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 사는 인재 자라는 행복한 배움터

보개초·서삼초·가율분교 통합 신설
학생자치회 중심의 다양한 교육활동
친구와의 갈등 관리·해결 능력 제고
▲ 보개초등학교 전경. /사진제공=보개초등학교
▲ 보개초등학교 학생들이 'Art-sport 뮤지엄' 활동의 일환으로 외발 자전거를 타고 있는 모습.  /사진제공=보개초등학교
▲ 보개초등학교 학생들이 'Art-sport 뮤지엄' 활동의 일환으로 외발 자전거를 타고 있는 모습. /사진제공=보개초등학교

안성시 보개면에 위치한 보개초등학교는 지난해 3월 보개초, 서삼초, 가율분교가 통·폐합해 옛 가율분교 자리에 새롭게 지어진 신설학교다.

2016년 7월 학부모 설명회와 설문조사를 시작으로 5년여간 새로운 학교를 구상하는 데 지역 주민과 학부모들의 반발도 있었지만, 학생들에게 보다 좋은 교육환경, 보다 나은 교육을 하자는 교육목표에 동의하며 점차 안정적으로 정착해갔다.

▲ 조인숙 보개초 교장. /사진제공=보개초등학교
▲ 조인숙 보개초 교장. /사진제공=보개초등학교

조인숙 교장은 인천일보와의 인터뷰에서 보개초를 “교육공동체 모두의 행복한 성장과 배움이 일어나는 학교”라며 “학생들의 미래 역량을 키우기 위해 노력하는 학교”라고 소개했다.

조 교장은 “우리 학생들이 살고 있고 앞으로 살아가야 하는 사회는 다문화 사회이자 수많은 갈등이 존재하는 사회”라며 “옛 부모님들이 자녀를 사랑하는 마음에 '너는 다른 것 신경쓰지 말고 공부만 해'라고 하시던 말씀은 이제는 자녀를 무능하게 만드는 말씀이 됐다”고 강조했다.

조 교장이 생각하는 미래 역량은 자신의 문제 또는 자신 주변의 문제, 나아가 사회적 문제에 대한 해결방법을 제시하고 실천하는 것이다.

조 교장은 “요즘 학교에 학생들이 전면 등교하기 시작하며 학교 내 학생들의 웃음소리도 많아졌지만, 동시에 학교폭력 등으로 고통받는 학생들이 늘고 있다”며 “많은 제도적 장치와 함께 교사들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학교폭력이 근절되지 못하는 이유 중 하나는 학생들이 친구와의 갈등을 관리하거나 해결할 수 있는 역량이 부족하다는 점”이라고 주장했다.

▲ 보개초등학교 학생들이 '윈드 오케스트라' 활동으로 튜바를 배우고 있는 모습. /사진제공=보개초등학교
▲ 보개초등학교 학생들이 '윈드 오케스트라' 활동으로 튜바를 배우고 있는 모습. /사진제공=보개초등학교

보개초는 이런 학생들의 역량을 향상시키기 위해 학생자치회 중심의 다양한 교육활동을 실천하고 있다. 학생자치회는 학년 초 '바른 학교시설 이용 캠페인', '욕설 없는 우리학교 만들기 캠페인' 등 바른 생활습관 형성을 위해 노력하고 있으며, 학생들이 스스로 개설하고 운영하는 '자율동아리' 활동, 환경과 이웃을 생각하는 '녹색·나눔장터', 스스로 진로에 대해 고민해 볼 수 있는 '꿈·끼 탐색주간' 등을 진행하고 있다.

조 교장은 “우리학교에서는 학생들이 현재와 미래의 다양한 갈등 상황 속에서 갈등을 회피하는 것이 아니라 정면으로 마주보고 해결할 수 있는 역량을 길렀으면 좋겠다”며 “더불어 살아가는 사회를 만들 수 있는 인재로 키우기 위해 모든 교육 공동체가 최선을 다해 노력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박지혜 기자 pjh@incheonilbo.com


 

즐거운 'Art-Sport 뮤지엄' 활동

예체능·문화예술 경험하며 친구들과 친해져

▲ 보개초등학교 학생들이 'Art-sport 뮤지엄' 활동의 일환으로 연극을 하고 있는 모습.  /사진제공=보개초등학교
▲ 보개초등학교 학생들이 'Art-sport 뮤지엄' 활동의 일환으로 연극을 하고 있는 모습. /사진제공=보개초등학교

우리 학교는 즐거운 수업이 많이 있다. 'Art-sport 뮤지엄'이라는 것도 그 중에 하나인데, 예체능과 문화예술을 동시에 경험하는 즐거운 활동을 소개해보고자 한다.

