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에게 늘 최고인 아버지(강동희)를 훌쩍 뛰어 넘는 선수로 성장하겠습니다.”

최근 우리나라 18세 이하(U18) 남자농구 대표팀이 FIBA U18 아시아선수권 대회에서 중국과 일본을 연파하며 22년 만에 아시아 정상에 오르는 쾌거를 이뤘다.

대회 기간 강동희 전 프로농구 원주 동부(현 원주 DB) 감독의 아들인 강성욱(사진·제물포고등학교)의 활약이 눈부셨다.

특히, 대회 조별리그에서 넘지 못했던 중국을 4강에서 다시 만난 한국은 이날 26점 6리바운드 7어시스트의 만점 활약을 펼친 강성욱의 신들린 플레이에 힘입어 만리장성을 넘었다.

한국이 중국을 상대로 승리를 거둔 것은 2004년 이후 무려 18년 만이라 더 의미가 컸다.

이어 결승에 오른 한국은 기세를 몰아 숙적 일본마저 77대 73으로 제압하며 방성윤, 김일두 등이 주축을 이뤘던 2000년 말레이시아 대회 이후 무려 22년 만에 아시아 정상 자리를 탈환했다.

아시아에서 가장 높은 곳에 오른 한국은 대회 4위까지 주어지는 2023 FIBA U18 세계선수권 티켓도 확보했다.

“태극마크를 달고 출전한 첫 국제대회에서 우승해 너무 기쁘다. 중국과 일본을 잇따라 물리치며 22년 만에 아시아 정상 자리에 다시 올랐다는 것에 보람을 느낀다. 2년 전인 16세 때도 국가대표로 뽑혔지만 코로나19로 국제대회가 열리지 않아 매우 서운했었는데, 이번 대회 우승으로 당시 아쉬움을 깨끗하게 날려버렸다. 내년에 열리는 세계선수권에서도 최고의 성적을 거둘 수 있도록 항상 준비하고 노력하겠다.”

한국 농구의 전설 중 한 명인 강동희 전 감독의 장남으로 태어난 그는 어린 시절부터 자연스럽게 취미로 농구를 즐기다 초등학교 5학년 때 선수로 본격 전향했다.

이후 초등학교와 중학교 시절 뛰어난 슈팅 능력을 바탕으로 활약하다 고교 입학 이후 슛 자세를 교정하는 과정에서 다소 슬럼프를 겪기도 했다.

하지만 2022시즌 들어 안정을 찾았고, 이번 대회를 통해 야전사령관으로서 팀을 이끄는 능력과 자신감을 완벽히 회복했다.

“장차 아버지를 뛰어넘는 대선수가 되고 싶다”는 강성욱의 바람에 김영래 제물포고 감독은 격려와 지지를 아끼지 않았다.

강동희 감독의 중앙대학교 1년 후배인 김 감독은 “현재 성욱이가 과거 아버지 강동희의 고등학교 3학년 시절보다 훨씬 좋다. 충분히 아버지를 넘어 청출어람이 가능하다”고 추켜세웠다.

현역 선수 중 KT 허훈을 좋아한다는 강성욱은 “그는 드리블, 슈팅, 패스, 돌파 등 모든 면에서 뛰어난 만능 선수다. 닮고 싶다”며 자신의 영웅을 언급했다.

빠질 수 없는 아버지 관련 질문에는 “농구선수 생활을 하며 아버지가 얼마나 대단한 선수인지 느낄 수 있었다. 하지만 부담스럽다기보다 나에게는 늘 좋은 자극으로 작용했다. 아버지를 존경하면서 동시에 반드시 뛰어넘겠다는 목표를 가질 수 있었다”고 했다.

대학 진학을 앞두고 고교시절 마지막 전국체전을 준비 중인 그는 “개인적으로 전국체전 메달을 갖고 싶었다. 고등학생으로 참가하는 마지막 대회인만큼 좋은 성적을 거둬 나 자신과 동료 후배들, 김영래 감독님, 모교인 제물포고등학교에게 좋은 선물을 주고 싶다”는 포부를 밝혔다.

/글·사진=이종만 기자 malema@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