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9일까지 인천 윤아트 갤러리서 전시회
▲ 자신의 작품 앞에 서 있는 김부견 화가.

“작은 집들이 모여 동네를 이루고 나아가 마을과 국가가 된다. 그것들이 모여 또 하나의 세계가 이뤄지고 이제 커다란 우주로까지 발전한다. 집이란 것은 천자문의 집 우(宇), 집 주(宙)에서 보듯 '작은 우주'다.”

'우리 동네'를 주제로 그림을 그리는 김부견 화가에게 집은 '작은 우주'라는 특별한 의미를 지닌다. 그가 인천 중구 개항장에 있는 윤아트 갤러리의 초대를 받았다. '개항장 동네'를 주제로 오는 29일까지 전시회를 진행한다.

이번 전시회에서 역사적인 옛 건물이 남은 개항장의 따뜻한 정취를 느낄 수 있다.

집에 대한 작가의 의미가 함축된 추상 작품과 고향을 그리워하는 마음을 담은 자화상도 걸었다.

개체로서의 집이 우주로 확장한다고 보는 그의 작품에 수많은 집이 반복적으로 나타난다. 집은 우리가 편히 머무는 가장 소중한 곳이자 영원토록 고귀하다는 관념을 표현하기 위해 금박지를 사용했다.

그에게 그림은 단순히 '그리기'를 넘어서 자기 생각과 정서를 쌓아가는 과정이다. 그림 바탕에 반복되는 채색 활동을 통해 수행하며 자신만의 느낌을 끌어낸다.

그는 “형상은 영원하지 않고 언제든 변화할 수 있지만 바탕에서 흘러나오는 느낌은 오래도록 변하지 않는다”며 “바탕에서 의도한 느낌이 나올 때까지 정확하게 다져놓은 이후에 형상을 그린다”고 말했다.

자기 작품을 항상 부끄러워해야 한다는 신조를 지닌 그는 '집'이라는 자신의 주제와 정서 등 본질에서는 지속성과 일관성을 지니면서도 모험에 가까운 혁명을 통해 새로운 예술세계로 넘어가기 위해 노력한다.

그는 “단순함은 극도의 정밀함이다. 그림에서 불필요한 요소들을 덜어내고도 의도한 생각과 정서를 전달할 수 있어야 한다”며 “이번 전시회를 통해 제가 이륙한 세계를 뛰어넘는 새로운 세계가 열리기를 기대한다”고 전했다.

관람료 무료.

/글·사진 변성원 기자 bsw906@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