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혜의 환경·삶의 터전…그곳엔 자연과 사람이 숨 쉰다

작은 멀곶 구름다리, 관광객에 휴식처
말문고개·장봉출장소, 역사 흔적 간직
야달선착장, 어촌계원 어업 활동 분주
청년기자단
▲ 옹진군 장봉도 풀등과 서만도, 동만도 등 장봉도 주변 해역은 습지보호지역으로 지정돼 있다. 주민들이 바지락을 캐는 등 어업 활동을 하는 곳이기도 하다./사진제공=새얼 영상제작소 임기웅 대표
▲ 옹진군 장봉도 풀등과 서만도, 동만도 등 장봉도 주변 해역은 습지보호지역으로 지정돼 있다. 주민들이 바지락을 캐는 등 어업 활동을 하는 곳이기도 하다./사진제공=새얼 영상제작소 임기웅 대표

인천 섬 이야기를 전해주는 '파랑'.

청년으로 이뤄진 파랑기자단의 첫 번째 탐사지가 옹진군 장봉도로 정해졌다.

지난달 16일 오전 9시 대학생 등 성인 13명과 인천녹색연합 관계자 등 5명을 포함한 18명은 삼목선착장에 모여 차례를 지키며 장봉도를 향하는 세종 7호에 탑승했다.

 


 

▲ 청년 인천 섬·바다기자단 '파랑'이 지난달 16일 장봉도를 향하는 세종 7호에 탑승하는 모습. /사진제공=인천녹색연합
▲ 청년 인천 섬·바다기자단 '파랑'이 지난달 16일 장봉도를 향하는 세종 7호에 탑승하는 모습. /사진제공=인천녹색연합

▲바다를 느낄 수 있는 '작은 멀곶 구름다리'

장봉도에 도착한 파랑기자단은 이날 곧장 장봉리에 있는 작은 멀곶 구름다리를 향했다.

작은 멀곶은 마을 앞에 있는 바위섬으로 남쪽으로 100m가량 모래뚝이 이뤄져 옹암포 방파제 구실을 하고 있으며, 바다 가운데 위치해 가까워도 먼 곳과 같이 못 간다는 뜻에서 '멀 (것만 같은) 곳'이라고 불리고 있다.

날이 더웠지만, 그곳은 바닷바람과 그늘로 인해 선선한 온도가 이뤄져 있었고 관광객들이 정자에서 쉬는 장면을 볼 수 있었다.

 

▲ 장봉1리에 위치한 말문고개./사진제공=인천녹색연합
▲ 장봉1리에 위치한 말문고개./사진제공=인천녹색연합

▲장봉도 역사를 담은 '말문고개'

이후 장봉1리에 위치한 말문고개에 도착했다. 말문고개는 말 목장 출입을 관리하던 문이 있었던 고개라는 뜻으로, 조선시대 당시 말을 기르던 장봉목장터 출입구가 있던 곳이다.

이날 장봉도 소개를 맡은 성진농원 홍순일(83) 대표는 “몽골로부터 들여온 말들이 서쪽 농경지대에서 농작물을 먹는 피해가 커져 국사봉 남쪽으로부터 북쪽 해안까지 석정을 쌓아 사람과 말이 거주하는 곳을 나눠 관리했다고 전해진다”고 설명했다.

파랑기자단은 다음 행선지로 북도면 장봉출장소를 찾았다.

장봉출장소 앞에는 1902년 장봉 청년들이 참봉 조용교와 진사 이정훈 공로를 알리기 위해 만든 '장봉구황비'가 세워져 있다.

1901년쯤 극심한 흉년이 들어 배고픔에 시달리던 주민들을 위해 조 참봉과 이 진사가 세곡을 털어 구황에 나섰다고 알려졌다.

비록 100여년 전 일이지만 두 사람의 정신은 후손들에게 이어져야 할 것이다.

