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를 품은 '다이아몬드 컬러인' 키운다

고교학점제 선도학교·교과특성화학교
​​​​​​​2018년부터 운영한 과학영재학급 인기

지혜 갖추기 위해 매일 '자기경영시간'
선배들이 '교육과정 서포터즈'로 활동
최정희 교장 “학생주도 교육과정 빛나”
▲ 동두천시 소요산 자락에 자리를 잡은 동두천고등학교 전경. /사진제공=동두천고등학교
▲ 인기있는 교육과정인 '과학영재학급'의 천체관측 모습.
▲ 인기있는 교육과정인 '과학영재학급'의 천체관측 모습./사진제공=동두천고등학교

 “지식이 많다고 사리를 분별하고 시비를 가릴 수 있는 판단력이 좋아지는 것은 아니지요.”

최정희 동두천고등학교 교장은 인천일보와의 인터뷰에서 미래 인재 양성을 위한 핵심 교육관을 이렇게 밝혔다.

동두천시 소요산 자락에 자리를 잡은 동두천고등학교는 단순한 지식보다 지혜를 갖추고 타인을 넓게 이해, 공감하며 공정하게 행동으로 옮길 줄 아는 덕성을 갖춘 인재를 양성하고 있다. 덕분에 학생들은 매일 아침 자기경영시간을 통해 좋은 글을 읽고 오늘 실천 계획을 세우며 인격적으로 성숙한 인재로 거듭나는 중이다.

동두천고는 건학 이념인 기독교 정신을 바탕으로 인간에 대한 사랑을 실천하는 교육공동체다. 나누고 배려하고 협력하고 존중을 실천하는 학교 문화는 더불어 살아가는 '공동체 의식'을 형성해 학생과 학부모뿐만 아니라 지역의 교육발전까지 이끌고 있다.

▲ 최정희   교장
▲ 최정희 교장./사진제공=동두천고등학교

최 교장은 “세계를 품은 '다이아몬드 컬러인'으로 성장하기 위해 각종 진로 맞춤형 교육 프로그램도 모두 학생 주도로 진행된다”며 “학생들이 스스로 기획하고 실천하고 평가하며 창의력과 올바른 판단력, 미래핵심역량을 갖춰간다. 자아를 실현하며 행복한 삶을 누릴 수 있는 인재를 길러내는 데 목표를 두고 있다”고 말했다.

동두천고의 학생주도 교육과정은 다방면에서 빛을 발하고 있다. 지난해 고교학점제 선도학교, 올해 교과특성화학교로 지정된 동두천고는 본인의 진로와 관련한 과목을 선택하는 데 학생들의 고민을 덜어주기 위해 선배들이 직접 '교육과정 서포터즈'로 활동한다. 선배들에게 보다 친밀하고 편하게 상담을 받을 수 있는 교육과정 서포터즈 행사는 매일 찾아오는 학생들로 붐빈다.

2018년부터 운영되고 있는 과학 영재학급도 인기 교육과정 중 하나다. 매년 과학 교과에 재능과 끼, 꿈을 가진 학생들을 선발해 천체관측, 생명과학실험, 화학실험 등 과학 전문지식을 교육하며 과학영재로서 역량을 키워나간다. 매주 금요일마다 각 분야 최고 전문가를 모시고 천문학, 물리학, 의학, 치의학, 야생화 등 다양한 강의도 들을 수 있다.

최 교장은 “이 밖에도 동두천고는 인문학 주간을 정해 쟁점 토론회, 지식탐구 발표회, 창의융합 독서활동을 벌이며 책을 읽고 생각과 가치를 나누는 독서문화를 만들어가고 있다”며 “디지털 세대 학생들에게 미디어리터러시 교육을 하고, 읽고 감상하고 쓰는 표현활동을 통해 멋지고 건강한 성장을 돕는 인문교육에 힘쓰고 있다”고 말했다.

/박지혜 pjh@incheonilbo.com

 


 

[동두천고 특색동아리 '5선']

나비연구 '버터스타'
군인 준비 '건빵'
AI 공부 '로봇빌' 등

▲ '버터스타'.
▲ '버터스타'./사진제공=동두천고등학교

동두천고는 학생들이 자신의 진로를 탐색하고 준비할 수 있는 50여개의 다양한 정규·자율동아리 활동을 지원하고 있다. 그중에서도 동두천고만의 특색 있는 동아리 5개를 소개한다.

