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에 의한 정치는 천하를 평화롭게 만든다
▲ 다른 사람( )을 두 번째(二) '자기'로 생각하는 사람은 어질다(仁). /그림=소헌

 

향수鄕愁는 고향을 그리워하는 마음이나 시름을 뜻하는데, 이동원과 박인수가 부른 ‘향수’라는 노래가 가장 먼저 떠오른다. 이 노래는 대중가요와 클래식의 만남에 물꼬를 튼 것으로 유명하다. 노랫말은 정지용(1902~1950)이 썼다.

그는 한국 현대시를 새롭게 개척한 선구자다. 시인 이상을 등단시켰으며, 윤동주의 문학사상에 가장 큰 영향을 끼쳤다. 하지만 납북되었다는 이유로 그의 시들은 금지되다가 1988년이 되어서야 해금되어 다시 알려지게 되었다. ‘향수’는 1927년 「조선지광」에 발표되었다. 이 작품은 주권을 빼앗겨 억압당하는 상황에서 고향에 대한 그리움과 고향 상실의 비애감을 시로 표현하였다.

“넓은 벌 동쪽 끝으로 옛이야기 지줄대는 실개천이 휘돌아 나가고, 얼룩빼기 황소가 해설피 금빛 게으른 울음을 우는 곳. 질화로에 재가 식어지면 비인 밭에 밤바람 소리 말을 달리고, 엷은 졸음에 겨운 늙으신 아버지가 짚베개를 돋아 고이시는 곳. 흙에서 자란 내 마음 파아란 하늘빛이 그리워, 함부로 쏜 화살을 찾으려 풀섶 이슬에 함추름 휘적시던 곳, 전설 바다에 춤추는 밤물결 같은 검은 귀밑머리 날리는 어린 누이와 아무렇지도 않고 예쁠 것도 없는 사철 발 벗은 아내가 따가운 햇살을 등에 지고 이삭 줍던 곳, 하늘에는 성근 별, 알 수도 없는 모래성으로 발을 옮기고, 서리 까마귀 우지짖고 지나가는 초라한 지붕 흐릿한 불빛에 돌아앉아 도란도란거리는 곳. 그곳이 차마 꿈엔들 잊힐 리야.”

도덕경 제34장에서는 범람하는 물을 비유하며 크고 넓은 도의 특성을 밝혔다. 여기에서는 앞 장에 마저 밝히지 못한 도의 작용에 대하여 말하고 있다. 仁(인)은 어진 마음이요, 德(덕)은 德(덕)은 도에 근거하여 행동하는 것이다. 도덕경 제35장 仁德(인덕-어진 마음으로 행하라)에서는 염담(恬淡.이익을 탐내는 마음이 없음)한 도의 활용을 비유하며 위정자가 도에 의한 정치를 펼칠 것을 암시하고 있다. 그렇게 하면 모든 사람이 귀의하여 안락하고 평등한 세상을 누리게 될 것이다. 본문에서 象(상)은 형상(形象.形像.形狀)을 뜻하며 道(도)와 같다. 또한 往(왕)은 ‘임금(王)이 걸어야(_) 할 바른길’을 뜻하는데, 그렇게 함으로써 만인이 귀속歸屬하게 된다.

위정자가 큰 도(象.道)를 지키면 천하의 모든 민인民人이 복종하고 순종할 것이다. 사람들이 와도 서로 아무런 해를 입지 않고, 천하가 편안하고 평등하고 평화롭다. 즐거운 음악이나 맛있는 음식은 길가는 나그네의 발걸음을 멈추게 한다. 하지만 무위한 도는 밖으로 나타났을 때 아무런 맛이 없고 싱겁다. 눈으로 살펴보아도 보이지 않고, 귀로 들어도 들리지 않지만, 아무리 써도 부족하지 않고 다함이 없다. (執大象 天下往. 往而不害 安平太. 樂與餌 過客止. 道止出口 淡乎其無味. 視之不足見 聽之不足聞 用之不足旣. 「道德經」 第35章-仁德)

 

仁 인 [어질다 / 인자하다]

①다른 사람(_)을 두 번째(二) ‘자기’로 생각하는 사람은 어질다(仁). ②仁의 옛 글자는 _/_(인)이다. 두(二) 번 참는 마음(心) 아니, 천(千) 번이나 참는 마음(心)을 담았다.

 

올해 추석에는 100년 이래 가장 둥근 보름달이 떴다. 농경을 근본으로 삼은 우리 민족은 내내 가꾼 곡식과 과일을 수확하여 즐겁고 풍족하였다. 고향에서 가족이 모이고 친구들을 만나니 편안하고 즐겁다. ‘더도 말고 덜도 말고 한가위만 같아라’는 공연히 나온 말이 아니다.

▲ 전성배 한문학자·민족언어연구원장·<수필처럼 한자> 저자.
▲ 전성배 한문학자·민족언어연구원장·<수필처럼 한자> 저자.

/전성배 한문학자·민족언어연구원장·<수필처럼 한자> 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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