 

▲ 장봉1리 야달선착장에서 장봉어촌계원을 만난 모습. /사진제공=인천녹색연합
▲ 장봉1리 야달선착장에서 장봉어촌계원을 만난 모습. /사진제공=인천녹색연합

▲어민들의 삶의 터전 '야달선착장'

같은 날 오후 4시쯤 장봉1리 야달선착장으로 이동해 정연희(62) 어촌계장을 만났다.

오전 내내 갯벌에서 바지락을 캤던 장봉어촌계 계원 71명이 이른 아침부터 수확한 바지락을 내리고 있다.

어촌계에 따르면 60대 이상 주민들이 바지락을 캐기 위해 배를 타고 들어갔다가 썰물 때 조개를 수확해 밀물 때 나오는 방식으로 어업 활동을 한다. 무엇보다 2003년에 습지보호구역으로 지정된 장봉도 일대 갯벌을 지키기 위해 장봉어촌계는 '공동조업' 방식으로 어업 활동을 벌이고 있다.

지속적 어업을 위해 하루 채취할 수 있는 조개량을 1인당 40㎏으로 정해뒀다고 한다. 또 바지락 어선마다 쓰레기봉투가 있어 식사 및 휴식 시간에 발생한 쓰레기도 직접 수거해온다.

어촌계원 임연숙(66)씨는 “장봉도에 관광객들이 지속해서 증가하고 있다. 쓰레기를 아무데나 버리지 말아 달라”고 호소하며 삶의 터전인 갯벌을 사랑하는 마음을 드러냈다.

/파랑기자단 김윤수(25)·윤재건(24)·전우석(25)

 


 

'장봉도 토박이' 홍순일 성진농원 대표

“융성했던 어장…옛 명성 사라져 아쉬움”

▲ 홍순일 성진농원 대표.

“과거 장봉도에는 총 39척의 곳배(새우잡이배)가 있었죠. 그때만 해도 장봉도는 조선시대 3대 어장으로 새우잡이가 활발했어요.”

옹진군 장봉도 토박이로 일생을 살아온 성진농원 홍순일(83·사진) 대표는 장봉도의 활발한 어업을 도왔던 곳배에 대해 이렇게 추억했다.

“모형으로 보면 작아 보이지만, 실제 곳배에는 사공인 선장과 식사 담당인 하장을 포함해 6명 선원이 승선할 만큼 크죠.”

서해안 지역에서 새우잡이 어선으로 통하는 곳배는 닻과 같은 기능을 하는 '고'가 달린 배로, 조업 활동 시 배를 특정 해역에 정박하기 위해 사용한다고 한다.

▲ 곳배 모형.
▲ 곳배 모형.

“고는 굵고 긴 참나무나 아까시나무를 열십자로 엮고, 줄을 끼워서 만들어요. 이를 이용해 6개월 동안 바다에 정박해 새우잡이를 하는 거죠. 사용한 고는 물에 뜨는 삼나무를 달아 표시해 두고 다음해에도 사용해요.”

홍 대표는 장봉도에서 활발했던 새우잡이가 1985년 이후에는 쇠퇴해질 수밖에 없었다며 한숨을 쉬었다.

“1985년 이후에는 새우젓은 물론 꽃게나 건어물까지 외국에서 들어오게 되면서 곳배 명성도 점점 사그라들었어요.”

하지만 홍 대표는 지금도 장봉도 갯벌에서 다른 형태의 조업들이 꾸준히 이어지고 있다고 덧붙였다.

“현재 장봉어촌계가 갯벌을 공동어장으로 관리하며, 바지락 개체수 조절을 위해 자발적으로 채취량을 정하고, 쓰레기도 수거하는 등 노력하고 있어요.”

