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간은 정해진 추의 움직임처럼 지나간다.

누군가 必然처럼 잠시 멈춘다 해도

잔인하게도 그의 자리를 지나간다.

떨어진 꽃잎 하나,

무수히 밟으며 지나간다네

그 자리 위로 쌓여가는 풍경들만 보여줄 뿐

우리가 사는 세상도 그래서

누군가 피땀 흘린 자리 가

수천, 수만 번 쌓여간 뒤에

값비싼 가격으로 흥정되는 무서운 세상

컨베이어벨트를 따라 지나간다.

 

텅 빈 작업복은 새 임자를 찾아

아무 일 없었다는 듯 그 자릴 감춰버리면

그 백색의 가루 위로 形形色色의 조형물

반해 히트상품으로 지나가는 풍경

마치 아무 일 없었다는 듯

우리가 사는 세상도 그래서

 

동료의 차디찬 마지막 커피 한잔

차마 버릴 수가 없다.

휴식 시간 그의 웃음소리를

더는 들을 수 없다는 것이

거대한 굴뚝에서 나오는 흰 연기 사이로

마지막 변명인지 모를

회색빛 가을하늘

사라져간 그들에 마지막 인사인지도

 
/박용효 시민기자 purunfer@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