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바구니 144개 품목 껑충
호박 100%·상추 80% 올라
시민 “이번엔 간소히” 반응
정부, 금주 '민생 대책' 발표
고공행진하는 물가 탓에 추석을 한 달 앞둔 시민들의 시름이 깊어질 전망이다. 채소류는 물론 식용유와 밀가루 등 명절 주요 구매 품목들이 전년 대비 크게 인상됐다.
8일 경인지방통계청이 최근 발표한 '2022년 7월 인천시 소비자물가동향' 자료를 살펴보면 7월 인천 소비자물가지수는 108.90(2020년 기준 100)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6.4% 상승했다. 세계 금융위기 시절인 2008년 7월(6.4%) 이후 가장 높은 수치다.
인천의 소비자물가 상승은 전기·가스·수도 요금과 석유류 등 공업제품 인상의 영향이 컸다. 도시가스 요금은 19.5%, 전기료는 18.5%씩 각각 상승했다. 공업제품 중에서는 경유(46.7%), 휘발유(24.8%)가 크게 올랐다.
농축수산물 가격 또한 7.3% 상승했다. 호박이 100.0%, 상추가 80.0%로 급상승했다. 소비자들이 실질적으로 물가를 체감할 수 있어 '장바구니 물가'로 여기는 생활물가지수(전체 460개 조사 품목 중 구입 빈도와 지출 비중이 높은 144개 품목)는 지난해 같은 기간에 견줘 7.9% 올랐다.
시민들은 지속적으로 상승하는 물가에 지갑 열기가 무섭다는 반응이다.
인천 미추홀구에 사는 박수미(가명·33세)씨는 “마트에서 구매하는 물품은 비슷한데 가격은 날로 치솟는다. 외식 한 번 하기도 겁난다”며 “부모님도 이번 추석은 간소화하자고 하셔서 예전과 같은 명절 분위기는 안 날 듯하다”고 말했다.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사태 장기화에 따른 글로벌 공급망 차질, 폭염과 장마, 이른 추석과 공공요금 인상까지 겹치면서 물가 상승은 앞으로도 더욱 가팔라질 것으로 보인다.
통계청 국가통계포털(KOSIS)에 따르면 올해 1∼7월 소비자물가는 전년동기 대비 4.9% 상승했다. 이는 해당기간 물가 평균을 전년도 물가 평균과 비교한 전년 누계비 기준이다. 전년 누계비 변동률은 올해 1·2월 3.6%에서 3월 3.8%, 4월 4.0%, 5월 4.3% 6월 4.6%로 점점 높아지고 있다.
전월 대비 상승률로 보면 올해 1∼6월에 매달 0.6∼0.7%를, 지난달엔 0.5%를 기록했다. 앞으로 남은 올해(8∼12월)에 전월 대비 상승률이 매달 0%를 기록하면 올해 연간 물가 상승률은 4.97%가 된다. 물가가 전월과 같거나 하락하지 않는 이상 올해 물가 상승률은 5%를 넘길 가능성이 크다. 연간 물가 상승률이 5%를 넘은 건 외환위기 때인 1998년(7.5%) 이후 없었다.
지속적인 물가 상승에 정부는 빠른 시일 내에 민생대책을 마련하겠다는 입장이다.
추경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이날 열린 비상경제장관회의에서 “이미 발표한 8차례의 물가 등 민생대책을 속도감 있게 이행하고, 추석 민생안정 대책과 국민 주거 안정 실현방안 등 추가 대책도 이번 주 중 발표하겠다”고 밝혔다.
/곽안나 기자 lucete237@incheon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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