먼저, 우리는 월요일마다 외발자전거를 탄다. 친구들과 함께 도전적인 활동을 하면서 땀을 흘리고 운동하는 게 참 즐거운 프로그램이다. 건강에도 좋은 것 같다. 물론 즐거움에 스릴을 함께 느낄 수도 있는 점도 매력적이다. 활동을 하다보면 자전거를 잘 타는 사람도 실수가 있기 마련인데, 실수를 하더라도 도전하려는 마음이 자꾸 생긴다. 새로운 코스도 돌고 레벨이 올라가면서 점점 발전하는 모습을 발견하면 힘든 만큼 보람도 2배 더 늘어나는 것 같다.

화요일에는 미술 회화와 연극 활동을 번갈아 가며 한다. 내가 생각하던 미술 회화는 그림만 그리는 지루한 활동인 줄 알았는데, 다양한 재료와 소재를 이용하면서 작품을 만들어 낼 수 있어서 신기하기도 하고 재미있기도 하다. 오랜 시간 공을 들이고 노력해 하나의 작품을 만들어보면 뿌듯함도 느껴진다. 미술활동을 하면 손의 감각이 발달되는 느낌도 들고, 사람들마다 개성 있는 표현을 할 수 있어 창의력도 늘어난다고 하니 일석 삼조라는 생각이 든다.

미술이 없는 날은 연극 활동을 한다. 나는 사람들 앞에 서는 게 어색해서 처음에는 연극이 재미없고 발표하는 것도 부끄러웠는데, 연극 시간에 친구들과 소통하고 발음도 연습하면서 자신감을 많이 얻었다. 연극 하나를 완성하는 과정은 정말 어렵고 시간도 많이 걸린다. 대본 연습을 많이 해도 실수가 나오고 부족한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그래도 연극을 하면서 친구들과 더욱 친해질 수 있었고, 또 우리가 만든 연극을 발표하고 나면 그만큼 보람이 있기도 하다. 이제 경험도 있으니 앞으로는 더 잘 할 수 있다는 자신감도 생겼다.

'Art-Sport 뮤지엄' 활동을 하면서 즐거움도 얻고 무엇보다 친구들과 친해질 수 있어서 좋다. 이런 유익한 활동들을 앞으로도 계속하고 싶다.

▲ 한승기 보개초 5학년.
▲ 한승기 보개초 5학년./사진제공=보개초등학교

/한승기 보개초 5학년


 

우리 학교 자랑 보개 '윈드 오케스트라'

졸업 땐 평생 즐길 수 있는 악기 배우게 돼

▲ 보개초등학교 학생들이 '윈드 오케스트라' 활동으로 합주를 하고 있는 모습. /사진제공=보개초등학교
▲ 보개초등학교 학생들이 '윈드 오케스트라' 활동으로 합주를 하고 있는 모습. /사진제공=보개초등학교

우리 학교 학생들은 2학년 겨울방학 음악캠프 때부터 바람으로 소리를 내는 '윈드 오케스트라' 악기 중 한 가지를 선택해 졸업할 때까지 꾸준하게 배우게 된다. 나는 처음 플루트를 배우고 싶었지만 입모양이 맞지 않아 클라리넷으로 바꿔 지금까지 배우고 있다. 벌써 6학년이 되었으니 클라리넷을 배운지는 4년이 넘어간다. 지금까지 방과 후 수업 시간과 방학 중 캠프를 통해 많은 시간 클라리넷을 배우고 있다.

처음에는 입 모양을 제대로 만드는 것도, 배에 힘을 줘 악기를 부는 것도 매우 어려웠다. 시간이 지나 연습을 많이 하다 보니 점차 입 모양도 만들어지고 배에 힘이 들어가 소리가 나기 시작했지만, 이번에는 고음과 저음을 구분해 소리를 내기게 어려웠다. 또, 오히려 시간이 갈수록 악보 외우기, 박자 맞추기 등 점점 더 어려운 과정을 겪어야만 했다. 그래도 어려운 과정을 친구들과 선생님의 도움으로 하나씩 풀어 나가며 열심히 연습했더니 지금은 어느 정도 완벽하게 연주를 할 수 있게 됐다.

나는 우리 학교 윈드 오케스트라 활동을 하면서 새로운 악보를 받을 때가 가장 즐겁다. 내가 연주할 수 있는 곡이 하나 더 늘어나는 것 같아서다. 그리고 전체 합주를 통해 음악의 멜로디와 화음이 조화를 이루고 아름다운 소리가 들리면 뿌듯하다. 무엇보다 안성맞춤 아트홀에서 멋진 연주복을 입고 정기연주를 할 때면 내가 우리 학교 윈드 오케스트라 단원이라는 것이 너무 자랑스럽다.

