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21 <새며들다> 첫 번째 에피소드 영상.
▲ 2021 <새며들다> 첫 번째 에피소드 영상.

인천시 연수구가 갯벌을 메워 조성된 지역이라는 것은 익히 알려진 사실이다. 현재까지 연수구에 자리를 지키고 있는 송도갯벌은 인천시에서 지정한 습지보호지역 1호로써 국제적으로 멸종 위기에 처한 저어새(천연기념물 제205-1호)가 찾는 곳이다. 송도갯벌은 동아시아-대양주 철새이동경로 네트워크 서식지와 람사르 습지에 등재된 곳이자, 2021~2022년 시민단체의 모니터링 결과에 따르면 91종 10만2692개체의 물새와 한국 멸종위기종 15종, 천연기념물 10종이 다녀가는 생태학적 가치를 지닌 곳이다. 송도갯벌, 나아가 연수구가 많은 이동성 물새의 서식지로 기능하고 있음을 알 수 있는 대목이다.

연수구와 이동성 물새가 삶의 터전을 공유함에 따라 구민과 이동성 물새를 이어주기 위한 다양한 프로그램이 진행되고 있다. 연수문화재단과 동아시아-대양주 철새이동경로 파트너십(EAAFP) 재단법인은 2021년 5월부터 공동협력 프로젝트를 진행하여 시민들에게 생태문화예술 콘텐츠를 제공하고 있다. “새며들다(Bird Meets Arts)” 프로젝트는 이동성 물새와 그들의 서식지 보전에 대한 중요성을 알리고 그 과정에서 시민들의 참여를 독려하고 있다.

2021년에는 철새, 습지, 기록, 그림, 청년, 음악을 주제로 한 14편의 생태문화예술 온라인 콘텐츠가 제작되었다. 가장 높은 조회 수를 기록한 콘텐츠 중 하나는 “철새에 새며들다”로 인천 철새 시민 모니터링팀의 활동을 소개하는 영상이다.

인천 철새 시민 모니터링팀은 매년 5~10월 연수구를 찾는 철새의 개체수를 기록하고 이를 국제적인 네트워크에 공유하는데, 특히나 인천의 깃대종인 저어새를 지속적으로 관찰하고 보전하는 일을 수행한다. 이들은 평일, 주말 할 것 없이 부지런히 서식지를 찾아가 철새의 동태를 관찰한다. 철새들의 자연스러운 이동에 불필요한 자극을 주지 않기 위해 최대한 어두운 옷을 입고 말이다. 남동유수지를 지나며 어두운 옷과 선글라스를 착용하고 커다란 카메라나 망원경을 사용하는 사람들을 목격한 적이 있을 것이다. 수상한 사람이 아닐까 염려했다면 한 시름 놓아도 될 것이다. 그들은 철새의 군무에 순수한 감탄을 느끼고 사람과 철새가 공존하는 인천을 만들기 위해 노력하는 동료 시민일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 '2022 새며들다' 2차 행사 ./사진제공=연수문화재단
▲ '2022 새며들다' 2차 행사 ./사진제공=연수문화재단

2022년 새며들다 프로젝트에서는 해양쓰레기를 활용해 설치예술작품을 제작하는 시민 참여형 교육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다. 매년 바다로 유입되는 900만~1400만t의 플라스틱(2016년 기준)이 2040년에는 3배에 달할 것으로 예측되면서(배출전망치 기준) 해양쓰레기 투기를 근절하고자 하는 전 세계적인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연수문화재단과 EAAFP 재단법인은 바다에 버려진 쓰레기를 활용하는 대표적인 설치미술가 양쿠라와 함께, 해양쓰레기를 주제로 한 생태예술 체험의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올해 5월과 6월에 걸쳐, 시민들은 습지 및 철새 보호의 중요성, 해양쓰레기의 심각성을 알리는 강의를 듣고 아암도 해양공원에서 직접 쓰레기를 수거하는 활동을 했다. 국제적 멸종위기종인 저어새의 날갯짓과 따라하고, 스스로 수거한 플라스틱을 타악기로 활용해 새타령을 부르는 시간을 가지기도 했다. 네 차례의 행사에 총 110여 명의 시민이 참여하였으며, 참가자들은 해양쓰레기의 출처와 해양쓰레기가 철새 서식지 및 생태계에 미치는 영향을 깊이 고민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이동성 물새가 찾는 갯벌은 건강한 갯벌, 살아있는 갯벌의 지표가 된다고 알려져 있다. 매년 연수구를 찾는 이동성 물새들은 우리가 발을 딛고 살아가는 이 땅이 건강하다는 것을 말해준다. 새(鳥)로운 인천을 향한 시도를 응원하며, 더욱 새(鳥)로워질 인천을 기대해 본다!

▲ 오희진 EAAFP 사무국 대외협력팀 선임연구원.
▲ 오희진 EAAFP 사무국 대외협력팀 선임연구원.

/오희진 EAAFP 사무국 대외협력팀 선임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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