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노 벡 “자산 급등기, 산업구조 개편·견고한 연금제도 구축을”

“인천 임금 수준이 수도권에서 계속 꼴찌라 젊었을 땐 저임금, 노령기엔 저연금에 시달리는 악순환이 계속되고 있다. 더군다나 자산 가치만 높아지는 인플레이션 국면에선 인천이 서울과 경기보다 취약한 구조에 놓여 있다”는 문제의식을 국내외 석학들에게도 공유해봤습니다.

우리가 의견을 구한 석학들은 공통으로 “정부와 지자체가 주도적으로 나서 산업 재편부터 연금 정책 보완까지 추진해야 할 때”라고 했습니다.

▲ 하노 벡 독일 포르츠하임대 경제학과 교수.
▲ 하노 벡 독일 포르츠하임대 경제학과 교수.

▲하노 벡 포르츠하임대학 교수 “'지역 발전 전략', '연금 제도 보완' 투트랙 필요”

독일의 저명한 행동경제학자인 하노 벡(Hanno Beck·포르츠하임대학) 교수는 2017년 저서 '인플레이션'(하노 벡 외 2명 저)에서 시민들이 금융위기 시대에 손해를 입지 않으려면 자본주의의 바탕을 이루는 '인플레이션'을 꼼꼼하게 이해해야 한다고 적었다. 예나 지금이나 인플레이션은 자본가들을 더 살찌우는 반면, 현금 자산 비중이 높은 시민들에겐 독이 된다는 이유다.

부자와 서울의 언어로 쓰인 지난 2~3년간의 부동산, 주식, 코인 등 불로소득 열풍 속 인천사람들 위치를 쫓는 이번 '불로동자' 기획에서 하노 벡 교수가 어떤 의미 있는 얘기를 해줄 거 같았다.

“인천에 대해 말해보자. 인천지역 임금은 수도권에서 상대적으로 왜 낮은가? 당연히 낮은 생산성 때문일 것이다. 인천으로 이전하는 기업에 대한 보조금 지급 등 정책을 통한 지역 발전 가속화를 정부와 지자체가 밀어붙여야 한다는 주장이 가능하다. 이런 지역 개발 작업과 동시에 저축 여력이 없는 사람도 살피는 '이원적 연금제도'를 같이 추진하는 게 이상적 해법이라고 본다.”

하노 벡 교수는 최근 인천일보와 진행한 서면 인터뷰에서 자산 가격 급등기일수록 더욱 초라해지는 저임금 구조에 대한 해법을 이렇게 내놨다. “지역 임금을 높일 수 있는 경제 구조 개편과 함께 최소한 어느 정도의 생활 수준을 보장하는 견고한 연금제도를 구축해야 한다”는 설명이다.

/인터뷰·정리 김원진·곽안나·정혜리 기자 kwj7991@incheonilbo.com

 


 

“저임금층 노후 보장되도록 '연금 구조' 개혁하자”

하노 벡 포르츠하임대학 교수는 2013년 '부자들의 생각법'으로 독일 최우수 경제경영 도서상을 받은 뒤, 2015년 '돈의 붕괴'로 다시 한번 같은 상을 수상하며 독일 최초로 이 상을 두 번 받은 저자로 이름을 올렸다.

책 이름에서 알 수 있듯이 평생 돈을 연구한 경제학자다. 좀 더 자세히 말하면, 막대한 자본을 지닌 부자들만 이 돈을 독식하지 않도록 돈에 대한 원리를 독자들에게 친절하게 전달하고자 애쓰는 경제 전문가다.

그는 “지역 사정을 고려하면 이상적인 연금제도 방식은 '기초연금'과 '개인연금' 두 축의 동행이다. 노후를 위해 저축할 여력이 없는 모든 사람에게 지급되며 이를 세금을 통해 마련하는 기초연금과 그것을 바탕으로 개인의 연금 기여액에 근거한 개인연금이다. 여기서 독일처럼 낸 만큼 받는 방식으로 할 건지 아니면 노년을 대비해 저축한 돈을 자본 시장에서 운용하는 자본 기반 방식으로 할지는 또 다른 논의가 필요하다”며 “이건 단순히 인천 문제만이 아니라 모든 한국 국민들에게 해당하는 일이다. 저임금 등으로 생활고를 겪는 사람이 있다면 그가 사는 지역과 상관없이 정부가 도와줘야 한다”고 말했다.

하노 벡 교수는 불로소득의 개념 정리가 다시 이뤄져야 할 때라고도 조언했다.

