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한 새싹들, 꿈이 꽃피는 '배움놀이터'

가평읍에 위치…학생 60명 '소규모 학교'
예술꽃피움학교·'마을교육과정 등 운영
​​​​​​​도예·뮤지컬·악기배우는 '상색3락교육'
▲ (가운데) 상색초등학교 전경, (위쪽부터 시계방향으로) 예술꽃피움-마을 연계 생태활동, 상색3락-1인 1악기 발표회(바이올린 연주), 가평 향교 체험활동./사진제공=상색초등학교
▲ '상색 3락 교육'의 하나인 뮤지컬 교실의 공연 모습. /사진제공=상색초등학교
▲ '상색 3락 교육'의 하나인 뮤지컬 교실의 공연 모습. /사진제공=상색초등학교

“작아서 고민이었지만, 지금은 작아서 행복합니다.”

가평군 가평읍에 위치한 상색초등학교는 27명의 교직원과 60명의 학생이 함께 꿈을 그려 나가는 소규모 학교다.

전국의 소규모 학교들이 겪고 있는 학생 수 감소라는 위기를 안고 있지만, 위기를 기회로 만들었다. 작은 학교만의 원활한 소통, 변화에 대한 유연한 대응, 긍정적 관계 맺기 등을 통해 상색초만의 색을 찾은 것이다.

상색초의 가장 큰 자랑은 긴밀한 유대 관계다. 학교 어디에서든 학생과 교사가 서로 존중하는 모습을 볼 수 있다. 이런 긍정적 관계를 바탕으로 아이들과 구성원들의 성장을 함께 도모하고자 노력하는 학교다.

상색초의 비전은 '배움을 즐기고 더불어 성장하며 주저 없이 꿈꾸는 학교'다. 배움과 성장, 주저 없는 꿈 꾸기를 실현하기 위해 다양한 교육적 시도와 꾸준한 지도가 이어지고 있다. 그 중심에는 '예술꽃피움학교'와 '마을교육과정 운영'이 있다.

학생과 교사의 주도성을 바탕으로 교육 공간을 마을과 지역으로 확장하는 '예술꽃피움학교'는 다양한 교육적 시도를 가능하게 하는 밑바탕이 되고 있다. '마을교육과정' 역시 학교의 주인은 교사, 학부모, 학생뿐만 아닌 전 교직원과 마을 주민이라는 공감대를 공유하며 학교 울타리를 넘어 전 마을을 교육생태계로 만들고 있다.

여기에 모든 학생이 도예교실, 뮤지컬 교육, 악기 교육을 받는 '상색 3락 교육'을 통해서 몸과 마음이 즐겁고 행복한 학교생활을 완성한다.

유미현 상색초 교장은 “상색초는 다양한 교육활동, 민주성에 기반을 둔 문화, 아이들의 미래를 끊임없이 생각하는 곳”이라며 “상색의 빛깔로, 상색의 향기를 낼 수 있도록 학생뿐 아니라 교직원, 학부모 모두 성장하며 행복할 수 있는 지점을 지향하고 있다. 인간적인 관계 속에서 성장하여 자존감이 높아지는 그런 발판을, 배움터를 마련하는 학교”라고 소개했다.

/박지혜 pjh@incheonilbo.com

 


 

[인터뷰] 유미현 상색초등학교 교장

“배움의 즐거움·성장의 행복 느껴야”

▲ 유미현 교장과 아이들의 모습.
▲ 유미현 교장과 아이들의 모습./사진제공=상색초등학교

상색초등학교 유미현 교장은 어린이들이 스스로 배움의 즐거움과 성장의 행복을 느낄 수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배움의 주인, 학교의 주인공으로 어린이들이 꿈과 끼를 주저 없이 마음껏 펼칠 수 있도록 지원해야 한다는 게 유 교장의 교육 철학이다.

아이들이 서로 알아가고 함께하는 '도토리(도와주고 토닥여주는 우리)' 교육을 실천하는가 하면, 학생자치회 중심으로 무학년제 활동일을 실시해 아이들 간 소통과 협력을 실천할 다양한 기회도 만들고 있다.