먼저 '버터스타'는 나비연구를 주축으로 하는 생명과학 담당교사와 천체관측을 담당하는 지구과학 교사가 뜻을 모아 1999년 만든 동아리다. 동두천고의 전통 있는 동아리로써 교육과학기술부장관상, 여성가족부장관상, 경기도교육감상, 한국천문연구원장상을 비롯한 수많은 대외 상을 60회 이상 휩쓸었다. 버터스타 출신 학생들은 서울대, 카이스트, 포항공대를 비롯한 여러 명문대에 진학하기도 했다.

▲ '슬기로운 교사생활'.
▲ '슬기로운 교사생활'./사진제공=동두천고등학교

'슬기로운 교사생활'은 예비교사를 꿈꾸는 학생들에게 올바른 교육철학을 심어주며 지역아동센터에서 학생들을 가르치며 봉사활동도 한다. 수업 방법뿐 아니라 상담을 통해 아이들의 정서적 안정에도 도움을 주는 준비된 교사를 목표로 하는 동아리다.

▲ '포돌리스'.
▲ '포돌리스'./사진제공=동두천고등학교

미래의 경찰을 꿈꾸는 학생들을 위한 '포돌리스'도 있다. 학생들의 체력 증진 및 현장 체험을 통해 자신의 희망진로를 더욱 자세히 알 수 있도록 도와주고 있으며, 정의사회 구현에 앞장서는 미래 인재로 거듭날 수 있도록 다양한 활동을 경험하는 동아리다.

▲ '건빵'
▲ '건빵'./사진제공=동두천고등학교

'건빵' 역시 대한민국 군인을 꿈꾸는 학생들을 위해 체력 증진 훈련, 부사관 시험을 위한 준비와 면접을 도와준다.

마지막으로 '로봇빌'은 4차 산업혁명 시대에 맞춘 미래 인재를 양성하기 위해 만들어진 동아리로, 인공지능(AI), 사물인터넷, 메타버스, 가상현실 등 과정을 공부하고 실습한다.

▲ '로봇빌'
▲ '로봇빌'./사진제공=동두천고등학교

 


 

[우리학교 학생 글 소개]

동두천고 학생들은 학교를 소개하고 배운 지식을 뽐내는 '좋은수업소개 공모전', '우리역사바로알기대회' 등 다양한 공모전에서 2년 연속 금상 및 우수상 등을 수상한 바 있다. 수상작 중 두 작품을 소개한다.

 

▲'2022 좋은수업소개 공모전' 우수상 수상- 1학년 이지화

모두를 배려하는 애정 가득한 정애 선생님의 사회 수업

▲ 이지화 동두천고 1학년./사진제공=동두천고등학교

담임선생님의 권유로 이번 공모전에 참여하게 된 저는 어떤 수업을 소개할까 곰곰이 고민하다 사회부장 박정애 선생님을 떠올렸습니다. 항상 수업을 부드럽고 자연스럽게 이끌어 가시고 여유가 넘치는 박 선생님의 모습을 보고, 다양한 부분에서 깨달은 점이 있어 사회 수업에 대해 소개하기로 마음먹었습니다.

선생님의 수업 준비는 거의 모든 아이를 배려하는 것에서부터 시작합니다. 예를 들어 다문화 수업 전에는 반에 있는 다문화가정 친구가 학우들과 잘 지내고 있는지, 이 수업이 괜찮을지 등 여러 가지를 사전 대화해 조율한 뒤 수업을 진행하십니다. 또한 다양한 자료들을 완벽하게 숙지하시고 준비해오십니다. 선생님의 수업은 쉽게 이해됩니다. 선생님은 흥미로운 수업을 위해 다양한 영상 자료를 준비하시고 사회문제에 대해 의견을 나누는 모둠 활동을 준비하십니다. 또, 부교재를 통해 내용을 정리하고 학습 이해를 높입니다.

가장 인상 깊었던 수업은 '문화와 다양성'이라는 단원에서 문화 상대주의의 문제점을 '조장', '쿠마리', '지참금 문화'를 통해 친구들과 직접 발견하고, 문화의 상대성에 대해 토의해본 것입니다. 또한 친구들과 함께 세계 문화권별 특징을 탐색해보고 세계 지도에 맞춰보며 각국의 다양한 문화를 더욱 흥미롭게 이해할 수 있었습니다.

학생 참여 중심 수업 방식, 학생에 대한 긍정적 태도 등 학생들을 위해 많이 노력하시는 선생님의 열정적인 모습을 통해 저도 '선생님'이라는 꿈을 더욱 확고히 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한 가지 문제만 집중하던 제가 다양한 문제점들을 여러 가지 관점으로 볼 수 있게 되었습니다.