“가치가 올라가는 주식이나 부동산 구매는 불로소득인가? 돈을 모으고 현재의 소비를 희생하고 손실의 위험을 감수했다. 이건 아무것도 아니란 말인가? 주식으로 번 소득이 없다면 아무도 투자하지 못할 것이다. 기업도 사업에 필요한 재원을 마련하기가 어렵다. 그런데 불로소득을 말하려면 '불로손실'부터 언급해야 한다. 불로손실에 대해서 들어보았는가? 못 들어봤다면 왜일까? 우린 실패 가능성을 놓고 낙관적인 경향이 있다. 장기적으로 오래 가져가면서 투자하면 위험도는 낮아지고 수익률은 올라갈 것이다. 의외로 시장 위험은 자주 오기 때문이다.”

 

▲윤석명 한국보건사회연구원 연구위원 “지금의 연금, 취약계층 더 보살펴야”

윤석명 한국보건사회연구원 연구위원은 한국연금학회장을 역임하는 등 오랜 시간 연금 분야 연구에 매진해왔다. 연금 관련 이슈가 터질 때마다 많은 사람이 그의 입을 주목할 정도로 자타가 공인하는 국내 대표 연금 전문가로 통한다.

그는 '인천일보'와의 전화 인터뷰에서 경제 활동 시기의 소득양극화가 노인 양극화로 이어지는 현 세태를 짚었다.

윤 연구위원은 “하루 벌어 하루 먹고 사는 사람들한테 노후 준비를 제대로 하라고 하는 것은 고문”이라며 “저임금자 등 취약계층의 경우 어렵게 일해서 젊었을 때 국가한테 부담을 안 끼치고 살아간다. 국가가 고맙게 생각해야 하는 부분”이라고 말했다.

그는 국가가 저임금 노동자 등 취약계층의 노후를 일정 수준 이상 보장할 수 있도록 하는 등의 연금구조 개혁 필요성을 강조했다.

윤석명 연구위원은 “20년 넘게 제가 주장해 온 것은 취약 근로자들한테 국가가 사용자 역할을 하자는 거다. 보험료 일부를 지원해주게 되면 소득이 조금 낮은 근로자들도 (연금에)가입할 이유가 생기지 않겠냐. 어려운 상황에서 저임금자들이 보험료를 어느 정도 기간 이상 냈으면 그거에 대한 대가로 나라에서 기존에 정한 기준보다 더 연금을 주는 방식”이라고 설명했다.

이와 함께 기초연금 지급 대상 조정을 통한 취약노인 지원의 필요성도 주장했다.

윤석명 연구위원은 “우리나라 노인빈곤 문제의 핵심은 노인소득 양극화에 있다. 우리나라가 주요 OECD 국가 중에서 노인 빈곤율이 높다는 것은 평균의 함정이다. 노인들 사이에서 소득 불평등이 심하다는 것은 언급하지 않는다. 이미 노인층 사이에서 소득이 크게 벌어진 상황에 기초연금을 똑같이 준다면 양극화는 더욱 커지는 셈이다. 대상자를 줄이고 취약 노인에게 더 지급해야 한다”라고 지적했다.

그는 “이미 일본 국민연금의 경우 자동안전장치를 도입했다. 경제성장률, 인구 구조 변화, 평균수명 증가 추이 등에 자동으로 맞춰 연금액이 자동으로 조정되도록 했다”며 “늦었지만 우리나라도 다른 나라와 같이 지속가능한 연금제도를 추진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배덕상 인천연구원 연구위원 “디트로이트 몰락 눈여겨볼 것”

인천지역의 고질적 저임금·저연금 현실을 지역 전문가는 어떻게 바라보고 있을까. 인천연구원 인천공공투자관리센터의 배덕상 연구위원(공학박사)은 우선 저임금이 유발하는 세 가지 측면에서의 '악순환의 사이클'을 짚었다.

그는 “첫째, 저임금은 저연금, 저소득으로 이어진다”며 “소득수준과 교육수준이 어느 정도 비례하는 만큼 저임금, 저소득 상황에서는 미래세대에 대한 투자가 악화할 수밖에 없고 결국 부모세대는 물론 자녀세대까지 악순환을 거쳐 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어 “둘째, 저임금자 보호를 위해서는 공적 부조가 필요한데 재원은 한정돼있으니 공적 부조가 늘면 SOC(사회간접자본)에는 투자할 수 없어지고, 그러면 지역 내 성장동력이 침화된다”며 “마지막으로, 고소득자는 재산을 증식하며 올라가지만 저소득자는 계속해서 내려가며 상대적 박탈감을 느끼고 경제 동력을 상실해 사회문제가 반드시 야기된다 ”고 설명했다.