유 교장은 “'교육의 질은 교사의 질을 능가할 수 없다'는 말이 있다”며 “교사들이 자발성과 전문성을 바탕으로 미래 사회를 이끌어갈 학생 교육에 행복감을 느끼는 학교가 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상색초는 함께 배우며 성장하고 존경받는 선생이 되도록 적극적으로 지원한다. 전문적 학습공동체를 운영하고 예술꽃피움학교 운영을 위한 교육 협력 단체를 연결해 교육활동중심 시스템을 구축한다. 이를 통해 선생님들은 역량을 기르고 교육 패러다임의 변화에 적극 대처할 수 있다.

유 교장은 “학교는 다양한 의견을 가진 학생, 교사, 학부모가 모여 교육공동체를 이루며 공교육을 정상화하기 위해 존재하는 곳”이라며 “따라서 학교는 학생의 교육을 중심에 둔 민주적인 학교 경영으로 교육공동체 모두가 행복한 학교를 만들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학부모, 동문, 지역인사 및 유관 기관과의 유대를 강화해 상색교육을 지지하는 지역사회문화가 되도록 늘 지역사회와 함께하고자 한다”고 덧붙였다.

유 교장은 공모 교장으로 상색초에 오게 된 것도 주저 없이 꿈꾸고 성장하고자 하는 학교 구성원의 마음이 와 닿았기 때문이라고 여긴다. 함께 앎과 삶을 배우며 성장하고 서로를 보듬어주는 상색초가 지속하기 위해 노력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유 교장은 “학교는 학생이 즐겁고 행복해야 하며, 이를 바라보는 학부모가 또한 행복해야 하고 학생을 사랑하고 가르치는 교사가 또 행복해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모든 교육공동체가 이런 마음으로 아이들이 꿈꾸는 학교를 만들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주저없이 꿈꾸는 상색 예술꽃피움학교”

▲ 오은성 전교어린이자치회 회장./사진제공=상색초등학교
▲ 오은성 전교어린이자치회 회장./사진제공=상색초등학교

예술꽃피움학교를 들어보셨나요? 우리 학교는 올해 3년째 예술꽃피움학교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상색 예술꽃피움학교 프로그램은 우리들의 계획과 실행으로 운영되며, 마을과 학교를 연결하는 활동들로 구성됩니다.

저는 작년에 친구들과 함께 마을 홍보 앱 만들기 활동을 했습니다. 우리는 3개 파트로 나누어 마을의 가볼 만한 곳, 맛집, 우리 마을 유적지와 체험 공간을 소개하는 앱을 만들었습니다. 직접 마을을 돌며 주제에 맞는 장소에 가보고, 관련된 마을 분들을 인터뷰하기도 하며 스마트 메이커 활용법을 배워 직접 앱을 제작했습니다. 처음에는 프로그램을 이용해서 인터페이스 하나하나 만드는 것이 어려웠는데, 강사님께 배워가며 친구들과 하나씩 만들다 보니, 정말 앱이 만들어져서 놀라웠습니다. 친구들과 힘을 합치니까 팀워크도 생기고 뿌듯함도 커졌습니다.

올해는 유튜브로 마을을 소개하는 활동을 주제로 삼았습니다. 우리가 가장 선호하는 매체 중 하나가 유튜브인데, 그것에 대해 학교에서 직접 배울 수 있어서 좋았습니다. 유튜브에 올릴 영상 내용에 대해 직접 기획서를 쓰고, 역할 분담을 하고, 영상을 찍고 편집까지 했습니다. 이제 2학기가 되면 직접 영상을 올리는 과정을 함께 해볼 수 있어서 무척 기대됩니다. 친구들과 기획을 하고 영상을 찍는 과정이 모두 순탄한 것은 아니었지만, 좋아하는 것을 친구들과 열심히 했다는 뿌듯함과 우리의 결과물이 유튜브에 올라간다는 기대감에 가슴이 두근두근합니다.

이런 재밌는 수업을 들을 수 있는 상색 예술꽃피움학교가 있어서 학교가 더욱 재미있어지고 배우고 싶어졌습니다.

/오은성 전교어린이자치회 회장

 


 

“우리 학교의 세 가지 자랑거리”

▲ (왼쪽부터) 임가온·임사랑 상색초 6학년
▲ (왼쪽부터) 임가온·임사랑 상색초 6학년./사진제공=상색초등학교

우리 학교에는 세 가지 자랑거리가 있습니다.

