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달러=1390.9원' 韓기업 비상]

산단 입주 대부분 제조업체
원자잿값 상승에 손실 발생
중간재 위주 공급, 단가 못 높여

연말 1500원선 상승 전망도
“정부, 수입관세 인하 해줘야”
시, 경영안정자금 확대 추진
▲ 오늘 (14일) 오후 서울 중구 하나은행 본점 딜링룸 모습. 이날 미국발 물가 충격에 취재진들이 붐비고 있다./사진제공=연합뉴스

미국 긴축 행보가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면서 환율 상승 또한 고공행진할 것으로 보인다.

전문가들 사이에서 1400원대가 무너지는 것은 '시간의 문제'로, 일각에서는 연말 1500원선까지 상승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보고 있다.

인천지역 경제 전문가들은 14일 지역 기업들이 입게 될 타격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와 함께 돌파구 마련의 필요성을 강조한다.

송효규 한국무역협회 인천지역본부 차장은 “원자재 가격과 환율이 상승하면 생산비용이 증가해 전반적으로 피해를 보긴 하지만, 특히 제조업 부담이 커진다”며 “인천은 산업 단지에 입주해 있는 제조업체들이 많다보니 크게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다. 현장에서도 생산비용 상승으로 인해 부담이 많이 된다고 토로하고 있다”고 말했다.

수출입은행 경인지역본부 관계자는 “수출하는 기업들 입장에서는 외화환산이익이나 외환차익 등 환율 상승으로 이익이 기대되는 부분도 있지만, 동시에 원자재를 수입하고 있기 때문에 손실이 발생해 이익이 크지 않다”고 설명했다.

김하운 전 인천시 경제특보 또한 “인천은 다른 지역과 달리, 원자재 조달에 대한 해외 의존이 높다. 원자재 가격과 환율이 상승하는 만큼 판매가를 높이면 되지만, 인천은 중간재 위주로 공급하다 보니 판매가를 올릴 수 없다”며 “(인천은) 그동안 기술투자나 지식재산 생산물 투자가 미미했기 때문에 원가부담을 흡수할 수 있을 정도의 생산기반을 갖추고 있지 않다. 경쟁력을 키울 수 있는 지식재산투자 등 기술 다변화가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현장에서는 정부의 지원책 마련을 요구했다.

권상철 남동경협 일자리팀장은 “수입을 많이 하는 기업들은 팔면 팔수록 손해인 상황이다. 환율 상승으로 수출에 유리한 것은 맞지만, 내수 판매 위주의 기업조차도 이미 판매가 대비 기존 재룟값, 인건비가 너무 상승해 있던 터라 그렇게 유리하지 않다”며 “특히, 남동산업단지들은 대부분 도금 등 뿌리기업들이 많은데, 환율 상승으로 수입하는 원자잿값이 올라 많이 불리한 상황이라 정말 힘들어한다”고 토로했다. 그러면서 “정부가 수입 관세를 인하해주거나 세금을 인하해주는 등 흡수할 수 있는 부분은 해줘야 한다”고 했다.

인천시는 재정 지원 정책으로 지역 기업들의 어려움 해소에 나서겠다는 계획이다.

전유도 인천시 경제산업본부 경제정책과장은 “중소기업들을 대상으로 경영안정자금을 확대해 추진하려고 한다”며 “수출지원사업 중 하나인 '글로벌 마케팅 및 수출 인프라 구축 지원' 사업에서 물류사업비를 기존 2억5000억원에서 4억6000억원까지 확대해 운영하겠다”고 설명했다.

/곽안나·이나라 기자 lucete237@incheon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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