임금 격차는 지역의 노후 불평등으로 이어질 가능성도 크다는 점도 주목했다.

그는 “소득이 낮은 가구의 경우 재산을 축적할 형편이 안되기 때문에 오롯이 노동에만 의존할 수밖에 없다”며 “고소득자는 높은 연금에 다른 재산 소득도 갖지만 저임금을 받는 이들은 연금, 그것도 저연금만을 받게 되는 것이다. 저임금자와 고임금자의 격차는 갈수록 벌어지고 지역 내 불평등을 야기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저임금과 저연금, 세대와 지역을 아우르는 악순환의 고리를 끊을 방법은 무엇일까. 배 연구위원은 경제·산업 환경 변화 없는 인위적 임금 상승은 해답이 될 수 없으며 적극적인 지방정부의 역할과 고부가가치 기업 유치가 열쇠라고 말한다.

그는 “타지역과 비교하면 인천 산업구조 중 첨단산업 비중이 적다. 지방정부 차원에서 고부가가치 기업을 적극적으로 유치해야 한다”며 “기업들이 투자를 이뤄나가면서 협력 업체와 주변 서비스업 등이 함께 발전하고 경제적 부가가치가 상승한다. 또, 고용된 노동자의 임금이 상승하게 되면 소비도 진작된다. 기업 자체로서도, 노동자로서도 지역 경제 활성화에 기여 할 수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고부가가치 기업 유치는 좋은 일자리, 장기적으로는 더 나은 노후를 찾아 인천이라는 둥지를 떠나는 젊은 세대를 지역으로 모으는 방안도 될 수 있다고 그는 보고 있다.

배 연구위원은 “좋은 기업이 있는 곳으로 사람이 모이는 법이다. 젊은 세대의 유출을 방지하기 위해선 좋은 기업의 유치가 핵심이다. 동시에 지역 내 대학에 대한 지방정부의 투자, 연구·기업·산학연 활성화 프로그램 지원 등 교육과 취업의 질 향상을 위한 노력이 병행된다면 인천은 젊은이들의 활력이 가득한 도시로 거듭날 수 있다“고 말했다.

당장 저연금 상황에 놓인 베이비부머 세대를 위한 해법도 언급했다.

그는 “재산 형성 과정이 없었던 저임금자는 무주택 가구로서 지출에서 주거비가 큰 부분을 차지할 가능성이 높다”며 “지방정부가 임대 주택을 공급하는 방식으로 주거비 감소, 즉 비용 통제가 될 수 있도록 하는 게 중요하다”고 제언했다.

끝으로 그는 미국 디트로이트의 사례에 빗대어, 산업구조 개선에 속도를 올려야 한다고 조언했다. 과거 자동차산업의 메카였던 디트로이트시는 회사 투자악화, 임금 상승과 해고 등으로 경제적 침체 상황에 빠졌고 금융위기를 맞으며 채무 불이행 도시로 전락한 바 있다.

배 연구위원은 “인천 산업구조가 개선 없이 현행을 유지하거나 악화한다면 향후 경제적 쇼크 등이 닥쳤을 때 디트로이트가 되지 말란 법도 없다”며 “지방정부, 시민 사회 등이 어떻게 하면 고부가가치 미래 먹거리를 찾을지를 심각하게 고민해야 한다. 스태그플레이션 우려가 커지는 만큼 더 속도를 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기획을 마치며

올해 초부터 연재한 '불로동자' 기획은 1부 '아파트'를 시작으로 2부 '주식'을 거쳐 3부 '연금'으로 마무리합니다.

1부 아파트 편은 '1주택자 비율이 유독 높은 인천에서 신도시가 주도하는 집값 상승은 집마다 재산을 불려주기보다 지역 내 주택 빈부격차만 키웠다'는 내용입니다.

2부 주식 편에선 '하루 10만개씩 주식 계좌가 늘어나는 동안에도 인천지역 상장사 시가총액은 줄고 있는 현실'을 짚었습니다. 인천 기업들이 서울과 경기보다 네임벨류가 조금 떨어지는 탓에 시장 주목도가 낮았기 때문이죠.

3부 연금 편에선 '부동산, 주식, 코인 등 흥행이 잠잠해진 지금, 갚고 사는 문제에 직면한 시민들이 수도권에서 가장 낮은 국민연금으로 어떻게 미래를 준비할 것인지'를 우려하는 목소리들을 담았습니다.