먼저 첫 번째는 '상색 3락 교육'입니다. 우리 학교는 문화예술 감수성을 기를 수 있는 다양한 활동을 하고 있습니다. 그중 꾸준하게 이어져 오고 있는 예술 활동 3가지를 일컬어 '상색 3樂'이라고 부릅니다.

1락은 자연이 흐르는 도예교실로, 흙과 더불어 자연을 소중히 여기는 마음을 기르고, 우리들의 창의성을 키워주고 아름다움에 대한 감각을 익힐 기회를 제공합니다. 학교에 도예실도 있습니다. 도예교실에는 전교생이 시즌제로 참여하고 있습니다. 2락은 감성이 흐르는 뮤지컬 교실입니다. 우리 학교는 전교생이 뮤지컬 수업을 받고 있으며, 원하는 학생들은 동아리 활동을 하면서 작품에 참여할 수 있습니다. 뮤지컬 활동을 통해 우리들의 끼와 협업 능력 등을 발휘할 수 있고, 작품 공연의 기회를 가질 수 있습니다. 3락은 선율이 흐르는 1인 1악기 어울림 교실입니다. 이 프로그램도 전교생인 1인 1악기를 배울 수 있는 시간으로써, 전문 강사님께 지도를 받을 수 있어서 배우고 싶은 악기를 배울 수 있습니다. 1년여 동안 만든 작품과 운지법, 연주법을 습득한 악기 연주, 뮤지컬 공연 등은 예술꽃피움발표회, 작은 음악회, 우리 지역 연극제 등을 통해 다른 사람들과 함께 나누고 있습니다.

▲ 매년 5월 '장미의 날' 운영. 장미터널에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는 학생들.
▲ 매년 5월 '장미의 날' 운영. 장미터널에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는 학생들./사진제공=상색초등학교

두 번째 자랑거리는 바로 '상색 장미드림(dream), 장미의 날'입니다.

우리 학교의 5월은 빨간 장미로 둘러싸여 그야말로 선명하게 아름답습니다. 우리 학교 교화가 장미이기도 하고, 오랫동안 가꾸어온 장미 터널이 있어 매년 5월에는 '장미의 날'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올해에도 장미가 핀 것을 기념하기 위해 동시 쓰기, 꽃 그림 모아 협동화 완성하기, 장미와 함께하는 가족 사진전, 학생들이 기획하는 체육 부스 활동 등을 실시했습니다. 올해는 특히, 장미와 함께하는 가족 사진전에 많은 가족이 참여했고, 사진 전시를 통해 다양한 포즈의 가족사진을 서로 감상할 수 있는 시간이었습니다. 내년에는 더 예쁜 가족사진을 찍어보겠다는 친구들도 있었습니다. 장미꽃을 통해 다양한 활동이 이루어지고, 학교에 대해 알아가고, 가족과의 즐거운 이벤트가 있는 장미의 날이 내년에도 기대가 됩니다.

마지막 자랑거리는 놀이 공간 재조성 프로젝트로 탄생한 '상색 천연 놀이터'입니다.

우리 학교는 20221년에 미래학교 프로젝트로 놀이터를 재구성했습니다. 놀이터 환경을 재조성하는 작업으로 '우리가 바라는 놀이터' 프로젝트 수업을 했고, 그 의견을 놀이터 조성에 반영했습니다. 강사님과 함께 놀이터 재구성 퍼실리테이션 활동으로 우리가 바라는 놀이터에 대한 의견을 모았고, 놀이터 미니어처 만들기 활동을 통해 상상 속의 놀이기구와 주변 모습을 미니어처로 만들었습니다. 실제 놀이터에 우리가 원하는 모습이 반영됐을 때는 살짝 떨리기도 했습니다. 또, 예술꽃피움 한마당 제목을 '상색 천연 놀이터'라고 정하고, 우리들의 프로젝트 작품 등을 마을 공원에 전시했습니다. 당일 마을 주민들께서 전통 놀이를 준비해주셔서 함께 즐기기도 하고, 우리 작품을 관람하시러 오시기도 해 기억에 남는 시간이었습니다. 어른들도 우리들의 놀이 공간과 놀이를 소중하게 생각해주신다고 느꼈습니다.

/임가온·임사랑 상색초 6학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