이제는 악기를 연습하면서 시간이 부족하다고 생각되면 악기를 빌려 집으로 가져가 연습할 정도로 열정이 생겼다. 전문가들의 오케스트라를 들으면서 악기 소리를 구별할 수 있는 신기한 능력도 생겼다. 때로는 친구들과 쉬는 시간에 연습하다 내 마음대로 곡을 정해 연습하고 악보 계이름을 쓰지 않고도 악보를 읽고 연주할 수 있는 실력까지 생겼다.

우리 학교 윈드 오케스트라는 모든 학생이 자신이 좋아하는 악기를 선정해 꾸준하게 배우면서 음악에 대한 열정과 실력을 쌓는 과정이다. 때로는 힘들고 소리가 나지 않아 좌절할 때도 있지만, 친구들과 선생님이 계셔서 졸업할 때는 평생을 즐길 수 있는 악기를 배울 수 있게 된다.

▲ 차연지 보개초 6학년.
▲ 차연지 보개초 6학년./사진제공=보개초등학교

/차연지 보개초 6학년


 

학생 자율 동아리 '보석십자수부'

처음부터 끝까지 직접 주도…'학교 주인' 실감

▲ 보개초등학교 자율동아리 '보석십자수부'. /사진제공=보개초등학교
▲ 보개초등학교 자율동아리 '보석십자수부'. /사진제공=보개초등학교

나는 평소에도 보석십자수를 취미로 즐기고 있었다. 그런데 집에서 혼자 하다 보니 힘들 때도 있고 지루할 때도 있었다. 그러던 중 마침 학교에서 학생들이 스스로 개설하고 운영하는 학생 자율 동아리를 실시한다는 소식을 들었다. 나는 보석십자수를 친구들과 함께하고 싶어 선생님의 설명을 유심히 들었다.

선생님께서는 자율 동아리 부서를 개설하기 위해서는 부서 개설을 희망하는 학생이 부서를 직접 홍보해 부원을 최소한 5명 이상 모집해야 한다고 안내해주셨다. 여기에 지도해 주실 선생님까지 모셔 오면 동아리 부서가 개설될 수 있다고 하셨다. 나는 보석십자수부를 개설하기 위해 홍보 포스터를 만들어 친구들과 후배들에게 홍보를 시작하고, 사서 선생님께 보석십자수부의 지도 선생님이 되어 주시기를 부탁드렸다. 다행히 보석십자수부를 희망하는 친구들이 많아 16명과 함께 보석십자수부를 시작하게 됐고, 우리 학교에는 이런 방식으로 탁구부, 영화감상부가 만들어졌다.

보석십자수부를 처음으로 시작하는 날, 보석십자수를 처음 해 보는 동생들이 많아 이것저것 알려줘야 했다. 특히 사서 선생님께서 출장을 가시는 날에는 내가 친구들과 동생들을 조용히 시켜야 하고, 싸우지 않고 보석십자수를 완성할 수 있도록 도와줘야 해서 많이 힘들기도 했다. 하지만 나와 친구들이 함께 힘을 모아 보석십자수를 완성하면 지금까지의 고생이 보람이 돼 돌아오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또, 지금까지 잘 만나지 못했던 3학년 동생들, 사서 선생님과 만나서 이야기 나누면서 이전보다 훨씬 더 친해질 수 있었다. 무엇보다 친구들과 보석십자수를 만들면서 수다를 떠는 게 학교생활 중 가장 행복한 순간이 되곤 했다.

처음 보석십자수부를 만들 때는 어렵고 힘들게만 생각했는데 동아리 대표가 되어 친구들을 모으고 함께 계획을 세우는 경험을 하다보니 리더십을 기를 수 있었다. 함께 보석십자수를 배운 친구들은 집중력과 끈기를 키울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선생님들로부터 '학교의 주인은 학생'이라는 말을 들은 적은 있지만 사실 지금까지 잘 실감하지는 못했는데, 자율 동아리 활동은 처음부터 끝까지 우리가 주도하는 활동이라 이제야 정말 '우리가 학교의 주인'이라는 말을 실감할 수 있었다. 앞으로도 우리학교의 자율 동아리가 더 활성화 됐으면 좋겠다.

▲ 정지현 보개초 6학년.
▲ 정지현 보개초 6학년./사진제공=보개초등학교

/정지현 보개초 6학년