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청도 지두리해변, 2019년

오래 전이었다. 동해바다의 모래보다 더 보드라운 백사장위로 밀려드는 하얀 파도에 탄성이 절로 났다. 뱃길로 4시간이나 떨어진 서해 5도의 먼 섬 대청도지만 좋은 기억 때문인지 그 뒤에도 시즌에 맞춰 서 너 번은 더 갔다. 그 때마다 대청도는 맑고 깨끗한 해변과 모래를 선물했다.

한국관광공사가 '섬타는 여행'을 테마로 8월에 가볼만한 섬 여섯 곳을 선정했다. 인천 옹진의 대청도가 충남 보령 외연도, 통영 사랑도, 부안 위도, 영광 낙월도, 제주도 우도와 함께 나란히 선정되었다. 서해의 다른 섬에 비해 높은 산과 넓은 해변을 품어 그 어느 섬보다 풍광이 빼어난 대청도의 가치를 알아서다. 10억년의 시간동안 거센 서풍을 막아주는 거대한 바위 '서풍받이'부터 옥중동 해안사구, 농여해변의 지질명소와 나이테바위, 국내 최대 풀등을 가진 미아해변 덕분에 2019년에는 국가지질공원 인증도 받았다.

옥중동 모래사막은 오랜 시간 해안에 퇴적된 모래가 거대한 사막을 이루고 있는 이국적인 풍경으로 유명세를 타고 있다. 뜨거운 여름철 대청도 최고의 여름피서지로 손꼽는 지두리해변은 수심이 깊지 않아 아이들과 물놀이하기에 적합해 가족단위의 피서객들이 즐겨 찾는 해변이다.

코로나가 다시 그 맹위를 떨치는 가운데에도 서해 5도의 섬과 바다를 찾는 피서객들이 줄을 잇는다. 육지와 달리 한 여름에만 방문객들이 몰리는 섬이다 보니 여행객들의 욕구에 비해 인프라는 늘 부족하다. 여행객 대부분이 민박집에서 숙식을 해결해야 하지만 민박집의 서비스 기준과 제공하는 식단에 대한 기본정보를 미리 알기란 불가능에 가깝다. 높아진 방문객들의 눈높이에 비해 중앙정부와 시의 지원은 여전히 턱없이 부족하다. '불편하니까 섬이지'라는 인식이 바뀌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 불편한 섬이니까 적극적으로 개선해야지라는 생각의 전환이 필요하다. 이 여름 사람들의 기억 속에 '꼭 다시 가고 싶은 아름다운 섬'으로 인천의 섬이 기억되기 위해 적극적인 지원과 관심이 여전히 필요하다.

▲ 김성환 포토저널리스트.
▲ 김성환 포토저널리스트.

/김성환 포토저널리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