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평구 음식점 '비하니레스토랑' 운영 저건나터 올리씨]

2000년 박찬욱 영화감독 가이드로
안나푸르나동행…인상깊어 한국행
2006년 식당열어…민간 외교관 톡톡
여행 주의사항 등 알려줄 수 있어 뿌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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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저건나터 올리씨./서영빈 수습기자 blueprint@incheonilbo.com

“한국 사람들은 약속을 빠짐없이 지킬 정도로 책임감이 강한 것 같아요. 어떤 일을 하든지 최선을 다해 열심히 하는 모습도 참 인상 깊었죠.”

지난 9일 만난 저건나터 올리(57·사진)씨는 인천 부평구에서 커리(curry·카레) 음식점 '비하니레스토랑'을 운영하며 음식을 매개로 모국 네팔 문화를 알리고 있다. 그는 민간 외교관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었다.

올리씨가 한국과 인연을 맺게 된 것은 2000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박찬욱 영화감독이 영화 촬영 차 스태프와 함께 네팔을 방문했고, 그가 현지 가이드 역할을 맡아 안나프루나까지 동행했다. 그때 한국인들로부터 받은 인상이 마음속에서 잊히지 않아 2003년 한국행 비행기를 탔고 올해 19년째 한국 생활을 하고 있다.

“한국에 온 뒤 경희대 한국어학당을 다니기 시작했어요. 너무 재밌었어요. 함께 공부하는 학우들과 동아리 활동을 하며 막걸리를 마신 게 기억에 남아요.”

이후 그는 무역업 등 여러 일을 하다 2006년 부평역 근처에서 커리 음식점 문을 열었다. 그때부터 음식을 통해 한국인들에게 네팔 문화를 알리고 있다고 한다.

특히 네팔 현지인들이 젓가락을 사용하지 않고 손으로 음식을 먹는 것에 대해 국내에서 지저분하다는 인식이 있는데 그런 고정관념이 점차 사라지도록 노력 중이라고 올리씨는 설명했다.

“오히려 인도·네팔 등 5성급 호텔에선 설탕물로 손을 씻고, 손으로만 밥을 먹기도 해요. 손으로 먹었을 때 손맛이 함께 느껴지는 네팔 음식이 있거든요. 그리고 저도 커리 가게 손님들 덕에 한국말 속뜻을 더 잘 이해할 수 있었어요. '밥 한번 먹자'는 말로 친근함을 표현하는 게 바로 한국 문화잖아요.”

올리씨는 무엇보다 가게 손님들이 커리를 먹는 데 그치지 않고 네팔 문화에 관심을 가져줄 때가 뿌듯하다고 전했다.

“단골손님들이 네팔 여행을 가기 전에 외국인으로서 조심해야 할 점이나 방문하면 좋은 곳들을 제게 물어보곤 해요. 이후 여행을 마치고 돌아와서 덕분에 감사했다는 말을 들었을 때 기분이 좋습니다. 앞으로도 이 자리에서 커리를 통해 네팔 문화를 알리는 활동을 계속하고 싶습니다.”

/글·사진 서영빈 수습기자 blueprint@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