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리대로 사는 삶에서 행복을 찾자
▲ 본래 그대로의 질박한 통나무(樸.朴)를 켜서 그릇을 만든다. / 그림=소헌

“아이구테나! 이년이 동이를 또 잡았구나. 이년아! 너더러 된장 푸래든 푸래?” 어머니는 딸이 일어나지도 못하고 아파하는 동정심보다 깨어진 동이만이 아깝게 보였다. “어 어마! 아다아다 아다 아다아다......”

'아다다'는 김초시 댁의 딸로 말을 못하고 지적 능력이 좀 모자란다. 부모는 어느 가난한 집안의 노총각에게 논 한섬지기를 딸려 시집보낸다. 어느 날 투기로 큰돈을 번 남편은 다른 여자를 데리고 와서는 아다다를 못 견디게 괴롭힌다. 결국 아다다는 친정으로 되돌아오지만 이내 쫓겨나고 만다. 아다다는 '수롱'을 찾아가 함께 외딴섬으로 떠난다. 수롱은 그동안 모은 돈으로 밭을 사려고 하는데, 아다다는 돈이 무섭고 불행하다고 여겨 돈뭉치를 바다에 뿌린다. 수롱은 아다다를 발길로 찼고, 바다로 굴러떨어진 아다다는 물속에 잠긴다. - 계용묵 作 「백치 아다다」 요약.

反(반)은 살펴보는 것이요 樸(박)은 꾸밈이 없는 것이다. 도덕경 제28장 反樸(반박-꾸밈없이 살펴보라)의 모티브는 통나무다. 노자는 질서가 없어 갈피를 잡을 수 없는 혼란한 시대를 살았다. 이러한 상황에서 온전히 살기 위해서는 본래의 꾸밈없는 道로 되돌아갈 것을 주창한다. 남성과 여성, 흰 것과 검은 것, 영화와 욕됨, 높은 자리와 낮은 자리 등은 서로 양립하는 것이 아니라 통합의 기틀임을 역설한다. 인위로 분리하지 않은 자연 그대로를 말한다.

남성이라는 강한 힘을 지니고 있으면서도 여성스러운 유순함을 지키면 천하 물의 흐름을 주재하는 골짜기가 될 수 있다. 천하의 골짜기가 되면 영원불변한 덕에서 떠나지 않으니 순박한 어린아이로 되돌아갈 수 있다. 환하고 밝게 알면서도 무지함을 지키면 천하의 법칙이 된다. 천하의 법칙이 되면 영원불변한 덕에서 떠나지 않으니 무궁한 道로 되돌아갈 수 있다. 세상의 부귀와 영광을 누릴 수 있으면서도 보잘것없는 자리를 지키면 천하의 골짜기가 될 수 있다. 천하의 골짜기가 되면 영원불변한 덕에서 떠나지 않으니 다시 본래의 꾸밈없는 소박한 상태로 되돌아갈 수 있다. 통나무를 잘라 그릇을 만들 듯 질박한 도가 나누어져 만물이 이루어진다. 성인은 순박한 성품을 지님으로써 벼슬아치의 수장이 될 수 있다. 그러므로 큰 정치를 한다는 것은 깎고 잘라내고 버리는 일 없이 일체를 이루는 것이다.

(知其雄 守其雌 爲天下谿. 爲天下谿 常德不離 復歸於_兒. 知其白 守其黑 爲天下式. 爲天下式 常德不 復歸於無極. 知其榮 守其辱 爲天下谷. 爲天下谷 常德乃足 復歸於樸. 樸散則爲器. 聖人用之 則爲官長 故大制不割. 「道德經」 第28章-反樸)

 

樸(朴) 박 [통나무 / 본디 그대로]

①樸(박)은 켜거나 짜개지 않은 생긴 그대로의 나무를 말한다. ' (복)'은 양(羊)에게 있어 뿔( )은 '번거롭다'는 뜻인데, 여기에서는 발음을 내는 데 쓴다. ②樸(박)은 질박하다(質樸), 순박하다(淳樸) 등에 사용한다. ③樸(박)은 간략하게 朴(박)으로 쓴다. ④ (복)과 '직업職業'에 쓰는 業(일 업)자와 혼동하지 말자.

참된 행복은 어디에 있을까? 많은 선각자들은 물질이 아니라 정신에 있다고 말한다. 꾸밈없이 순수한 인간성을 회복하는 것이 그곳에 가장 근접할 수 있는 길(道)이다. 기업은 밖으로 총성 없는 전쟁을 치르며, 안으로는 시위가 끊이지 않는 혼돈에 쌓여 있다. 소박한 삶-꾸밈이나 거짓 없이 있는 그대로 삶을 순리대로 쫓아 세상으로부터 잊힌 듯 사는 삶에서 행복을 찾자.

▲ 전성배 한문학자·민족언어연구원장·<수필처럼 한자> 저자.
▲ 전성배 한문학자·민족언어연구원장·<수필처럼 한자>; 저자.

/전성배 한문학자·민족언어연구원장·<수필처럼 한자> 저자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