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시, 투기과열지구 '해제'
대출 한도 완화됐지만 '고금리'
송도 아파트 일부 반토막 거래
연수구민 조정지역 해제 서명
검단 세입자 못 구해 발 동동
▲ 초고가 및 3주택 이상 다주택자 증세를 골자로 한 종합부동산세 개편방안발표 후 첫 주말을 맞은 8일 서울 시내 한 부동산 중개업소에 시세표 등이 게시돼 있다./연합뉴스
▲ 부동산 관련 사진. (위 사진은 아래의 기사와 직접적인 관련이 없습니다)./인천일보DB

정부가 인천 연수구와 남동구, 서구지역 투기과열지구 해제 조치를 내놨지만 정작 시장 분위기는 진정되지 않는 모습이다.

최근 집값 상승이 가팔랐던 3곳 투기과열지구를 해제하되 옹진과 강화를 제외하고 인천 전 지역을 조정대상지역으로 유지한 데다 전반적 경기위축에 원·달러 환율도 1400원을 넘어서는 등 대내외적 악재가 겹친 탓이다.

22일 인천지역 공인중개사사무소들 얘기를 들어보면 송도국제도시엔 아직도 가격을 내린 급매물 행렬이 이어지고 있다. 지난 8월 송도국제도시 A 아파트 전용면적 84㎡ 매물이 5억9000만원(15층)에 거래됐다. 1년 전인 작년 8월에는 같은 전용면적 최고 거래가가 8억7000만원(27층)까지 치고 올라갔던 단지다.

근처 B 아파트 전용면적 84㎡는 지난달 초 6억5000만원(7층)에 거래된 바 있다. 올해 2월 계약된 같은 면적 최고가 12억4500만원(13층)과 비교하면 절반 가까이 떨어진 가격이다.

연수구 한 공인중개사사무소 관계자는 “매매가 10억원 정도 아파트 기준으로 1금융권에서 최대 4억원 조금 안 되게 나오는 현재 대출 상황이 조정대상지역으로 변경되면서 조금 나아질 순 있다”면서도 “문제는 높은 대출 금리다. 연수구가 투기과열지구로 지정되고서도 한동안 집값이 오를 수 있었던 건 비교적 낮은 대출 금리에 구매 심리가 발동한 건데, 지금처럼 환율이 1400원을 넘어서면 앞으로 시장은 더 악화된다는 뜻”이라고 전했다.

'연수구 원도심 재건축 연합회'와 'Gtx-b수인선 범추진위' 등 연수구 주민이 모인 5개 온라인 커뮤니티는 22일부터 연수구 조정대상해제를 요구하는 온라인 서명을 진행하고 있다. 오는 11월말까지 예정된 서명이 마무리되면 이를 국토교통부와 지역 의원들에게 전달한다는 방침이다.

대부분 변동금리를 적용받는 전세시장 상황도 마찬가지로 우울하다.

지난 6월 입주를 시작한 서구 검단신도시 C 아파트 전용면적 85㎡ 전세 매물은 대다수가 2억5000만원으로 맞춰져 있다. 1년 전만 하더라도 주변에 비슷한 크기 아파트 전세가가 3억 중후반대였던 것이 매달 1000만원, 2000만원씩 하방곡선을 그리고 있다. 고금리에 더해 올해만 1만2000여가구가 입주하는 검단신도시에선 공급 과잉까지 맞물려 집주인들이 세입자를 구하지 못해 관련 가격이 떨어지고 있다.

검단신도시 자가는 전세를 주고 부평에서 전세살이 중인 김모(37)씨는 “1년 전 3.74%에 빌렸던 전세대출 금리가 5.58%까지 올랐다. 금리가 앞으로 더 오른다고 하는데 정작 전세 준 내 집 전세금은 떨어져 큰일이다. 갑자기 아이가 생겨 부모님집 근처로 옮긴 거라 2~3년 부평에서 전세를 더 이어가야 하는데 지금과 같으면 집을 팔 수도 남을 수도 없어 걱정”이라고 토로했다.

/김원진 기자 kwj7991@incheon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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