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활용 산업 구심점 해내고파…정부·지자체 함께 해주길”

100% 조합원 출자 단지 마련
80%이상 대출 의존…이자 부담

'위험물 취급' 보험 가입 비싸
화재땐 모두 날려…지원 당부

17년간 매년 어려운 이웃 도와
인천 일자리 창출 도움되고파
▲ 지난 2020년 11월 10일 인천 서구 경서동에서 인천자원순환특화단지 준공식이 열렸다. /인천일보DB
▲ 지난 2020년 11월 10일 인천 서구 경서동에서 인천자원순환특화단지 준공식이 열렸다. /인천일보DB

인천 서구 경서동에 자리 잡은 인천자원순환특화단지는 지난 2020년 조합원들의 주도하에 조성됐다. 지금까지 정부와 지자체의 재원을 중심으로 마련된 타 지역 단지와 달리, 인천자원순환특화단지는 전국 최초로 조합원들의 100% 자본을 통해 마련돼 그 의미를 더하고 있다. 지역에서 발생한 폐기물에 대한 재활용 시스템을 구축하고 재활용산업의 경쟁력을 높이고자 마련된 단지는 버려지는 자원인 폐기물에서 고부가가치를 생산하는 것은 물론, 자원 재순환을 통해 친환경 산업으로의 견인차 역할까지 톡톡히 해내고 있다. 최근 연임에 성공하며 조합원들과의 상생을 통해 재활용산업의 성장을 꿈꾸는 김장성 인천자원순환특화단지사업협동조합 이사장을 만나 조합이 걸어온 길과 나아가야 할 길에 대한 이야기를 들어봤다.

 


 

▲ 김장성
▲ 김장성 인천자원순환특화단지사업협동조합 이사장은 "조합원분들이 30년정도 고생하시다가 이제야 제대로 된 작업장 하나를 마련하셨다"면서 "23개사 조합원분들의 노력이 헛되지 않도록 더 좋은 환경에서 작업하고 미래를 그려 나가실 수 있게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땀과 눈물로 … 인천자원순환특화단지 조성

김장성 이사장은 현 조합명이 바뀌기 전인 인천서부환경협동조합 시절부터 함께해왔다. 지난 2004년 이사장 직무대행을 시작으로 단지 조성이라는 조합의 목표를 위해 발로 뛰었다.

“쉽지 않은 시간이었습니다. 정말 우여곡절 끝에 우리 단지를 조성했지요. 그 긴 시간 조합원 모두가 함께 고민하고 묵묵히 버티고 달려와 준 끝에 조합원들의 희생으로 인천자원순환특화단지를 조성할 수 있었다고 생각합니다.”

1995년 설립된 조합은 자원순환시스템 구축을 위해 환경부가 주도하는 국가정책사업인 자원순환특화단지 조성을 목표로 활동해왔다. 단지 조성을 통해 영세업자의 부지조성 어려움을 해소하고 노후화된 시설 정비와 함께 작업장 환경 개선 등이 가능하다고 봤다.

그러나 과정은 녹록지 않았다.

인천항만공사와 부지매입을 놓고 부지 감정평가액에 대한 의견이 갈리면서 갈등을 빚었다. 단지 조성을 추진한 지 8년 만에야 법적 공방과 국회의 중재 끝에 부지 매매계약을 맺을 수 있었다.

김 이사장은 “인천보다 먼저 조성된 부산과 전주 등 다른 지역은 정부와 지자체가 반씩 지원해 단지가 꾸려졌다. 반면 인천은 단지 조성이라는 꿈을 이루기 위해 조합원들의 희생과 헌신을 바탕으로 100% 조합원 출자로 특화단지를 마련했다”며 “전국 어느 특화단지보다 조합원들의 땀과 눈물, 인내로 일궈낸 결실이 큰 곳”이라고 강조했다.

어려운 시기를 똘똘 뭉쳐 이겨낸 조합은 지역사회 나눔 활동에도 적극적이다. 단지 조성에는 조합원들의 희생뿐만 아니라, 지역사회의 관심과 사랑이 원동력이 됐다고 말한다.

“지역사회에 공헌하는 것은 당연하죠. 2005년부터 매월 조합원들과 조금씩 모아 연말이 되면 구청을 통해 어려운 이웃을 돕고 있습니다. 벌써 17년 정도 됐네요. 받은 사랑은 다시 흘려보내야 합니다.”

 

▲ 인천자원순환특화단지 전경. /인천일보DB
▲ 인천자원순환특화단지 전경. /인천일보DB

▲정부와 지자체 지원 절실

햇수로 단지 조성 3년 차를 맞고 있는 조합은 요즘 칼바람이 부는 경제 상황으로 어려움에 직면해있다. 눈물을 머금고 내놓은 전 재산과 담보로 받은 대출 금리는 눈덩이처럼 불어나 조합원들의 삶을 더욱 팍팍하게 만든다. 어렵게 마련한 사업장을 지키기가 여간 쉽지 않다.

“80% 이상이 대출에 의존하고 있어요. 대출에 대한 부담이 점점 커지고 있죠. 그렇게 지키고 있는 사업장에 대한 최소한의 안전망도 없어요. 보험에 가입하고 싶어도 위험물취급업종이라고 보험료가 너무 비싸요. 배보다 배꼽이 더 큰데 가입을 할 수가 없죠. 화재라도 나면 모든 걸 다 날리는 겁니다.”

“실제 얼마 전에 한 사업장에 불이 나서 아직도 제대로 가동을 못 하고 있어요. 같은 폐기물이라도 발화가 잘 되는 것과 아닌 것을 구분해 위험도가 낮은 곳은 보험료도 낮게 해야지요. 보험료가 비싸 자체적으로 감당하기 힘든 부분은 지자체나 정부에서 지원해주면 안심하고 사업을 진행할 수 있지 않을까요? 재활용산업이라는 게 공익적인 차원도 있잖아요. 공공에서 해야 하는 사업을 민간에서 하고 있으니, 정부나 지자체에서 적극적으로 지원하고 응원해 재활용산업이 더 활성화될 수 있도록 힘을 줘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인천자원순환특화단지사업협동조합은 조합원 공동의 이익과 재활용산업 활성화 위해 끊임없이 달려나갈 계획이다.

▲ 김장성 인천자원순환특화단지사업협동조합 이사장이 지난해 중소기업중앙회 환경정책위원장으로 임명됐다. /인천일보DB
▲ 김장성 인천자원순환특화단지사업협동조합 이사장이 지난해 중소기업중앙회 환경정책위원장으로 임명됐다. /인천일보DB

김장성 인천자원순환특화단지사업협동조합 이사장은 “단지 조성이 최고의 숙원사업이었고 최고의 지상과제였다. 그 과제가 풀렸으니 앞으로 공동의 이익을 위한 사업을 개발하려고 한다. 서로 힘을 합쳐 그간 고생에 대한 보답을 받는 일들을 해나가려고 한다”며 “단지 위치상 배달 음식에 의존하는 조합원에게 따뜻한 한 끼라도 해드릴 수 있도록 식당을 마련하고 공방 운영을 통해 기술을 가르쳐 창업을 꾀할 수 있는 방안도 고민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인천자원순환특화단지가 인천지역 재활용산업의 구심점 역할을 해내고 더 나아가 일자리 창출과 지역경제 활성화에 도움이 되고 싶다”면서 “우리 힘으로는 할 수 없다. 중소기업중앙회와 정부, 지자체가 함께 해주길 바란다”고 전했다.

 

/글·사진 곽안나 기자 lucete237@incheon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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