최근 2~3년 동안 자산 가격 확대로 급부상한 불로소득 이슈가 주로 서울과 자본가들 언어로 쓰이고 있어 이번 기획을 통해 인천의 언어로 적고자 시도했습니다. 인천시민들이 지역 경제를 이해하시는 데 조금이라도 도움이 됐다면 좋겠습니다.

 

/인터뷰·정리=김원진·곽안나·정혜리 기자 kwj7991@incheon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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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 불로동자 3부 '연금'] 2. '저임금 굴레'는 다음 세대로 집값이 크게 올랐던 2019년부터 2021년까지 지난 3년 동안 인천에서 이뤄진 주택 매매 41만6141건 중에서 'MZ세대'로 분류되는 2030세대(1981∼2002년생) 구입 사례는 27.8%를 차지합니다. 기록적인 부동산 시장 성장기에 MZ세대들 역시 '인천 집'이라는 것에 본인 최대 자본을 배팅한 셈이죠. 집값 성장세가 임금소득 성장세를 급격하게 앞지르면서 집을 갖지 않으면 어딘가 불안한 사회적 분위기가 MZ세대 집 장만을 부추겼습니다.주택과 주식, 코인처럼 불로소득 키워드들의 흥행이 한풀 꺾인 [2022 불로동자 3부 '연금'] 1. 1961년생 영옥, 불로동 앞에서 2021년은 아마, 인천 역사상 환갑잔치가 제일 많이 열린 해로 기억될 겁니다.작년에 환갑을 맞이한 1961년생 소띠들 숫자가 인천 1세 별 인구 중에서 최고로 높습니다.1980년대 급증한 인천 제조업 일자리와 수도권에서 비교적 싼 집값 메리트가 전국 곳곳 베이비부머들을 인천에 끌어다 앉혔습니다. 인천지역 1961년생들은 베이비부머 세대에서 나이로는 막둥이급이라도 덩치로는 우두머리입니다.불로동자 3부 '연금' 편은 사회적 합의에 따라 불로동자로 적응하기 시작한 1961년생 영옥씨들을 조명하는 것부터 시작합니다. 196 [2022 불로동자 2부 '주식'] 3-2. 4명 중 1명 주식 소유…선순환은 '먼 얘기' “통상 개인투자자는 합리적인 자산배분을 통해 위험이 잘 분산된 포트폴리오에 장기적으로 투자하기보다 소수 종목에 집중한 고위험-고수익 투자를 추구하는 경향이 짙은 것으로 잘 알려져 있다. 이는 개인투자자가 분산투자 및 위험관리에 대한 중요성을 제대로 인지하지 못하는 경우도 있지만, 시간적·기술적인 한계 탓에 위험자산 포트폴리오를 체계적으로 관리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따라서 투자 위험 및 기업에 대한 사전적 분석 없이 단기적인 고수익을 노리는 주식매매가 자주 발생하곤 한다.”자본시장연구원 김민기 연구위원은 지난 2020년 7월 발표한 [2022 불로동자 2부 '주식'] 3-1. (인터뷰) 위기를 말하는 김영익 교수 증시 오르내림은 이제 우리 모두의 일처럼 됐다. 상장법인 주식을 소유한 인천시민은 2021년 말 69만3309명까지 늘었다.인천시민 100명 중 24명 정도가 주식을 하는 셈이다. 저금리 시대인 오늘날 돈 아껴 저축해 집 사라고 하면 '세상 물정 모른다'는 볼멘소리가 되돌아온다. 저임금자들의 불나방 같은 주식 투자는 어찌 보면 현실과의 타협으로 여겨지는 요즘이다.그래서 우리는 김영익 서강대학교 경제대학원 교수의 입을 주목한다. 2001년 9·11 테러 전후의 주가 폭락과 반등, 2008년 미국발 글로벌 금융위기를 예측 [2022불로동자 2부 '주식'] 2. PSR(주가매출비율)과 검색어의 상관관계 “투자 기업을 향한 관심은 인터넷 검색으로 나타나고, 이런 관심이 실제 해당 기업 주식의 거래를 수반해 궁극적으로 주가를 변화시킬 수 있다는 개연성을 지닌다.”'한국전자거래학회지'(2015년 5월)에 실린 논문 '인터넷 검색트렌드와 기업의 주가 및 거래량과의 관계에 대한 연구'에선 인터넷 검색량과 주식거래량 연관성을 놓고 이렇게 설명한다.