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비·성능 개선 냉각수 개발
'닥터엔진' 연내 출시할 예정

인도 등 아시아권 샘플 수출
각국 현지 제조시설 구축 중
 ▲ 김동완 명인의 자동차 10년타기 정비센터.

냉각수는 엔진의 온도를 내려준다. 부동액으로 불리는 자동차 냉각수는 높아진 엔진의 온도를 빠르게 내려주는 역할을 하지만 엔진 부품의 부식도 방지해주며, 겨울철엔 엔진의 동파도 막아준다.

"닥터엔진으로 모든 환경 오염을 줄일 순 없겠지만 전 세계 굴러다니는 자동차 매연의 1∼2%는 줄일 수 있단 자부심, 제품에 대한 자긍심은 있습니다."

매연과 연비까지 개선시켜주는 냉각수 개발에 성공한 김동완 명인(자동차 엔진 보링부문·녹스제로코리아 대표)을 만났다.

김 명인은 또한 자동차 10년 타기 운동가이자 '자동차 10년 타기 정비센터 호매실점'의 대표이기도 하다. 노후화된 경유차도, 쾌쾌한 배기가스를 내뿜는 외제차도 그의 손을 거치면 유해가스를 줄여 생생하게 살아난다.

38년간 자동차 엔지니어로 살아오며 그의 손을 거쳐 간 자동차 엔진은 수십만개를 넘겼다. 미세먼지의 주된 배출원인으로 꼽혀 조기 폐차되거나 매연저감장치 부착과 미세먼지 비상저감조치 발령 시 운행이 제한되는 5등급 노후 경유차도 1등급이 될 수 있다.

모두 좋은 차, 새 차를 타고 싶지만 차를 갖고 먹고 사는 서민들이 200만원 남짓을 지원받아 2000만원짜리 포터를 구매하는 건 엄청난 부담이라는 김 명인은 2017년부터 자동차소비자협동조합에서 이사장을 지내고 있기도 하다.

김 명인이 냉각수에 대해 연구하고 직접 개발에 매진하게 된 계기는 배기가스 냄새가 나는 차량을 수리하기 위해 오일 교체 등 다양한 시도를 해봤으나 문제가 해결되지 않았던 경험에서 출발했다.

그는 당시 자동차 10년 타기 부회장을 하면서 타사의 샘플링 냉각수를 접했고 정확히 일주일 뒤 배기가스 냄새를 잡게 된다.

이를 통해 김 명인은 자동차 냉각수에 좋은 재료를 넣어 개선하면 자동차의 성능이 개선된다는 확신을 얻게 됐다.

그 후 냉각수에 빠져 이상철 연세대학교 신소재공학 박사와 20억원 규모의 연구 개발에 돌입하게 된다.

김 명인은 "사실 대한민국 국민의 상식선에선 냉각수를 바꾼다고 매연과 연비가 개선될 수 있다고 하면 유리 닦는 워셔액을 바꾸면 연비가 좋아진다와 비슷한, 완전 말도 안 되는 느낌을 받을 것"이지만 "엔진의 열을 내려주는 냉각수를 교체하면 엔진 효율이 높아져 연비가 개선되고 매연이 줄어드는 분명한 효과가 있다"고 설명했다.

 


 

[인터뷰] 김동완 녹스제로코리아 대표

'10년 차 타기' 운동가, 38년째 '정비의 명인'

낡은 경유차·배기가스 외제차
그의 손 거치면 생생히 살아나
사채 빚더미 지난 5년의 풍파
40년 자동차 정비소가 버팀목

▲ 매연과 연비까지 개선시켜주는 냉각수 개발에 성공한 김동완 명인이 인터뷰를 마치고 기념사진을 촬영하고 있다.
▲ 매연과 연비까지 개선시켜주는 냉각수 개발에 성공한 김동완 명인이 인터뷰를 마치고 기념사진을 촬영하고 있다.

김동완 명인은 최고의 물질과 배합을 찾기 위해 지난 5년간 좌절도 많이 했다. 자동차 정비는 자신 있는 일이었지만, 개발은 또 다른 분야였다. 또 당시엔 사채 빚더미에 앉으면서 건강까지 악화됐다.

그는 "진짜 제가 40년 가까이 자동차 정비를 오래했고 정비소가 잘 돼서 유지를 한 거지 아니었으면 벌써 한강을 가도 100번은 더 갔을 것"이라며 "이대론 포기 못 하겠다 싶어서 연구를 지속했다. 결국 개발에 성공했으니까 다행"이라고 회상했다.

실제 그의 냉각수는 도시공사와 같은 관공서 및 카센터에 납품하는 등 효과도 인정받았다.

올해 안에 출시될 예정인 닥터엔진은 이를 소비자가 직접 넣을 수 있도록 제조한 소용량 냉각수 첨가제다.

김 명인이 연구하고 또 연구에 매진할 수 밖에 없었던 이유는 자동차 10년 타기를 통해 환경에 도움이 되자는 비전을 이루기 위해서다.

김 명인은 "우리가 타고 다니는 자동차에서 발생하는 미세먼지와 탄소가 우리 아이들, 그 아이들의 아이들이 사는 미래에 끼칠 피해는 엄청날 것이라고 생각한다"며 "제가 제비같은 딸만 셋이라 더 눈에 밟힌다"고 말했다.

최근 김 명인이 개발한 닥터엔진은 인도, 베트남, 카자흐스탄 등 아시아권에 샘플을 수출해 현지에 제조 시설을 만들고 있다.

김 명인은 "태국, 필리핀, 우즈베키스탄, 카자흐스탄 이런 데를 다녀와보니까 도심이 거의 매연에 쌓여 시내엔 사람들이 지나다니기도 어려울 정도였지만 개발도상국인탓에 딱히 방법이 없는 것 같다"며 "3만원 가량 하는 우리 제품으로 그 나라의 매연을 단 1∼2%는 줄여줄 수 있다"는 자부심을 내비쳤다.

현재 냉각수는 자동차 외에도 발전기, 원자로 등 많은 분야에서 사용되고 있다.

김 명인은 "앞으론 환경에 도움이 되는 첨가제가 아닌 성능이 우수한 냉각수 자체를 개발해 도움이 되고 싶다"는 계획을 밝혔다.

/글·사진 김보연 기자 boyeon@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