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 6가지 시정·주의사항 기재
직원 장모 실거주 사용료 징수
사용기간 부당 연장 사례 발각
시 “향후 재발 방지 유념” 주문
인천시 상수도사업본부 일부 직원들이 근무 편의를 위해 제공된 관사를 사유화했다는 의혹(인천일보 4월25·26일자 1면, 4월27·28일자 7면)이 인천시 감사를 통해 모두 사실로 확인됐다.
31일 인천일보가 확보한 '상수도사업본부 관사 운영' 관련 인천시 특정감사 결과 보고서에는 총 6가지 시정·주의 사항이 담겨 있다.
우선 시 감사관실은 관사에 직원 장모가 실거주하며 주거비용을 아꼈던 사실이 인정된다며 본부에 이에 대한 사용료를 징수하라는 시정 명령을 내렸다. 앞서 인천일보 취재 결과, 본부 직원 A씨는 2018년 1월 부평정수장 산하 풍납취수장에 발령받고 나서 한 달 뒤 서울 송파구 관사 입주 자격을 얻었지만 관사 실거주자는 그의 장모로 밝혀졌다.
시 감사관실은 “관사 사용자 준수사항에 따라 입주 권리를 제3자에게 양여하거나 전대하는 등 행위는 금지”라며 “장모에게 관사를 사용하게 한 행위는 공무원 성실의무를 위반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특정 직원들이 수십년간 관사를 사실상 '사유화'할 수 있었던 바탕에는 관사 사용기간을 연장하는 시스템이 제 역할을 못한 탓이 있었다.
관사 운영 규정에 따르면 관사 사용기간은 3년이 원칙이고 사용기간 만료 60일 전 연장 신청을 하면 관련 위원회 심의를 통해 1년 단위로 연장할 수 있다. 하지만 감사 결과를 보면 위원회 심의를 하지 않고 사용기간을 연장한 사례가 29건으로 파악됐다. 또 사용기간 만료 후에 위원회를 열어 사용기간 연장을 소급한 사례도 5건으로 집계됐고, 특정인에게 1년이 아닌 2년으로 부당하게 사용기간을 연장한 사례도 발견됐다.
앞서 인천일보가 입수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6월 기준 상수도사업본부 관사에 입주 중인 61세대 중 10년 이상 장기 거주 중인 사례가 11세대(18%)에 달했고, 24년간 한 관사에 눌러앉은 직원도 있었다.
이 외에도 ▲입주 부적격자(공무직·청원경찰) 관사 사용 허가 ▲퇴거와 신규 입주 절차 없이 관사 임의 변경 ▲관사 신규 입주자 선정 부적정(공개모집 미이행) 등도 감사 과정에서 포착됐다.
시 감사관실은 “상수도사업본부는 관사 운영 관련 규정을 숙지해 향후 유사 사례가 재발하지 않도록 각별히 유념해 달라”고 밝혔다.
/이창욱·전민영 기자 chuk@incheon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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