유가증권시장, 코스닥 모두에서 기업 규모와 무관하게 검색량과 주식거래량의 상관관계가 있다는 게 논문 주장이다.특히 검색 추이와 주식 거래량 문제는 대기업보다는 중소기업에 [2022 불로동자 2부 '주식'] 1. 저평가의 속내…인천 상장사 시가총액 2년 연속 하락 월급만 빼고 다 오르는 요즘, 사람들은 노동에 목숨 걸던 과거를 청산했습니다. 2010년 202만원 하던 노동자 월 평균 임금은 2020년 286만원으로 10년 새 41.6% 오를 동안 부동산, 주식, 채권, 비트코인은 하늘 높은지 모르고 치솟습니다.투자가 앞으로 살길처럼 된 현실을 짚는 불로동자 기획이 지난 2월 1부 부동산 편으로 시작해 3개월 만에 2부 주식 편을 내놓습니다. 1부를 관통하는 주제가 “1주택자 도시 인천에서 이런 거친 집값 상승은 주택 격차를 심화시키는 주요 요인입니다”라면 2부는 “인천에서도 부는 주식 광풍이 [2022 불로동자 1부 '아파트'] ④영끌, 집을 산 영혼과 못 산 영혼 인천 부평에 사는 박선애(39·가명)씨가 결혼하고 10년쯤 됐을 때, 시어머니는 선애씨를 앉혀 놓고 “이제 너도 내 살이다”라고 했다. 고부(姑婦) 사이가 모녀(母女) 사이로 다가갔다고 선애씨는 생각했다. 그 일이 있고 3년 정도 흐른 지난 설날. 시어머니는 선애씨 내외에게 “그러니까 진작 집 사라고 안 했냐. 돈이 부족하면 맞벌이를 했으면 됐다”고 쏘아붙였다. 선애씨 가족이 사는 산곡동 아파트의 집주인이 전세 보증금을 1억원 올렸다고 소식을 전하자마자 시어머니가 발끈한 것이다.전세 갱신하던 2년 전보다 집값이 2억원 넘게 상승했다 [2022 불로동자 1부 '아파트'] ③부의 고착화…부의 대물림 “존버는 승리한다.”대박을 꿈꾸며 ‘끝까지 버틴다’는 뜻의 은어는 주식이나 암호화폐 시장에서만 통용되는 게 아니었다. 회사원 김현중(35)씨와 가족들은 10년 가까이 인천 송도국제도시에서 산 보람이 있었다. 계양구에 살던 현중씨는 가장인 아버지 결정으로 제대하던 2010년대 초반, 송도국제도시로 이사를 했다. 대학과 직장이 모두 서울에 있는 바람에 현중씨는 고향인 계양구에 살 때와 비교해 아침저녁마다 출퇴근길이 멀어 애를 먹어야 했다.그런데, 현중씨가 혼인이라는 생애 주기에 접어든 요즘 송도 집이 큰 버팀목으로 성장했다.그는 “당시 [2022 불로동자 1부 '아파트'] ②미친 집값, 그리고 석학들의 경고 “지난 2년 동안 인천지역 집값 성장세가 임금소득, 경제 성장률을 급격하게 앞지르면서 부가 편중되고 서민들 살림은 더욱더 팍팍해졌다”는 불로소득의 실체에 대한 문제의식을 국내외 석학들에게도 공유해봤습니다.최근 지역을 흔드는 불로소득의 민낯에 다가가는 ‘2022 불로동자’ 기획을 마련하면서도 자칫 이 고민이 괜한 호들갑은 아닐까 걱정됐기 때문입니다. 인터뷰이가 인천 사정을 잘 모를 수 있어 기획을 위해 수집한 지역 아파트 실거래가 전수 조사 결과와 임금, 경제 성장률 등 자료를 덧붙여 설명했습니다.결론부터 말씀드리겠습니다. 인천일보와 [2022 불로동자 1부 ‘아파트’] ①1억8130만원…평균의 오류 우린 ‘일하지 않는 자는 먹지도 말라’고 배워왔습니다. 유대 경전은 물론 고사성어(一日不作, 一日不食)에도 나오는 말입니다. 2022년인 지금에 와선 노동만으로는 생존 가능성이 자꾸 희박해집니다. 인천 노동자들이 받는 월급은 다른 도시보다 적은데 집값이나 생활 물가는 하늘을 찌릅니다. “노동을 통한 소득 증대”는 노동시장 중요성이 희미해지는 지역 경제 흐름과 대척점에 서 있습니다.하여튼, 지난 2년 새 불로소득 성장세가 임금소득 성장세를 급격하게 앞지르면서 상황은 더욱 복잡해졌습니다. 노동자들은 서둘러 주택이나 주식, 비트코인 등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