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지역 곳곳 침수 피해
성인 남성 무릎까지 물 차올라
도로 통제·車 고립·긴급 대피
시 '비상 2단계' 체제 돌입 상태
▲ 인천지역에 시간당 80㎜가 넘는 폭우가 내린 8일 인천 미추홀구 낙섬중로 인근 상가들이 물에 잠겨 상인들이 복구작업을 하고 있다. /양진수 기자 photosmith@incheonilbo.com

8일 호우 경보가 발효된 인천지역에 최고 누적강수량이 117.2㎜로 집계된 가운데 지하차도가 물에 잠기고 차량이 침수되는 등 큰 피해가 잇따랐다.

이날 오후 미추홀구 주안동 한 왕복 5차선 도로. 단시간에 쏟아진 비로 도로가 침수되면서 성인 남성 무릎 위까지 물이 차올랐다.

폭우를 뚫고 주행 중이던 승용차들은 갑작스럽게 물이 불어난 도로에 오가지도 못하고 그대로 멈춰 섰다.

물에 잠겨 고립된 차량의 주행을 돕고자 성인 남성 5명이 차량을 밀어보지만 이미 반 이상이 잠긴 상황이라 제대로 움직이지 않았다.

비슷한 시각 미추홀구 도화동 제물포역 인근. 지하철 출구에서 나온 주민들이 인도와 도로에 가득찬 빗물에 발이 묶여 옴짝달싹 못하고 있다.

중구 항동7가 인천출입국·외국인청 주변에서도 차량 여러 대가 물에 잠겨 소방당국이 구조 작업을 벌였다.

지하차도도 물폭탄을 피할 수 없었다. 인천시는 침수된 지하차도를 대상으로 안전사고를 막기 위해 차량 진입을 통제했다.

시에 따르면 낮 12시40분부터 미추홀구 경인고속도로 종점 지하차도가 통제됐고, 앞서 낮 12시30분에는 계양구 작전동 토끼굴이 통제되며 운전자들이 불편을 겪었다.

이날 오후 5시 기준 구군별로 총 212건에 달하는 피해 접수가 이뤄졌다. 인천소방본부에 접수된 호우 및 강풍 피해 신고도 총 85건으로 집계됐다.

도심 곳곳에서 차량 침수 피해는 물론 상가 건물과 주택까지 물이 차오르며 주민들이 긴급 대피하는 상황이 이어지는 가운데 9일까지 강한 비가 예보돼 더 많은 피해가 발생할 것으로 우려된다.

일선 소방서 한 관계자는 “단시간에 워낙 많은 비가 쏟아진 터라 배수 불량으로 인한 지원이 가장 많았다”라며 “신고를 받고 대원들도 계속 현장에서 안전 조치를 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와 관련, 시는 호우 경보 발령에 따라 재난안전대책본부 비상 2단계 체제에 돌입한 상태다.

시 관계자는 “오후 2시 기준 군·구별 인명 피해는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라며 “상황 종료까지 지대본을 가동하는 한편 지속적인 기상 모니터링과 함께 피해 사항을 파악할 것”이라고 밝혔다.

/박해윤 기자 yun@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