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지능(AI) 분석으로 복권 당첨번호를 예측해준다면서 6만여명으로부터 600억원을 뜯어낸 조직이 경찰에 붙잡혔다.

경기북부경찰청은 사기 및 표시·광고의 공정화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52명을 붙잡았다고 9일 밝혔다. 이 가운데 총책 A(58)씨와 B(45)씨 등 주범 4명을 구속했다.

이들은 2012년 7월부터 올해 6월까지 '복권 당첨번호 예측 서비스 사이트'를 92개 운영하며 피해자 6만4104명으로부터 607억원을 편취한 혐의를 받고 있다. 이들은 자신들이 운영하는 사이트에 복권이 당첨된 것처럼 꾸민 사진을 올려 피해자를 속였다. 또 가상회원을 만든 후 고액당첨 후기를 허위로 쓰는 수법으로 피해자들을 꼬드겼다.

수사 결과 이들이 AI 분석을 통해 예측했다고 광고한 복권 번호는 실제로는 조직원 5명이 임의로 조합한 번호에 불과한 것으로 드러났다. 또 당첨 확률이 더 높은 번호를 알려주는 고액의 특별 서비스가 있다고 속여 이용자들에게 수백만원을 결제하게끔 유도했다. 피해자 중에는 약 7000만원에 달하는 돈을 결제한 경우도 있었다. 환불을 회피하려는 목적으로 수수료 25%를 제외하고 환불해주거나, 민형사 소송 포기 각서를 쓴 이들에게만 돈을 돌려줬다. 조직 총책은 이처럼 벌어들인 범죄수익을 이용해 부산의 한 호텔 1개 층 전체를 한 달에 수천만원씩 내고 대여해 호화로운 생활을 한 사실도 확인됐다.

경찰은 이 조직이 보유한 부동산과 예금 등을 추적해 지난달 20일 의정부지방법원으로부터 130억원의 범죄수익에 대한 추징보전인용 결정을 받았다.

경찰 관계자는 “당첨번호 예측은 불가능하므로 유사한 사기 피해를 당하지 않도록 주의해달라”고 당부했다.

/이경훈 기자 littli18@incheon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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