마지막으로 이 공모전을 참여하기 위해 지금까지 배운 단원들을 세세하게 보니, 그동안 선생님들의 노력이 더욱 뚜렷하게 보여서 앞으로 수업에 적극적으로 참여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우리역사바로알기대회' 금상 수상-2학년 박예형

역사공부를 통해 나의 진로를 찾았습니다

▲ 박예형 동두천고 2학년./사진제공=동두천고등학교

나는 국사편찬위원회가 주관하는 '우리역사바로알기대회'에 참가하기 위해 석 달간 준비 과정을 거쳤다. 그중 예선을 준비하는 데에 가장 큰 노력을 쏟았다.

예선은 한국사 속 위기, 변화, 발전 노력 등을 주제로 문헌 연구 보고서를 작성하는 것이었다. 나의 꿈인 학예사에 걸맞게 '문화재'를 접목해 보고서를 작성하고 싶었지만, 제시 주제와의 연결고리가 떠오르지 않아 주제 선정에 많은 어려움을 겪었다. 규정 분량을 완벽하게 채우지 못하는 아쉬움도 남긴 채 예선을 마무리했다.

다행히 나를 포함한 2명의 선후배 모두 예선에 통과했고, 임경환 선생님과 본선 논술 대회를 준비하기 시작했다. 본선 대회는 한국사 전 범위를 기준으로 했다. 나는 중학교 때부터 한국사를 특히 좋아하고 열심히 공부해왔기 때문에 역사의 전체적인 흐름은 잘 파악하고 있었다. 다만 깊이 있는 내용은 잘 기억하지 못했다. 임경환 선생님은 학생들이 부족하다고 생각하는 부분들을 집중적으로 강의해주셨다. 그렇게 한국사 전 범위의 복습을 반복했다.

본선 논술 대회 3일 전부터는 하루에 10시간 이상 한국사 공부에 전력을 다했고 나름 만족스럽게 논술 대회를 마쳤다. 기쁘게도 대회의 금상까지 받게 됐다. 석 달 동안 옆에서 지도해주신 임경환 선생님뿐만 아니라 다른 모든 선생님, 친구들의 도움과 응원으로 최선을 다해 노력한 결과였다.

사실 나는 고등학교 1학년 내내 사학 계열을 진로로 삼을지 깊이 고민했다. 사학 계열에 대한 시선과 여러 걸림돌이 끊임없이 진로에 대해 고민하게 만들었고, 친분이 있던 언니가 사학 계열을 포기하고 간호학과에 간 것을 보니 더 크게 고민됐다.

그렇게 미래에 대한 갈피를 잡지 못하고 있을 때 임경환 선생님은 나의 재능을 알아봐 주셨다. 선생님은 내게 계속 공부해보라는 말씀을 해주셨고, 나는 조금이나마 확신을 가진 채 1학년 말 사학과 진학을 목표 삼게 되었다.

2학년이 되고 나선 역사 심화 탐구동아리에 들어갔고, 우리 동아리에서는 상상도 못 해본 규모의 답사를 추진했다. 서울에 있는 박물관 두 곳과 궁에서의 한복 체험, 성균관 답사 등을 성공적으로 진행한 것이다. 학예사가 꿈인 학생들이 박물관의 문화재를 조사해 친구들과 선후배 앞에서 소개해주는 활동도 의미 있었다. 나의 진로를 미리 연습해보며 꿈에 대한 확신을 더 갖게 해준 특별한 경험이었다.

만약 내가 동두천고를 오지 않았다면, 유의미한 경험과 선생님들의 애정 어린 관심, 조언을 받을 수 있었을까. 사학 계열 진학에 대한 확신도 가질 수 있었을지 의문이다. 아마 갈피를 못 잡던 내 마음은 내가 나아가고 싶은 방향이 아닌 그저 많은 사람이 가는 방향을 쫓아갔을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동두천고 선생님들은 해가 진 저녁까지 남아서 학생들을 상담해주시고 꿈에 대해 응원해주신다. 매번 진심인 선생님들께 보답하기 위해서라도 더 열심히 해야 한다는 생각마저 든다. 이번 대회에서도 마찬가지다. 지도 선생님께선 새벽까지 우리를 위해 보고서 작성을 도와주셨고, 덕분에 우리는 더욱 열심히 임해 세 명 모두 수상이라는 기쁜 결과를 받게 됐다.

이번 수상과 답사 활동, 선생님들의 응원 덕분에 나는 사학과 진학에 대해 확신을 갖게 됐다. 나의 금상 수상은 그저 수상이 아닌 진학에 대한 완벽한 확신을 심어준 계기가 됐다. 동두천고에서 더 많은 학생이 다양한 활동을 통해 자신의 진로에 대한 확신을 갖길 바라고 지금보다 더 눈부신 발전을 이룩하길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