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마끝난 줄 알았는데 기습 폭우
기상청 “내일까지 강한 비 예상”
(왼쪽 위부터 시계방향) ▲ 미추홀구 주안역 인근 도로가 물에 잠겨 있다. ▲ 중구 서해대로 인근이 물에 잠겨 소방관들이 안전조치를 하고 있다. ▲ 제물포역 앞 도로가 물에 잠겨있다. ▲ 부평 경찰서 앞 도로가 물에 잠겨 차량들이 멈춰 있다. /인천소방본부·독자제공·이재민 기자 leejm@incheonilbo.com

올 여름 장마철이 종료된 이후에도 인천지역에 내린 잇따른 기습 폭우에 시민들이 분통을 터뜨리고 있다.

8일 기상청에 따르면 이날 오전 8시 호우주의보를 내렸다가 다시 정오를 기해 호우 경보를 발효했다. 서해5도와 옹진군은 호우주의보가 유지되고 있다.

이날 오후 5시 기준 누적 강수량은 ▲중구 전동 117.2mm ▲중구 운남 87mm ▲부평구 87.5mm 등으로 기습 폭우가 내리면서 인천 곳곳에서 침수 피해가 잇따랐다. ▶관련 기사 7면

앞서 기상청은 지난달 27일 장마가 끝났다고 발표한 가운데 이날 갑작스럽게 내린 폭우로 인천 곳곳은 아수라장이 됐다.

▲ 미추홀구 용현동 인근도로가 물에 잠겨 소방관들이 차량을 밀고 있다. /사진제공=인천소방본부

우산을 뚫을 듯한 물폭탄에 경인선 주안역 인근에서는 물에 잠긴 자동차를 시민들이 함께 밀어줬고, 미추홀구 경인고속도로 종점 지하차도는 침수에 따른 차량 통제가 이뤄지면서 운전자들이 우회해 다른 길을 찾아가기도 했다.

시민 김지승(43·여)씨는 “비가 갑자기 너무 많이 내려서 주변 건물로 들어가 비가 그치길 기다린 뒤에 이동했다”며 “당분간 출근은 차량이 아닌 지하철로 해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이날 폭우로 인한 침수 피해가 커진 것은 짧은 시간 많은 비가 쏟아진 데다 만조 시간까지 겹쳤기 때문으로 분석됐다. 같은 날 만조 시간은 낮 12시42분으로 비슷한 시간대 시간당 80㎜가 넘는 폭우가 쏟아지면서 빗물이 하천이나 바다로 원활하게 빠져나가지 못했다고 인천시 관계자는 설명했다.

▲ 용현동 고속종점 지하차도가 물에 잠겨 전면 통제하고 있다. /이재민 기자 leejm@incheonilbo.com

특히 폭우가 쏟아진 원인은 북쪽에 위치한 대륙 기압과 남쪽에 있는 북태평양 고기압이 충돌하면서 만들어진 정체 전선 때문이었다. 북태평양 고기압이 뜨겁고 습한 공기를 올려 보내는 사이 티베트 고기압 등이 북쪽에서 차고 건조한 공기를 밀어넣으면서 장마철과 같은 형태의 강수 조건이 만들어진 것이다.

장은철 공주대 대기과학과 교수 겸 장마특이기상연구센터장은 “기상청에서 장마가 끝났다고 발표했지만 이후에도 다시 지속적인 비가 오는 것에 시민들이 불편함을 느끼는 것 같다”며 “하지만 해당 발표가 올해 여름에 비가 오지 않음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고, 기상청도 8일 내리는 비에 대해 예측성을 갖고 예보를 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한편 인천지역에선 12일까지 호우가 이어질 전망이다.

수도권기상청 관계자는 “당분간 비가 강약을 반복하면서 내리고, 특히 10일 오전까지 강한 비가 내릴 것으로 예상한다”며 “수위가 급격히 높아져 침수 피해가 발생할 수 있기 때문에 시민들의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고 당부했다.

/정회진·박해윤 기자 hijung@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