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라우마 예방 상담·지원 필요
'이태원 핼러윈 압사 참사' 장면을 본 인천시민들이 정신적 고통을 호소하는 가운데 전문가들은 이들의 트라우마(정신적 외상) 예방을 위한 상담과 지원이 필요하다는 조언을 내놓고 있다.
지난 29일 밤 서울 이태원에서 발생한 핼러윈 압사 참사 상황을 담은 영상들이 TV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공개되자 인천시민들 역시 심리적 고통을 호소하고 있다.
인천 영종도에 사는 김민영(49) 영종학부모연대 공동대표는 31일 인천일보와 인터뷰에서 “사람들이 쓰러져 있고 고통을 호소하는 영상을 차마 더 볼 수가 없었다”며 “아무도 도와주지 않는 상황에서 숨쉬기 힘들 정도로 고통받았을 이들을 생각하니 가슴이 저렸다”고 털어놨다.
미추홀구 주안동에 거주하는 이화진(50)씨는 참사 소식을 접하자마자 타지에서 자취하는 대학생 자녀에게 전화를 걸어 안전 여부를 확인했다고 한다.
그는 “이번 참사 희생자가 우리 아이 혹은 아이 친구일 수도 있겠다는 생각에 가슴이 철렁했다”고 전했다.
중구 운서동 주민 최유정(29)씨는 “10여년 전 한 축제에서 사람들이 몰려 무릎이 찢어지고 온몸에 멍이 든 적이 있다”며 “당시 안전요원들이 상황을 정리했는데 이번 이태원 참사에서는 피해자들이 무방비 상태로 고통받았을 것 같아 마음이 아팠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사고 현장에 있었거나 간접적으로 사고 내용을 알게 된 뒤에도 누구나 트라우마를 겪을 수 있다며 전문가와의 상담을 권유했다.
대한신경정신의학회는 전날 성명서를 내고 “이번 참사로 사망한 분들의 유가족과 지인, 부상자와 가족, 목격자, 사고 대응 인력 등을 비롯한 많은 국민들이 큰 충격을 받았을 것으로 예상된다”라며 “피해자들에 대한 심리 치료가 제때 이뤄지지 않으면 트라우마에서 벗어나기가 더 어렵다”고 말했다.
인천시 재난회복심리지원센터 관계자는 “자연적 또는 사회적 재난으로 인한 고통은 잠재 의식과 무의식에 파고들어 오랜 기간 심적 고통을 줄 수 있다”며 “피해자는 물론 가족과 지인, 과거 비슷한 고통을 받은 사람 등 모든 이들에게 심리적 안정을 위한 도움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전민영 기자 jmy@incheon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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