치한 서울시 등과는 달리 접근성이 떨어지기 때문으로 보이는데, 시는 정부 권고에 맞춰 설치된 만큼 시청 인천애뜰 등 분향소 야외 이전은 고려하지 않고 있다는 입장이다.

홍준호 시 행정국장은 “세월호 참사 때처럼 분향소 운영 기간이 길어질 경우 야외 설치를 검토해볼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날 오후 6시까지 시는 이태원 참사로 사망한 시민 수를 5명으로 집계했다. 주거지가 불명확한 외국인에 대한 신상 파악이 진행되고 있는 만큼 인천 사망자 수가 더 늘어날 수 있다는 전망이다.

▶관련기사 2·4·7면

/김은희·전민영 기자 haru@incheon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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