/글 파랑기자단 송민석(20)·사진 박해윤 기자 yun@incheonilbo.com

 


 

“시·모도 연도교, 친환경적 철거를”
환경단체 “일정간격 절단 방식 택해야”

▲ 인천 옹진군 북도면에 있는 시도와 모도를 연결하는 교량./파랑기자단 장하연(22)
▲ 인천 옹진군 북도면에 있는 시도와 모도를 연결하는 교량./파랑기자단 장하연(22)

옹진군 북도면 시·모도 갯벌 생태계 보호를 위한 해수소통로를 건설 중인 가운데 기존 연도교 철거 과정에서 환경적 영향을 고려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군에 따르면 현재 시·모도 갯벌 생태계 복원을 위해 총 길이 0.57㎞ 규모 연도교 해수소통로 건설 공사가 진행 중이다.

2018년 해양수산부 갯벌 생태 지원 사업을 통해 바닷물 흐름을 원활하게 하는 해수소통다리 건설에 들어간 건데, 해당 소통로 완공 시 기존 시도와 모도를 연결하는 연도교는 철거될 계획이다.

문제는 군이 연도교 철거 과정에서 다리 전체를 부수는 방법을 계획했다는 점이다.

이에 환경단체들은 철거로 인해 발생하는 먼지와 재들이 해양 환경에 악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우려하고 있다.

이들 단체는 해양 환경 영향을 최소화하기 위해 다리를 일정 간격으로 절단해 철거해야 한다는 목소리를 냈다.

장정구 생태역사공간연구소 대표는 “옹진군이 갯벌 환경을 보존하기 위해 해수소통다리를 건설하는 만큼 기존 연도교 철거 방식에 있어서도 예산을 더 배정해 다리를 절단하는 방식으로 진행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해수소통로는 8월 기준 80%의 공정률을 보이고 있으며, 올해 말 임시 개통을 앞두고 있다.

한편 시도와 모도를 연결하는 연도교는 돌을 쌓아 만든 잠수 도로 형태로 1994년 10월20일 건설됐다.

연도교 건설 후 바닷물 흐름이 차단돼 해수 생태계에 문제가 야기되면서 2002년 원활한 해수 흐름을 위한 상자 형태(다리 하부에 구멍을 내는 방식)의 도로가 건설됐다.

하지만 예산이 부족한 상태에서 건설돼 큰 효과를 얻지 못했고, 이후 약 120억원을 투입해 해수소통로를 만들고 있다.

/파랑기자단 장하연(22)

 


 

옹암해수욕장 야영장 조성, 주민 새 소득원 기대

▲ 인천 옹진군 북도면 옹암해수욕장 일대./박해윤 기자 yun@incheonilbo.com

옹진군 북도면 장봉리 일대 옹암해수욕장에 임시 야영장이 조성된 가운데 주민들의 새로운 소득 창출에 대한 기대가 모아진다.

군에 따르면 지난 7월18일부터 옹암해수욕장 야영장은 장봉1리 개발위원회가 위탁 운영하고 있다.

이전까지 옹암해수욕장에는 지정된 야영장이 없어 개장 시간 이후 해수욕장 내 야영이 불가능해 불편을 겪어왔다.

장봉1리 개발위원회는 이 같은 이용객 불편을 해소하는 한편 주민 주도의 마을 소득 창출 목표로 임시 야영장 조성을 건의했다.

올해 8월 기준 옹암해수욕장 임시 야영장 조성 면수는 총 26면이다. 현재 일평균 추산 방문객은 40~50명에 이르며, 주말과 성수기에는 150~200명으로 집계된다.

옹암해수욕장 임시 야영장의 운영 수익금은 군과 협약을 맺어 배분될 예정이다. 제반 비용을 제외하고 남은 금액은 마을 기금으로 사용한다는 게 개발위원회 측 설명이다.

장봉1리 개발위원회는 이용객들이 편안하게 머물 수 있도록 편의시설을 갖춰 나가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오병권 총무는 “이용객들이 갯벌 생태와 소중함 또한 이해했으면 한다”라며 “앞으로 전문인력을 동원해 갯벌 생태 교육을 함께했으면 한다”고 밝혔다.

/파랑기자단 김다예(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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