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체부, 전국 순회전 2024년 까지 14곳 진행
보관 등 협업 중요 국공립기관 존재 여부 고려

“인천서 전시가능 공간 있을지 추가 검토할 것”
▲ 겸재 정선 '인왕제색도'(국보 216호)

문화체육관광부가 이건희 전 삼성그룹 회장의 미술 기증품의 전국 순회전을 기획하면서 인천은 제외했다. 공립 미술관이 없다는 이유가 가장 크다.

문체부는 다음 달부터 이건희 컬렉션 지역순회전을 개최한다고 26일 밝혔다.

최근 윤석열 대통령이 “이건희 회장 기증품 문화 향유의 지역 균형을 보장하는 데 노력해 달라”고 주문한 데 따른 것이다.

문체부는 당장 다음 달부터 2024년까지 전국 14군데를 돌기로 결정했다.

정선의 '인왕제색도'와 백자 청화 대나무 무늬 각병 등 명작 50점을 엄선해 선보이는 것으로 올해는 광주지역에 이어 부산·경남지역에서 전시회가 예정돼 있다. 내년에는 대전광역시를 비롯한 7개 지역에서, 2024년에는 제주를 비롯한 3개 지역에서 순회전을 개최할 예정이다.

이중섭 '오줌싸는 아이'를 포함 국보급 주요 기증품을 가깝게 관람할 기회가 경기 지역은 물론 제주도까지 촘촘하게 기획됐으나 인천은 여기서 빠졌다.

문체부는 국립중앙박물관과 국립현대미술관을 중심으로 협력관계에 있는 기관들을 우선 선정하다 보니 그렇다고 설명했다. 이 두 기관이 주도적으로 계획을 세우는 상황인데 인천엔 시립 미술관이 부재하고 네트워크가 형성돼 있지 않다는 것이다.

특히 한 기관당 3개월 정도 전시회가 이어질 예정이라 작품 대여와 보관, 설치 등의 기관 간 협업이 중요하기 때문에 국공립 기관 존재 여부를 가장 먼저 고려했다고 말했다.

결국 인구가 300만명이나 있는 도시에 시립 미술관 하나 없는 불편이 여기서도 발생한 셈이다.

문화체육관광부 관계자는 “인천도 전시가 가능한 공간이 있을지 추가로 검토해 보기는 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2020년 별세한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 유족은 지난해 4월 국보·보물을 비롯한 문화재와 거장의 명작 등 시대와 분야를 망라한 수집품 약 2만 3000점을 국가에 기증했다.

최근 국립중앙박물관이 기증 1주년을 기념해 특별전 '어느 수집가의 초대'를 열었는데 4개월 동안 관람객 23만여 명이 다녀가는 등 반응이 뜨거웠다.

/장지혜·변성원 기자 jjh@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