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송도갯벌은 물새들의 '낙원'이다. 그 중요성과 가치는 무궁무진하다. 송도국제도시 개발로 갯벌이 엄청나게 사라졌지만, 아직도 남아 있는 갯벌의 '위력'은 대단하다. 인천시가 2009년 말 습지보호지역으로 지정한 이유이기도 하다. 송도갯벌에 멸종위기종인 저어새(천연기념물 제205-1호)가 찾아와 둥지를 트는 등 희귀종 철새들이 번식지로 이용하는 데서 비롯됐다.

송도갯벌엔 모두 91종 10만2692마리의 이동물새가 서식한다. 저어새·노랑부리백로·매·청다리도요사촌·황새 등 1급 멸종위기종 5종과 검은머리갈매기·알락꼬리마도요·검은머리물떼새·큰기러기·붉은어깨도요·노랑부리저어새·흰목물떼새·큰말똥가리·참매·잿빛개구리매 등 2급 멸종위기종 10종 등이다. 인천시가 지난 6월30일 동아시아-대양주 철새이동경로 파트너십(EAAFP) 사무국과 함께 송도갯벌(람사르습지) 이동성 물새 정기조사 최종 보고회를 개최한 결과 제시된 수치다.

그런데 송도갯벌에 사는 이동물새 개체수가 1년 만에 2만3511마리 줄었다는 결과도 함께 나와 안타까움을 던져준다. 조사 수행기관인 '저어새와 친구들'에 따르면 2021년 6월∼2022년 5월 송도갯벌에서 관측된 이동물새는 10만2691마리로, 2020∼2021년 관측치 12만6202마리보다 2만3511마리 감소했다. 도요과 물새가 같은 기간 5만5081마리에서 3만4758마리로 2만323마리 줄었다. 가마우지과 물새가 2176마리, 저어새과가 1373마리, 물떼새과와 백로과가 각각 899마리 820마리 감소했다. 그 까닭은 올해 초부터 시작된 송도 10공구 매립 때문으로 분석된다. 송도 10공구는 송도갯벌에서 이동물새 휴식처 역할을 해왔다.

이렇게 송도갯벌의 생태가치가 높은 가운데 연수문화재단이 지난 4일부터 26일까지 송도국제도시 생태학습관에서 'Bird Meets Arts 새며들다' 전시를 진행 중이어서 눈길을 끈다. '쓰레기 줍는 설치미술가'로 알려진 양쿠라 작가(본명 양준성)가 해양쓰레기로 만든 작품을 선보인다. 이동성 물새와 서식지 보전에 대한 중요성과 해양쓰레기의 심각성을 시민들에게 알려 참여를 이끌어내기 위함이다. 재단 측은 EAAFP와 협력해 매립지인 송도국제도시 일대 생태·환경의 문화적 가치를 공유하고 있다.

이동물새의 경우 서식지가 훼손되면 자리를 바꾼다. 이들이 어느 지역으로 옮겨갔는지 지속적인 모니터링은 필수적이다. 조류는 지역의 생태계 환경을 대표할 수 있는 지표종 구실을 한다. 세계적으로 도시화와 산업화 등의 영향으로 습지와 숲을 포함해 많은 동식물 서식지가 파괴되고 있는 요즘, 철새 연구를 통해 지속가능한 이용이 무엇인지 돌아봤으면 한다.

▲ 이문일 논설위원.
▲ 이문일 논설위원.

/이문일 논설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